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입어보니 사이즈가 잘 안 맞는다거나 생각했던 소재나 색상이 아니라 실망스러웠다. 반품이나 교환을 하자니 배송비도 아깝고 번거로웠던 경험을 몇 번 하고 나서는 웬만하면 매장에서 옷 사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다. 하지만 워킹맘이라 쇼핑할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아 온라인 쇼핑을 완전히 포기할 순 없다.
내 친구 중에는 온라인 쇼핑의 달인이 있다. 만날 때마다 잘 어울리는 예쁜 옷을 입고 나오길래 "너 이거 어디서 샀어?" 하고 물으면 어김없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샀다는 거다.
"난 매번 실패하던데 넌 어쩜 이렇게 옷을 잘 고르냐?"
"내가 인터넷 쇼핑으로 실패한 옷만 한 트럭이다! "
"네가?? 늘 성공하는 거 아니었어?"
"지금은 그렇지. 하지만 예전엔 나도 무지하게 실패했지. 하도 많이 사니까 이젠 척 보면 알겠어. 사이즈가 어떤지, 어떤 소재인지, 내게 어울릴지도 딱 보면 감이 와~ "
결국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인가?
내게도 실패를 통해 터득한 능력이 있다.
바로 책 고르기이다.
책도 서점에 가서 사는 걸 선호한다. 이 책 저 책 마음껏 구경하다 궁금한 책이 있으면 망설임 없이 펼쳐서 읽다가 별로다 싶으면 내려놓고 또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본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몇 장이라도 읽어보다 집에 들고 가고 싶은 책을 구매한다. 이런 경우 거의 실패가 없다. 그러나 서점 나갈 시간을 내는 것 역시 쉽지 않아 온라인 서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예전엔 제목과 표지에 속아(?) 책을 주문하고 도착한 책을 몇 장 읽다가 실망한 적이 있었다. 이왕 산 건데 돈이 아깝기도 하고, 읽다 보면 뒷부분은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끝까지 읽고 나서 시간이 아깝다고 여긴 적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실패(?) 덕분에 지금은 온라인 쇼핑도 성공적으로 해낸다. 제목과 저자, 출판사 서평, 목차, 리뷰 등을 훑고 나면 이건 도서관에서 빌려 볼 책인지 소장용 책인지 전자책으로 읽을 책인지 종이책으로 읽을 책인지.. 나만의 기준에 의해 실패 없는 책 고르기가 진행된다.
그러나 이 책 저책 궁금한 책을 마음껏 펼쳐보고 읽어보는 즐거움을 포기하기는 어려웠는데 요즘은 이런 즐거움을 온라인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바로 구독형 독서 콘텐츠를 통해서이다. (나는 '밀리의 서재'를 이용하고 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구독형 독서 콘텐츠가 있다.)
한 달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서점 안에 있는 책들을 마음껏 읽을 수가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개념이다. )
구독형 독서 콘텐츠의 가장 좋은 점은 궁금한 책을 바로바로 읽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구비하고 있는 책들도 워낙 많고 신간이나 베스트셀러 등도 많이 보유하고 있어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일단 '아님 말고~'의 정신으로 관심 있는 책을 마구 골라 담다 보니 내서재는 언제나 포화상태이다. 관심 가는 책을 읽어보다 재미가 없거나 생각한 내용이 아니면 바로 그만두고 다른 책을 읽는다. 돈이 더 드는 것도 아니라 완독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여러 책들을 읽다 보면 나만의 책 취향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다림의 시간이 생기면 할일없이 sns를 들락거리는 대신 온라인 서점에서 책 구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생산적인 일을 한 것 같은 만족감까지 얻을 수 있다.
아직 자신의 취향을 파악하지 못했거나 책 선택이 두렵다면 또는 완독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면 이런 구독형책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