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끼, 야무지게 먹고 있어요.

알콜 카페인 중독자 30대 중반 여자의 건강 되찾기 운동

by 여행자 실비아

2026.1.14.

오랜만에 회식이 잡혔다. 어제 삼겹살에 이어 회식이라니.

하지만 알고 있었다. 조만간 어쩔 수 없이 술을 먹을 일이 생길 것이란 걸.

그래도 관리를 하고 있기에 점심은 쉐이크로 먹었다. 누가 보면 참 유난이다 싶을 텐데 나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유난도 아니지.

회식 장소는 수육과 전, 막걸리가 있는 한식 주점이었다. 보름 만에 먹는 술이다 보니 탈 나지 않기 위해 맥주를 먼저 한 모금했다.

얼마나 맛있을까?라고 상상하며 한 모금을 딱 먹는데! 정말 맛없고 쓰고 이상했다. 첫 잔은 무조건 소맥 원샷이었는데 맥주 한 모금에 인상이 찌푸려지다니. 맥주 괴물이었던 나 자신이 매우 이상했다. 그날 2차까지 4시간 정도 술을 마셨는데 내가 먹은 양은 맥주 1병이 될까 말 까다. 벌컥벌컥이 아닌 홀짝홀짝으로 변한 나. 덕분에 음식도 적당히 먹을 수 있었고 덜 피곤했다.

보름 술 안 먹고 식단 관리 좀 했다고 이렇게 큰 변화가 생길 줄이야. 물론 또 먹다 보면 다시 돌아가겠지만서도 재미있는 일이다.


2026.1.15.

술이 안 들어가니 숙취도 없었다.

하지만 술 먹은 다음날 그 허한 느낌은 있어서 점심을 먹었다. 심지어 마라탕.

식단 시작하면서 정말 먹고 싶었던 음식 중 하나였지만 자극적이기에 언제 먹을 수 있을까 고민만 했고, 심지어 오늘 아침에도 먹고 싶은데 먹어도 되는 것일까라고 큰 고민이 들었다. 그런데 점심에 동료가 ‘마라탕 먹으러 갈까요?’라는 말에 무너지고 만 나. 밝은 얼굴로 좋아하는 마라탕집을 방문했다.

평소엔 7천 원 초반대로 나오는데 오랜만에 먹으니 신이 났나 보다. 8,400원이 나왔다. 보통맛은 평소에도 매워서 순한 맛으로 먹었다. 그래도 살짝 마라가 들어가 있는지 매콤했지만 너무 맛있었다. 만족스러웠던 마라탕.

이 날 저녁은 퇴근하고 이것저것 하느라 때를 놓쳐 쉐이크도 못 먹었다. 마라탕 때문인지 배가 고프지도 않았다.


2026.1.16.

출장이다. 하루 한 끼는 쉐이크를 먹으면 좋을 거 같은데 평소에 먹는 건 쉐이크 통이 필요해서 그냥 집을 나섰다. 요즘 파우치 형태 단백질 쉐이크도 너무 잘 나오고 편의점이나 올리브영 가면 편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굳이 챙기지 않았다.

미팅하면서 오랜만에 커피를 마셨다. 심지어 3잔이나. 그랬더니 오후엔 심장이 벌렁벌렁 해서 깜짝 놀랐다. 하긴 빈속에 라떼만 계속 들이켰으니 속이 놀랄 만도 하다. 이제 식사를 안 하는 게 어렵지 않고 오히려 돈도 안 들고 뭘 먹을지 고민도 안 하게 되어서 편하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외지에서 더 느껴진다. 전에는 끼니 때 되면 뭘 먹을까 어딜 갈까 고민하곤 했는데 오늘은 라떼 한 잔으로 끝나니 말이다.

이 날 저녁으로는 윙스탑을 갔다! 릴스 알고리즘을 점령한 미국식 텐더 먹방. 그 메뉴를 드디어 먹게 된 것이다. 갓 튀긴 텐더를 랜치 소스에 듬뿍 찍어 먹는 건데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그런데 너무 큰 기대를 한 탓일까? 한 입 먹자마자 너무 짰다. 그리고 이미 라떼로 배가 채워진 터라 3조각 중에 2조각만 먹었다. 심지어 크기가 크지도 않은데 이렇게 양이 적어질 줄이야. 맥주 그 작은 것도 2모금 정도 남겼다. 불과 3주 전만 하더라도 음식과 맥주의 양이 어마어마했는데 진짜 신기하다.

부디 지속되길.

그나저나 어제 마라탕부터 오늘 윙스탑까지 평소 먹고 싶었던 음식을 우연히 계속 먹게 되었다. 럭키!

내일은 결혼식이 있는데 거기 뷔페가 그렇게 맛있다더라. 야무지게 먹고 와야지.

매거진의 이전글아무래도 클린은 이제 끝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