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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엄마 Mar 22. 2023

왜 우느냐 물으신다면...


어린 시절 아빠가 지어준 나의 별명은 울보였다.

'달려라 하니' 나 '아기 공룡 둘리'를 보면서 툭하면 우는 나를 보 아빠는 '만화를 보면서 울긴 왜 울어?' 라며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으셨다.

그러나 '하니랑 둘리는..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을까?'를 생각하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ㅠㅠ


한창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볼 때도 그렇게 눈물이 났다.

남편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며 우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꿈을 향해 노력하는 이들의 절실한 마음이 어떤 건지 아니까, 힘들어도 포기가 안 되는 그 마음이 안타깝고 그럼에도 다시 도전하는 그 모습이 대견해서 많이 울었다.

(누가 보면 참가자 가족인 줄;; )


책을 읽다가도 자주 울컥하고 코끝이 찡하다.

문제는 그 눈물 포인트가 지극히 개인적이라 남들은 이해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며칠 전에는 이주윤 작가의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라는 책을 읽다가 이러한 구절에서 울컥했다.


글 쓰는 게 지긋지긋해서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마침표를 찍고 또 찍다 보면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 잡곤 한다.


저자는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에 글쓰기를 배우학원 이곳저곳을 열심히 다닌다. 그러나 스스로가 봐도 엉망진창인 글에 거듭 좌절하다 그런 자신을 보듬어주는 선생님의 따뜻한 말에 힘을 내게 된다.

잘하고 싶은데 그게 마음처럼 잘 안될 때가 있다. 내 길이 아닌가? 싶은데도 도무지 포기가 안될 때, 그래서 다시 해보자고 용기를 내는데...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 때문에 울컥한 것이다.


나는 결국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 나의 마음을 발견하고 그 마음에 공감하며 나의 힘듦이나 슬픔을 슬쩍 흘려보내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요즘은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에 글쓰기 책을 자주 읽는다. 읽으면서 왜 글을 쓰고 싶은지, 글을 쓰며 힘든 것은 무언인지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그러다 보면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고 그 마음을 이해받는 것 같아 위로가 되기도 한다.


오늘은 사람 때문에 지치고 마음 상하는 일이 좀 있었다. 자기 전에, 처방을 내리는 의사처럼 신중하게 책장을 둘러본다. 마음의 위안을 가져다줄 책 한 권이 간절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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