책 읽기와 서평 쓰기

서평 쓰기를 위한 독서방법

by 슈퍼엄마
서평 쓰기의 시작

대학생 때는 책을 읽고 나면 다이어리에다 책 제목과 함께 별점을 매기고 두세 줄의 감상평을 기록했다. 독서기록이라기보다 다이어리 꾸미기에 가까웠다. 시간이 지나 다시 들춰봤을 때 책의 내용은 전혀 기억에 남지 않았다. 그저 좋았는지 별로였는지 정도의 느낌만 파악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 후에도 책을 읽고 '아 너무 좋다!!'라는 생각이 들거나 감동을 느낀 책을 발견하면 손바닥만 한 수첩에 간단한 내용과 함께 감상을 기록했다. 모두 나만 보기 위한 기록이었다.


내가 본격적으로 남에게 보이는 독서기록을 하기 시작한 건 온라인 독서모임을 만들고 나서이다.

2019년 둘째 아이를 낳고 휴직 중일 때 김슬기 작가의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는 독서모임을 통해 글을 쓰는 작가가 되었고 삶이 변했다고 했다. 나도 당장에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싶었으나 아이 출산한 지 100일도 되지 않았을 때라 외출이 어려울 때였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요즘처럼 ’zoom’과 같은 화상 회의 방식이 보편적이지 않을 때였다. 그래서 네이버 카페를 이용하여 독서모임을 운영했다. 독서모임 회원은 20명 정도였는데,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댓글을 통해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한 달에 공통책 1권, 개인책 1권으로 한 달에 최소 2편 이상의 서평을 의무적으로 작성했다. 그리고 공통책에 대해서는 감상과 의견을 댓글로 소통했다.


처음부터 서평 쓰기를 염두하고 책을 읽다 보니 책의 내용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중요한 내용과 덜 중요한 내용을 점차 구분하게 되었다. 처음엔 간단한 줄거리 요약과 함께 감상을 적는 감상문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이유를 덧붙이다 보니 나만의 견해와 생각이 생기게 되었다. 그저 저자의 의견을 수용만 하는 독서에서 저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내 생각을 끄집어낼 수 있는 능동적인 독서를 하게 된 것이다.


서평을 위한 독서는 읽기부터 달라야 한다.

독서를 한 후에 기록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단순히 그냥 책이 좋아서, 개인적인 감상을 기록해두기 위해서 일 수도 있고, 책의 내용과 인상적인 구절 등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는 경우가 있다. 더 나아가서 좋았던 책을 소개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서일수도 있다.

단순히 개인적인 감상을 기록하는 게 목적이라면 특별히 서평을 쓰는 방식을 배울 필요가 없지만 점차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면 서평을 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지만 책을 깊이 있게 읽어내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나를 위한 글쓰기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글쓰기로 한 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책을 읽고 감상을 적는 것도 막막한데 분석, 비평, 평가까지 곁들여 서평을 쓰라고 하면 어렵다는 생각에 그만두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완벽한 서평을 쓰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배우면서 하나씩 적용하면 보다 쉽게 서평쓰기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읽을 때부터 서평쓰기를 염두하면서 읽으면 좀 더 서평 쓰기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step 1. 메모하며 읽기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일단 읽는 방법부터 달라져야 한다. 그저 눈으로만 읽고 나서 책을 덮은 후에 ‘자 이제 서평을 써보자’ 하는 순간 머리에 남아 있는 것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애초에 읽을 때부터 서평 쓰기를 염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읽는 동안 메모가 필수이다.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이유로 밑줄을 그을 수 있다. 공감이 되어서, 문장이 좋아서, 기억하고 싶어서, 중요한 말 같아서 등.

그러나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 즉,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부분에는 반드시 밑줄을 쳐야 한다. 이것들을 앞에 다른 이유로 친 밑줄과 구분한다.

공감 가거나 좋아서, 기억하고 싶은 문장은 직선으로 밑줄을 쳤다면 메시지가 담겨 있는 문장은 물결로 표시한다거나 색으로 구분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주관적으로 좋은 부분과 객관적으로 좋은 부분을 구분하는 것이 서평을 쓰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이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그 밑줄 친 부분을 참고해서 서평을 쓰면 좀 더 수월하게 쓸 수 있다.


step 2. 질문하며 읽기

책에서 밑줄 친 부분과 관련하여 질문을 만들어보자.

'이 부분에 왜 밑줄을 쳤지? 이 부분이 왜 좋았지? 이 부분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했지?'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책에 대한 나의 생각이 나오기 시작한다.

학생들과 책을 읽고 난 후 서평을 써보자고 하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쓸 게 없어요'이다. 책을 한 권 읽었는데 거기에 대해 쓸 말이 하나도 없다니...

당황하지 않고 물어본다.

"책을 읽고 나서 어땠어?"

"좋았어요."

"어디가 좋았어?"

"주인공이 집을 나갔다 돌아오니 엄마가 화내지 않고 안아준 부분이요"

"거기가 왜 좋았어?

"우리 엄마는 안 그럴 것 같은데.."

"주인공 엄마는 왜 화 안 낸 것 같은데?"

이렇게 몇 번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자기 나름대로 쓸 말이 생긴다.

이걸 본인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책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화가 활발하게 일어나기 위해서는 자주 질문을 던져야 한다.

작가에게, 등장인물에게, 그리고 나에게..


step 3. 요약하며 읽기

서평 앞부분에는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책에 대한 정보와 함께 전체적인 내용을 요약한다.

흔히 줄거리라고 하는 부분에 해당한다.

그런데 가끔 블로그를 통해서 요약이 아닌, 책을 읽을 필요도 없게 만드는 스포가 잔뜩 포함된 서평을 읽을 때가 있다. 그럼 그냥 스크롤을 쭉 내리게 된다. 물론 그 책을 읽을 생각이 없다면 내용을 세세하게 요약정리해주는 글을 통해 정보만 취하면 되지만 그건 서평이라기보다 내용 정리에 가깝다.

사실 요약은 생각보다 어렵다. 요약을 할 줄 안다는 것은 책을 읽고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할 줄 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에 따라서는 요약이 잘 안 되는 책이 있다.

그래서 요약이 잘 안 된다면 전체적인 내용 요약이 아니라,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정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는 요약을 대신할 만한 중요문장을 '인용'하는 것도 좋다. 같은 책을 읽고 사람마다 줄거리는 비슷할 수 있어도 인용하는 부분은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어찌 보면 어느 부분을 '인용'할 것인지 고르는 것은 내가 책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고르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step까지 붙여가며 설명하니 서평 쓰는 방식이 매우 까다로워 보일지도 모르겠다.

정리하면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읽는 동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 인상 깊은 부분, 인용하고 싶은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그 부분에 자신의 생각을 메모하며 읽으라는 것이다. 깨끗하게 읽으면 깨끗하게 잊어버린다.


내가 가장 즐겨 쓰는 서평 형식은 인상 깊은 부분을 세 부분 정도 가져와서 그 대목에 대한 나의 생각, 해석 등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쓰는 것이다.

서평 쓰기는 정보전달보다는 나의 생각과 책에 대한 해석을 적는 것에 가깝다. 물론 어렵다. 사실 어렵기보다는 귀찮다. 그럼 한 줄 평부터 시작하자, 그러면서 한 문단 쓰기, 두 문단 쓰기 점차 늘려 가보자.


그것도 귀찮다면 독서를 통한 지적 성장, 삶의 변화를 만들어 내기는 어렵지 않을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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