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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상 Dec 13. 2019

그럼에도 당신이어야 한다

에세이를 쓰자

지난번에 “당신이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번 글의 주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이야기를 하라”입니다.


바로 말을 바꾸는 것 같아서 죄송하지만, 지난번에 당신이 누구인지 설명하지 말고 소재를 개발하라고 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좋은 에세이를 쓰는 법이 아니라, 에세이를 써서 출간하기를 목표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첫 번째로 좋은 소재를 개발해서 편집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것을 전재로 이제 내용을 신경 쓸 때입니다. 아무리 좋은 소재를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이 책은 결국 에세이입니다.


제 책 《결국 소스 맛》은 소스를 ‘소재’로 썼지만, 요리책도 아니고 소스를 설명하는 책도 아닙니다. 요리책이라면 저보다 훨씬 요리를 잘하는 전문 요리사가 써야지요. 온갖 소스를 설명하는 책이라면 에세이보다는 교재에 가까울 것입니다.


소스라는 소재가 은상이라는 사람의 경험과 생활을 통해 나온 이야기를 써야 합니다. “소스(혹은 요리)라는 소재가 은상이라는 필터를 통해서 나오니 이런 이야기가 되네?”라고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만의 에세이가 됩니다.


저는 글을 쓰는 사람이자, 도서 편집자입니다. 그 특징이 《결국 소스 맛》의 두 번째 이야기인 ‘LA 북창동 순두부 연신내점_케첩’편에서 드러납니다. 간혹 소스란 것이 여러 국경을 넘어가면서 그 나라 고유의 요리가 되기도 하는 과정을 제가 경험한 출판 번역 문제에 빗대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제가 아들에게 해주는 요리에 케첩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설명했습니다. (한번 봐주세요.)


그 글은 은상이라는 사람의 글입니다. 소재는 케첩이고 아들 밥상 차려주는 이야기지만, 다른 사람의 경험이 아니라 순수한 제 경험과 생각으로 꾸민 것이지요.

자, 이제 두 번째 목표까지 완성입니다.

독특한 소재를 개발해서 당신이라는 필터에 통과시키세요.

출판에 한 걸음 다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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