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삶을 살아갑니다 / 48.통제하지 않는 사랑

48. 통제하지 않는 사랑

by 김희경 작가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감정, 그리고 그로부터 얻은 심리적 통찰을 바탕으로 구성된 에세이입니다.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처리되었으며, 실제 인물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본문은 사실을 단정하거나 특정 개인, 단체를 지칭·비난하려는 목적이 없습니다. 인물, 장소, 관계, 시점, 상황의 일부는 가명, 합성, 변형되었으며, 식별 가능한 세부 사항은 변경되었습니다.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는 순전히 우연입니다.


이 글에 등장하는 관계와 감정은 특정 인물을 이상화하거나 동일한 관계를 반복하도록 권유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삶의 구원자, 기준, 전부로 삼는 관계가 지닌 위험과 그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기록한 개인적 성찰임을 밝힙니다.


저자는 타인의 명예나 사생활을 침해할 의도가 없으며, 본문의 해석은 전적으로 저자의 주관적 경험과 성찰에 기반한 것입니다. 이 책은 유사한 경험을 지닌 독자에게 위로와 통찰을 전하기 위한 진솔한 기록입니다. 다만, 이 글은 특정한 관계를 미화하거나 모범 사례로 제시하지 않으며, 독자 각자의 삶과 상황에 그대로 적용되기를 전제하지 않습니다.


본문에는 가족 내 학대, 정서적 방임, 상실, 관계 의존 등 트라우마를 환기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을 읽으실 때 스스로의 마음과 안전을 가장 우선하시고, 불편함이나 과도한 감정 반응이 느껴질 경우 언제든 읽기를 멈추셔도 괜찮습니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과거를 고발하거나 누군가를 단죄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관계를 돌아보며 회복에 이르는 과정을 기록하고자 했습니다. 이 책은 특정 인물이나 집단을 비방하거나 공격하려는 목적이 아닌, 한 개인이 겪은 성장과 치유의 여정을 담은 성찰의 결과물입니다.


이 기록이 비슷한 경험을 가진 누군가에게, 누군가를 대신해 살거나 누군가에게 자신을 맡기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건넬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글이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회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작은 용기와 희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AI 그림


AI 이미지 생성


쓰는 삶을 살아갑니다


48. 통제하지 않는 사랑


[사진서체: 네이버나눔명조체]

[AI 컷 만화]


재료 준비

떡볶이떡(가래/밀/떡국) 300g(찬물에 잠깐 담가두기), 어묵 3~6장(취향대로), 대파 한줌, 다진 마늘 1작은술, 물 1컵(200ml) : 떡이나 어묵의 양에 따라 물을 추가하면 된다.

양념 준비

고추장 2큰술, 설탕 2큰술, 고춧가루 3큰술, 간장 2큰술(파기름 단계에서 넣어 살짝 캐러멜라이즈), 소고기 다시다 1/2큰술(선택), 물엿 2큰술, 후추 약간

내 경우 설탕은 1스푼을 넣었고, 물엿 대신 메이플시럽으로 넣었다. 후추를 빼고, 고춧가루는 1큰술만 넣었다.



통제하지 않는 사랑

떡볶이는 몸에 좋지 않지만 정말 맛있는 간단한 요리다. 집에서 요리를 하기 시작하고 나서 가장 좋아진 점은 먹고 싶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재료를 사서 만들어 먹는 그 과정 자체가 즐겁다. 해볼수록 능력치가 조금씩 올라가는지 맛도 점점 좋아진다.

이 떡볶이는 남편 입맛에 맞춰 만들었다. 후추를 매워하기 때문에 넣지 않았고,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해서 고춧가루도 1큰술만 넣었다. 점심식사로 먹었는데 남편이 매우 만족했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 집 떡볶이는 이 맛으로 고정하기로 했다.

