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있는 이야기 14

계절이 바뀌는 중입니다. 당신과 나의 계절이

by 은빛루하


모티브 : Damien Rice – The Blower’s Daughter




휘몰아치던 바람이

이제는 잔잔해집니다.


하늘 가득 묵직한 무게를 견디던 구름이

거센 바람에 등을 떠밀려

자리를 옮깁니다.


초록잎 무성한 산도

하늘과 맞닿은 그 자리에서

바람의 변화를 눈치채고는

조용히 색을 바꿀 채비를 합니다.


내내 바람 불던 바닷가,

파도 소리 요란하던 그곳에

묶여 있던 배들은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끝내 단단한 매무새를 버텨냈습니다.


곧게 펼친 날개로

하늘을 맴돌던 갈매기도

자장가 같은 바닷소리에 이끌려

천천히, 수면 가까이 내려앉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중입니다.


당신과 나의 계절에도

눈부시게 쨍한 녹음과

습한 공기, 요란히 불던 바람이

천천히 우리를 지나갑니다.


계절이 바뀌면

내 마음의 잔상이

눈 끝에 맺혔다가 사라질지도 모르기에,


오늘은

지나가는 계절을

마음껏 느끼고 싶습니다.



휘몰아치던 바람이 이제는 잔잔해지고, 계절은 천천히 자리를 옮겨갑니다.

데미안 라이스의 노래가 배경처럼 곁에 머물러,

그 소리를 들으며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가만히 있기보다는

힘이 들어도 흔들림을 버티는 것이,

결국은 더 단단해지는 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지나가는 계절 앞에서, 오늘도 조금은 단단한 마음으로 새로운 계절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