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연재를 시작해야 한다
이 전화에서 <제리 맥과이어> 이야기를 했었는데 마무리짓자면, 나는 로드가 아니었고 친구는 제리가 아니었다.
나는 아직 재능이 안 보이니 로드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왜 친구는 제리가 아니었을까?
<제리 맥과이어>를 본 사람이면 내용을 알 것이다.
제리가 로드를 스카우트할 수 있었던 이유는 회사에서 나왔기 때문이었다. 회사라는 시스템에서 나와 절박한 마음에서 모험을 한 것이었다.
그런데 친구는 매니지 소속이다. 나한테 조언을 해줄 수는 있지만 끌고 갈 수는 없다. 그 점은 당연했다.
그래서 일단 그 시스템에 어울리는 글이 될 때까지 마냥 수정하면서 시간만 보낼 것이 아니라, 직접 독자에게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친구도 그 부분을 동의했다.
아직 준비는 안 됐지만 일단 데뷔를 해서 독자들의 반응을 보자는 것이었다.
분명, 전화에서는 매니지가 있어야 데뷔할 수 있다고 했는데 갑자기 데뷔라니? 조금 말이 바뀐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분명히 말했다.
네이버 시리즈나 카카오페이지에 글을 올리려면 매니지가 필요하다고!
문피아, 노벨피아, 조아라 등에 글을 올릴 때는 매니지가 필요하지 않다. 내가 자유연재부터 시작해서 글을 올리면 된다.
그중 남성향(판타지, 무협) 웹소설 팬이 가장 많이 있고 역사가 깊은 곳이 ‘문피아’다.
액수 차이가 좀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도 충분히 글로 먹고사는 사람이 있는 곳이고, 잘되면 카카오페이지나 네이버 시리즈로도 진출할 수 있다.
그래서 이곳에 글을 올리기로 했다.
계속 습작만 하다가는 ‘데뷔 못 해서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데뷔를 하고 매일 내 글의 조회수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집필 의욕이 더 살아날 수 있다.
지금까지 다독, 다상량을 했다면, 다작을 할 차례다.
문피아에 연재를 하는 법은 간단하다.
아이디를 만들고 자유연재로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 된다.
자유연재로 75000자 이상, 7일 이상 연재하면 일반연재로 올라간다.
자유연재는 정말로 ‘자유’ 연재다. 연재하다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계속 쓸지도 모르는 상태라 일반연재로 올라가는 데도 허들을 둔다.
“최소한 75000자 정도는 써야 일반적이야.”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그런데 출판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75000자가 얼마나 많은 글인지.
대충 원고지로 400매 정도다.
단편 소설로 치면 4편. 중편 소설 1편. 이 정도가 겨우 ‘연재할 만하다’ 하고 인정받는 수준이다.
‘그냥 설렁설렁 쓰면 되지’ 하고 시작했다가, 막상 데뷔하려고 드니 분량의 압박감이 강하게 몰려오기 시작했다.
분량의 압박은 데뷔를 미루게 했고, 분량을 쌓기 시작하게 했다. 차곡차곡.
‘한 달 분은 비축해 둬야 시작할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했고, 틀린 생각임이 곧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