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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mouse Jan 14. 2019

여행과 일상 사이, 그 어디쯤에서의 싱가포르 육아

싱가포르에서 살면 누구나 행복해질까?




싱가포르에도 다시 월요일 아침이 왔다. 센토사에서 보낸 지난 주말을 뒤로하고 나도, 윤서도 다시 현실 육아의 시간으로 돌아왔다. 남편의 긴 출장을 따라 아이와 싱가포르에 와서 지내는 것은 새로운 도시를 함께 탐험해볼 수 있는 재밌는 기회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유치원 없이 하루 종일 아이와 부대껴야 하니 사실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요즘 부쩍 친구와 같이 노는 재미를 깨달은 아이에게도 친구 없이 하루 종일 보내는 시간이 때로는 지루하다. 난 아이가 어느 정도는 심심하고 혼자 놀 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의 좀 지루한 시간을 일부러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줄 생각은 안 하지만, 그래도 나도 엄마인지라 그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신경이 쓰이고 만다.


센토사에서 보낸 특별한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돌아왔다



싱가포르에서의 두 번째 주가 시작되었다. 지난 한 달 동안 춥기로 손꼽히는 겨울 도시들을 여행하다가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싱가포르에 도착하니, 지난주는 모든 게 새롭고 즐거웠다. 분명 일주일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하던 야외 수영을 하고 있고, 가벼운 여름옷에 샌들을 신고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나니, 이것도 역시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아이가 몸을 베베 꼬는 시간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이의 지루함을 달래줄 비장의 무기들이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싱가포르 육아 2주차
아이는 심심해 타령중


어떤 도시가 설레는 여행지가 아니라 일상이 되어가는 순간, 더 이상 새로운 도시 자체가 주는 매력이나 즐거움은 줄어드는 것 같다. 세상에서 살기 좋다고 손꼽히는 싱가포르에서 (지난 9월에 머물던 기간을 합쳐) 겨우 한 달 정도 지내놓고 벌써 지루하단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참 떠나보기 전에는 모르고, 떠난 뒤에는 깨달아도 늦어버린 해외 생활의 딜레마다.



여행과 일상 그 어디 즈음에서의 싱가포르 육아 2주차. 처음엔 그렇게 좋아보이던 싱가포르 생활도, 누군가 지금 싱가포르로 이주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이젠 아니다. 결국, 어디서 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뭐하고 지내는지가 생활의 만족감과 행복을 주는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배웠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우리, 재밌는 일상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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