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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mouse Aug 30. 2016

홈메이드 돌잔치 이야기

이제 본격적으로 미국 생활을 하러 들어가기 3주 전이예요. 미국 가서 하기 힘든 치과 치료도 미리 하고, 건강검진도 받고, 필요한 주방 용품 쇼핑도 하고, 한국면이 더 좋다고 하여 아기 내복도 챙기고, 이것저것 챙기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그동안 밀렸던 일들도 하나씩 처리하고 있고요. 그중에 가장 마음에 큰 숙제로 남아있었던 것을 방금 전 끝냈어요. 바로 반년 전에 있었던 우리 아기 돌잔치 사진 셀렉 말이지요.


우리 아기, 아니 이젠 아기라고 부르기엔 너무 커버린 리틀 어린이 윤서의 생일은 3월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이쁘게, 정성스럽게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집에서, 직접 제 손으로 돌상을 차리기로 했죠. 요즘은 웬만한 호텔에서도 깔끔한 소규모 가족 돌잔치를 준비해주기도 하고, 또 전문 돌상 업체도 있지만, 왠지 직접 해보고 싶었어요. 저희 엄마가 제 돌상을 직접 차려준 것 처럼요. 



요즘 돌상은 보통 동양식, 서양식 이렇게 둘 중에 하나를 골라서 콘셉트를 잡더라고요. 저도 인스타를 보면서 어떤 것이 좋을까 고민을 하다 두 개 다 해보기로 했어요. 집에서 하기 때문에 온 집안을 다 파티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이 좋았어요. 저희 집 같은 경우는 작은 야외 베란다가 있는데, 남은 꽃으로 장식을 하니 훌륭한 포토존이 되었지요.



그럼 기억을 더듬어 돌상에 어떤 것들을 올렸는지 한 번 얘기해볼까요? 병풍은 붓글씨를 쓰시는 제 외할머니가 만들어주신 것을 올렸어요. 보통 딸 돌상에는 화접도나 책가도 같은 민화 그림이 있는 것을 사용하던데, 빌리는 것보다 우리 할머니가 직접 서예 하신 것을 올리면 나중에 윤서가 커서 말귀를 알아들으면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테니까요. 더 의미가 있잖아요.



슈가 케이크는 예전부터 눈여겨보았던 동네 케이크 가게에서 주문했어요. 사실 결혼식 때 주문을 하고 싶어서 찜해둔 곳이었는데, 그때는 외부에서 가져오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다른 특별한 날 주문하려고 따로 저장해둔 곳이죠. 내가 원하는 콘셉트, 크기, 컬러를 가져가면 케이크 디자이너 분과 상의를 해서 나만의 케이크를 만들 수 있어요. 전 아기 돌잔치에 올릴 거니까 핑크, 화이트 컬러에 아기 동물들을 장식했죠. 



한복은 엄마들에게 인기 있다는 한복집에서 맞췄어요. 요즘은 파스텔이나 톤 다운된 색상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그래도 전통 한복 색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서요. 전 윤서가 올해랑 내년에 미국에 가서 핼러윈이나 특별한 날에 몇 번 더 입히고 싶어서 최대한 치수를 좀 크게 맞췄어요. 사실 한복은 결혼할 때도 그렇지만, 평소에 입을 일이 없으니까 그만한 투자를 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지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친구 추천으로 광장시장에 가서 전통 한복을 하나 사주었는데, 결국 계속 보다 보니 좋은 게 탐이 나서 새로 맞춰주었지요. 사실 엄마 욕심이지 무엇을 입혀도 아기들은 모두 천사같이 이쁘답니다.



그 외에 나머지 것 모두는 저희 엄마의 몫이었죠. 상에 올릴 과일, 음식 준비하는 것부터, 아기 한복에 맞춰 줄 돌띠, 손님들 식사 준비까지. 생각해보니 집에서 돌잔치하겠다고 호언장담한 건 저인데, 결국 엄마가 다 하신 것 같네요. 이 끝나도 끝나지 않는 엄마의 역할이란... 전 과연 윤서에게 평생토록 좋은 엄마가 되어줄 수 있을까요? 더 노력, 노력해야겠어요.


아, 윤서는 돌잡이에서 무엇을 집었을까요? 할머니의 오래된 붓을 집었답니다. 34년 전 저처럼요! 윤서가 무엇이 될지, 그리고 저는 또 무엇이 될지 아직 모르지만, 건강하고, 행복하고, 감사한 삶에 대해서 기록을 하는 인생을 산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아요.



                                                                                                  


이 날 윤서 엄마가 고른 돌잔치 준비물


아기 한복 - 강앤리 한복

http://www.ggoggabim.com/

전통 한복을 입히고 싶어서 찾게된 곳입니다. 어른 한복 맞추는 것과 동일하게 예약을 잡아 피팅을 하게 되니 꼭 전화 예약을 하고 가야 합니다. 아이 한복을 주로 하는 곳이라 아기에게 편한 한복을 잘 만들고, 소재도 좋습니다. 윤서도 한복이 편하고 마음에 들었는지 돌잔치 이후로도 설날이나 추석, 미국에서 할로윈 때도 수시로 입혀달라고 해서 입히고 있어요. 아기는 돌 때 이후 두 돌까지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기 때문에 저처럼 좀 오래 입히고 싶은 분들은 치수를 잴 때 아예 품을 좀 넉넉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시면 됩니다. 


슈거 케익 - 서초동 오즈룸

http://www.sugartotal.com/shop/main/index.php 

웨딩 케이크로 유명한 미국식 파티 케익 전문점입니다. 1단 케익은 다른 곳에서 많이 볼 수 있으니, 이 곳에서 주문을 이왕 할꺼면 2단 이상으로 하는 것이 눈에 띕니다. 이 곳 또한 미리 전화 예약을 잡고 미팅을 한 후 디자인을 결정하게 됩니다. 2단 케이크 특성상 빵은 좀 단단한 편이지만, 많이 달지 않고 맛있습니다. 


꽃떡 - 부암동 미정당

http://mijungdang.modoo.at/ 

외할머니 때부터 집안에 특별한 날 주문을 하는 꽃떡집입니다. 꽃송편의 원조격인 집이고 하나하나 손으로 빚어 정성이 가득한 맛있는 떡입니다. 이 날은 꽃송편과 수수팥떡, 백설기를 돌상에 올렸습니다. 


순금 돌띠 - 쥬브의 보석함 

http://blog.naver.com/chuchu164/220379963637 

인터넷 서핑을 좋아하는 윤서 외할머니가 우연히 발견하고 선물해주신 곳입니다. 파스텔톤으로 손염색한 매듭은 이 자체로도 멋진 작품이고, 또 한복에도 잘 어울립니다. 돌띠의 경우는 돌잔치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으므로 작은 액자를 만들어 아기방에 걸어주어도 좋은 장식품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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