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들과의 수업 일지 그리고 성장 일지
"사람이 바닥까지 추락하게 되면.."
"이 구절이 왜 인상 깊어?"
"지금이 저에게 그런 시간이에요. 바닥까지 추락한 시간"
사람은 자신의 처지와 관점에서 책을 읽는다. 연인과 헤어진 사람은 이별 이야기에 유난히 목이 멘다. 이별을 다룬 세상의 모든 노래 가사는 내 마음을 알고 쓴 것 같다. 갇힌 사람에게는 자유의 이야기가 절절하다.
소년원에 갇힌 아이는 지금이 자기 인생에서 최악의 시간이라고 여긴 것이다. 그래서 유독 그런 표현이 마음에 들어와 얼음송곳처럼 콕 박힌다.
이런 데서 살았다는 흔적, 어디에도 남기고 싶지 않아요.
소년이 남기고 싶어 하지 않는 시간에 나도 포함되어 있는 까닭이다. 나는 누군가의 어두운 시간, 달아나고 싶은 시간, 숨기고 싶은 시간에 함께 있는 사람이다.
민우는 생애 17년 만에 첫 번째인 일이 두 가지 생겼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재미있는 책을 만났고,
자신만을 위해 책을 읽어준 최초의 어른이 생겼다.
이 사실이, 나는 눈물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