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 걸린 마음
모티브 ; 아이유 밤편지
손끝에 걸린 마음
단지 눈을 맞추고 손을 잡고 걷고 싶었을 뿐이었다.
집 앞으로 찾아와 처음 손을 잡고 걸었던 그 길을…
계속 걷고 싶었을 뿐이었다
한여름 한낮
마주 앉은 의자에서
높이 걸린 하늘에 쌩 하고 지나가는
제트기를 보며 웃고
고즈넉한 시골길에서
길섶에 흔들거리는 여린 풀잎의 감촉을 느끼며
마주 보고 웃고 싶었을 뿐이다.
제주도 어느 평원에 해지는 풍경이 수채화처럼
우리의 배경을 이룰 때
잠시 입도 맞추고 싶었을 뿐이다.
계절이 지나는 순간을 함께 느끼며
아침에 눈뜨고, 잠자며 눈을 감는 그 순간에도
옅은 미소를 지으며 떠올리고 싶었을 뿐이었다.
우리가 걷는 길에서
풍경이 멈추는 걸 느꼈을 때
더 이상 우리의 온도는 따뜻해질 수 없음을 예감했다.
맞잡은 손에서 온기가 사라지고,
바라보는 하늘에 서늘한 비만 쏟아지는 날들에서
어느 계절에 서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감각을
찾으려 헤맬 때
나는 더 이상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
놓아버린 눈빛과
잡지 못하는 손
더 이상 나를 떠올리지 않을 마음
어디에 기대야 할지
어느 곳에 마음을 내려놓아야 할지
나는 아직 정하지 못하였으므로
아직은
내 손끝에 그대의 마음을 걸어 놓을 것이다.
이상하리만치 일상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이런 이별, 그리움, 사랑 이야기를 적어야 맘이
고요해집니다.
며칠 동안 어떤 선택의 기로에서 복잡한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 적어나간 글인데…
어느 순간 마음이 조용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