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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mouse Dec 08. 2015

아기랑 출근한 날

크리스마스 마켓

가끔씩 아침에 그런 생각을 한다. 우리 아가를 주머니에 쏙 넣어서 회사에 데려가고 싶다고. 특히 요즘처럼 엄마를 알아보기 시작하고, 엄마를 향해 빠른 속도로 기어오는 재주를 부리는 9개월이 되면 더 눈에 아른아른 거린다. 아마 이 세상의 모든 워킹맘들이 느끼는 아침의 모습일 것이다.


지난 주 금요일, 상상만 했던 일이 벌어졌다. 아기와 같이 회사에 출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바로 'BMW 코리아 패밀리 데이'. 독일 회사인 덕분에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조금 낭만적인 벼룩시장 행사를 여는데, 올해는 특별히 자녀를 초청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아마도 20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가 내가 아기가 생긴 첫 해에 열렸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원래는 3살 이상 13살 미만의 아이들만 참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회사에서 준비한 행사들이 모두 모형 자동차 만들기, 어린이 벼룩 시장 등 우리 아기가 참석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기와 함께 출근을 하는 그 아침이 얼마나 설레였는지 모른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초등학교 때 가을 소풍 날짜 기다리는 아이처럼 2주 전부터 얼마나 이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는게 정확하다.

다시 아기를 주머니에 쏘옥 넣어 출근할 수 있는 날이 돌아올까? 아기가 헤집고 간 내 책상 위엔 다시 일거리들이 치우면 쌓이고 치우면 쌓이는 하얀 눈처럼 쌓였지만, 아기의 온기가 느껴져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워킹맘 엄마들에게 꿈같은 그 날이 한 번 더 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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