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꼭 지켜야 하나?
기승전결.
두괄식이든 미괄식이든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소설을 쓰는 사람, 특이 나처럼 종이책 출판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게 ‘기승전결’이다.
‘기승-전전전전-결’ 뭐 이렇게 분량을 조절할 수도 있고, ‘전기승전전기승전전전결’ 이렇게 순서를 바꿔서 묘사할 수도 있지만 결코 빠지지 않는다.
즉, 보통의 출판 작가들은 전반적인 스토리를 완성하고 어떤 플롯으로 진행될지, 그리고 결말은 어떻게 나는지를 다 구상하고 나서야 글을 쓰기 시작한다.
난 한 달분의 비축분을 먼저 쓰고 연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한 달이면 하루에 한 편을 기준으로 생각해서 30회 분량을 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30회면 기승전결 중에 기인가 승인가 전인가?
이게 문제였다. 나름 스토리도 대략 구상했지만 이 소설을 몇 편에서 완결해야 하는지 감이 없었다.
그런데 다들 상업적 성공을 거두려면 최소 200화 이상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카카오페이지 기준으로 120화 이상에서 프로모션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150화 정도 연재하면 수익을 낼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 250화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250화?
그러면 30화 정도라면 기승전결에서 ‘기’를 간신히 넘을 정도인데?
그러면 연재를 시작하고 나서 사건이 별로 벌어지지 않기에 재미가 없을 텐데?
여기서 첫 번째 패착이 발생했다.
처음부터 ‘250화는 연재해야지!’ 하는 각오로 시작했기에 30화가 되어도 별로 일이 진척되지 않는 속도감이 된 것이다.
웹소설, 특히 문피아와 같이 누구나 연재할 수 있는, 무한경쟁 플랫폼에서 연재한다면, 처음부터 200화나 250화를 꿈꾸지 말아야 한다.
출판 소설을 써본 사람의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출판 소설계에서는 단편이든 장편이든 완결을 내야 한 편의 소설로 인정받는다.
중간에 때려치우는 법은 없다.
중간에 때려치운 글이 출판이 될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웹소설은 그게 아니었다.
처음부터 250화쯤에 결말을 내야지, 하고 시작하면 속도도 느슨해지고 더 빨리 지친다.
난 그걸 연재를 시작하고 나서야 조금씩 눈치채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