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노래가있는이야기 "겨울은 원래 그런 계절이다"

모타브 : 박효신 - 눈의 꽃

by 은빛루하



겨울은 원래 그런 계절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른눈 위로 서걱서걱 소리가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내딛는 발자국마다 깊게 잠겨드는 겨울.

지나온 적 없는 길은 온통 지독한 백색이다.


폐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숨이 길 위에

가득 깔린 눈 속으로 맥없이 섞여든다.

밤새 내린 눈은 여명을 더 시리게 붉히고,

내딛는 걸음에는 서걱거리는 마른 소리만이 동행한다.


이토록 겨울은 차갑다.

겨울의 시린 끝이 마음의 한복판을 지날 때마다 투명한 금을 내고 간다.


그래, 겨울은 그런 계절이다.

그래서 사무치게 희고, 투명하며, 아프도록 날카롭다.

나는 그 날카로움에 기꺼이 베이기로 했다.


겨울은, 원래 그런 계절이다.



* 모티브 - 박효신 "눈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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