내가 한 요리를 내가 먹고, 남편에게 먹이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이 일이 정말 즐겁다는 사실이다. 계획형이고 통제형 성향이 있는 사람에게 요리는 꽤 잘 맞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여기에서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내가 먹고 싶고 먹이고 싶다고 해서 함께 먹는 사람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요리를 시작하기 전 항상 남편에게 무엇을 먹고 싶은지 먼저 묻는다. 요리를 하고 나서도 양이나 맛에 대해 강요하지 않는 것 역시 함께 식사를 하며 배운 태도다.

예전에는 내가 통제형 인간이라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자주 실수를 했던 것 같다. 심리 공부를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많이 주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상대 위주로 모든 것을 맞추려 했던 내 성향이 사실은 통제형 인간의 모습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어떤 책에서는 통제형 인간이 애정과 사랑을 얻기 위해 상대방 위주로 행동하고 말하는 것들이, 큰 그림에서는 상대가 자신에게서 떠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선해서, 좋은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관계를 붙잡기 위한 방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인정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선물을 하고도 돌려받은 경우가 거의 없었고, 돌려받으려고 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나를 떠나려고 하거나 관계가 닫히려 할 때 오히려 더 많은 선물을 주곤 했다. 그리고 관계를 완전히 닫았다.

지금 돌아보면 그 행동은 어쩌면 나중에 욕을 먹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심리 공부가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심리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를 더 많이 알게 되었고, 남편의 생각과 공간을 존중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남편이 원하는 대로 시간을 보내고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마음과 생활을 조금씩 정리해 갔다.

그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나 역시 나 자신을 존중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같은 집에 살지만 주말에는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무엇을 하든 서로를 존중하며 지낸다. 무엇을 하든 서로를 존중한다. 덕분에 우리는 둘 다 집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 남편은 밖에 나가 있으면 항상 집이 그립다고 말한다.

일찍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대부분 아침에는 내가 훨씬 일찍 일어난다. 남편이 일어날 시간보다 한참 먼저 깨어 있는 날이 많다. 남편은 하루 종일 회사 생활로 지쳐서인지 저녁에는 책을 읽거나 이것저것 하다가 늦게 잠들 때가 많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는 일을 힘들어할 때가 많다.

그럴 때면 “일찍 자면 되잖아.”라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 한다. 말이 나오기 직전 어린 시절 나를 거칠게 깨우셨던 어머니가 떠오른다. 그래서 나는 남편을 부드럽게 깨운다. 차를 내리거나 커피를 준비하고, 남편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시간을 알려준다. 내가 싫어했고 힘들었던 방식은 내 사람에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남편은 아침에 일어나 이불 밖으로 나오자마자 내게 달려와 안아준다. 심리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어머니처럼 잔소리를 하며 남편을 깨웠을지도 모른다. 통제형 인간은 타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타인의 삶에 간섭하고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요리를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양념을 마음대로 조절하고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내는 일이 내 성향과 잘 맞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만들어 놓고 남편에게 맛있게 먹으라고 강요했던 것 같다. 조리법 그대로 만든 거라며, 다들 이렇게 먹는다며, 해 준 게 어디냐는 마음이 과연 없었을까.

내 성향을 인정한 뒤부터 더욱 조심하고 스스로를 고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남편이 맵다고 하거나, 조금 더 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때 받아치지 않고 기록한다. 그런 과정이 쌓이면서 지금은 남편과 나에게 딱 맞는 요리법을 하나씩 완성해 가고 있다.

오늘은 또 무엇을 먹게 될까. 남편은 퇴근하면 항상 전화를 한다. 그때 물어보면 된다. 이제는 무엇을 원하든 퇴근 시간에 맞춰 뚝딱 만들어 낼 수 있을 만큼 익숙해졌다. 매일 내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남편을 보면 나 역시 행복해진다.

요리를 하며 한 가지를 배웠다. 사랑은 통제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오늘도 우리는 서로를 통제하지 않는 방식으로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스스로와 상대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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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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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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