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전 ‘상상 속의 집’을 그려보라고 하면 항상 트리하우스를 그렸어요. 언제 어디에서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무 위에 있는 나만의 작은 공간은 언젠가 꼭 갖고 싶은 곳이 되었죠. 그리고 드디어 제 어릴 적 소망을 저희 딸들에게 대신 이뤄줄 수 있게 되었어요. 바로 트리하우스 침대가 생겼거든요.
엄마, 아빠가 새 집 이사 선물로 어떤 게 필요한지 물어보셨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오래 전부터 눈여겨 보았던 아이들의 2층 침대였어요. 자매의 방에 예쁜 트리하우스 2층 침대가 있으면 아이들이 그 안에서 재밌게 놀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다행히 새로 이사한 집은 천장이 높아서 넉넉하게 2층 침대가 들어갈 수 있었죠.
주문한 지 몇 달을 기다렸다가 드디어 받은 트리하우스 2층 침대! 아이들은 배달 기사 아저씨들이 부지런히 조립해주시는데 옆에 앉아서 침대가 완성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언니는 2층에, 동생은 1층에 쏙 입주를 했죠. 꾸미기 좋아하는 첫째는 트리하우스 창문에 화분도 갖다 놓고, 다음 날 입을 옷도 코디해서 미리 걸어두었습니다. 아마도 부지런한 첫째 덕에 이 트리하우스는 계절별로 새 옷을 입게 될 것 같아요. 밸런타인데이라고 핑크 장식을 해뒀던 트리하우스를 이제 이스터데이에 어떻게 꾸밀지 고민 중이랍니다. 아이들의 유년 시절에 예쁘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많이 만들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언젠간 저도, 저만의 트리하우스를 갖게 될 수 있을까요? 상상을 하다가도 비 오는 날 관리는 어쩌지, 도시 생활을 포기해야 될 텐데 등등 쓸데없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걸 보면, 가끔 아이들의 2층 침대에 몰래 올라가 있는 걸로 어릴 적 제 소망을 이룬 걸로 해야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