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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엄마 Mar 14. 2023

글을 쓰는 마음

초심으로 돌아가자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진로 희망을 조사해 생활기록부에 적게 되어있습니다.

진로 희망을 적어내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없으면 어떻게 해요?"라고 묻는 아이들에게

"진로 탐색 중임"이라고 적으면 돼~"라고 별거 아니라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습니다.

아이들이 말하는 '없다'라는 말에는 내가 아직 무엇이 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는 의미도 있고, 너무 많아 한 가지만 고르기 어렵다는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간혹 다른 친구들의 진로 희망을 곁눈질로 훔쳐보며, 아무것도 적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불안을 느끼는 아이도 있습니다.

"중학교 때 진로를 정하는 사람은 흔치 않아. 정한다 하더라도 그대로 되는 사람은 거의 없을걸? 중학생은 진로를 결정하는 시기가 아니라 진로를 탐색하는 시기야. 그러니 올 한 해도 우리 열심히 진로를 탐색해 보자~~"


진로탐색은 학창 시절에만 하는 줄 알았는데 마흔이 넘은 지금도 전 여전히 진로탐색 중입니다.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그리고 그 고민은 종종 '글쓰기'를 통해 해결되기도 합니다.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느라 바쁘게 살아가는 와중에도 문득 '잘살고 있는 걸까?' 하는 공허함이 밀려오기도 했습니다. 누군가는 배부른 고민이라고 말할 것만 같아 함부로 입밖에는 내지 못했지만 제 안에 분명히 존재하는 감정이었습니다.  '다들 그러고 사는 거지 뭐'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덮어두고 지낸 날도 많았는데 언젠가부터는 회피하지 말고 제대로 바라보기로 용기를 냈습니다.

그때부터였습니다.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그전에도 글을 전혀 쓰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싸이월드에도 카카오스토리에도 인스타그램에도.. 전 늘 무언가를 썼더라고요.

그러다 2년 전쯤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면서 좀 더 긴 글에 제 생각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는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서 브런치에도 글을 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마냥 신나서 열심히 썼어요. 누군가의 좋아요, 댓글 하나에도 신이 났습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는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였을까요?

조회수나 댓글이 많은 글을 보면 부러워지고, 잘 쓴 글을 볼 때면 질투도 났습니다.

그때부턴 글쓰기가 싫어졌습니다. 

내 부족한 실력을 들키는 것만 같았어요.

누가 글을 쓰라고 시킨 적도 없는데, 더구나 잘 써야 한다고 강요한 적도 없는데 말이죠..

언젠가 조회수나 댓글 등에 집착하고 점점 자신이 없어져서 글쓰기를 소홀히 하는 저를 보면서 처음 글을 왜 쓰고 싶었는지 그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려 마음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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