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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나무 Aug 14. 2022

20. 럭셔리의 끝판왕, 도빌

Deauville




'라~라~라~, 라바라바랍 라바라바랍, 라~라~라~, 라바라바랍 라바라바랍'

속삭이는 두 남녀의 스캣(scat, 재즈에서 가사 대신 등 아무 뜻도 없는 소리로 노래하는 창법)으로 시작되는 이 음악은 도빌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Un Homme et Une Femme (1965) ost



음악은 영화의 액세서리가 아닙니다.

영화 전체를 아우르기에 필수 요건이며 주연 배우 못지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어요.

영화의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머릿속에 남아 계속 찾아 듣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영화 <남과 여>에 사용된 프란시스 레이의 음악은 프렌치 팝과 재즈, 그 시절 가장 유행하던 최첨단의 보사노바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그 감성적인 사운드는 그야말로 사랑의 음악이 어떤 건지 손쉽게 증명합니다.

놀라운 것은 이 작품이 프란시스 레이(1932~2018, 프랑스 작곡가)의 장편영화 데뷔작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영화 <Love Story>의 대표곡 'snow Frolic' 역시 프란시스 레이의 음악이고 광고음악으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영화 'Love Story' 중 'snow Frolic' (1971)



프란시스 레이는 프랑스풍 음악을 낭만적인 화면에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린 예술가입니다.

사랑에 빠지는 마음은 청춘에게만 있는 게 아닙니다.

그의 음악은 누구나 사랑에 빠지고 싶게 합니다.

영화 <남과 여>와 <러브 스토리>에 나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니엘 리까리(Danielle Licari, 1943~  ),

노르망디 해안가에 있는 도시 쉘부르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 <쉘부르의 우산 Les Parapluies De Cherbourg/1964>에 나오는 Concerto pour une voix (목소리를 위한 협주곡, 1969) 역시 그녀가 스켓 창법으로 불렀습니다.

그러니까 영화 <남과 여>는 주연 배우는 물론이요, 끌로드 를르슈(Claude Lelouch 1937~ ) 감독과 프란시스 레이(Francis Lai 1932-2018) 음악, 잠자리 날개처럼 투명한 목소리의 다니엘 리까리((Danielle Licari, 1943~ )의 환상적인 트리오가 빚어낸 결과물입니다.    



끌로드 를르슈(좌)프란시스 레이(중앙)다니엘 리까리(우)
Concerto pour une voix (목소리를 위한 협주곡, 1969) 다니엘 리까리



프랑스 영화의 특징은 영상과 음악, 심리적 디테일의 3박자입니다.

눈을 뗄 수 없게 스펙터클한 액션이나 드라마틱한 반전 같은 것은 없지요.

조금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잔잔하게 펼쳐지는 프랑스 영화의 백미는 역시 영상과 음악입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사별한 여인, 아내가 자살한 자동차 레이서인 남자,

그 두 사람이 자녀들의 기숙사를 오가다가 우연히 만납니다.

그들의 사랑과 갈등을 시적으로 그려내는 영화 <남과 여>는 1966년에 처음 만들어졌고 1986년에 2편이, 그리고 2019년에 '남과 여'(여전히 찬란한) 3편이 제작되었습니다.

29살의 젊은 청년 감독이었던 끌로드 를르슈가 무려 50년이 넘는 세월에 걸쳐 제작된 이 3부작은 배우들이나 감독 자신에게도 단순한 치정극을 떠나 가히 사랑과 인생에 대한 대서사시라 부를 만합니다.

3편을 위해 이미 은퇴한 첫 번 째 <남과 여>의 주연 배우, 장 루이 트랭티낭(1930~2022.6.17)과 고령의 아누크 에메(1932~  )를 다시 캐스팅하였고, 전작들의 아들과 딸로 나왔던 앙투안 사이어와 수어드 아미두도 그대로 캐스팅해 연결성을 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전도연과 공유 주연의 <남과 여>가 제작되었는데요.

스토리는 같지만 핀란드의 헬싱키를 배경으로 하기에 분위기는 사뭇 다르더군요.

영화 <남과 여>의 배경이 된 도시 도빌로 갑니다.



<남과 여, 1966>
<남과 여 감독과 주연 배우, 1966>
<남과 여, 2019>
장 루이 트랭티낭(1930~2022.6.17), 아누크 에메(1932~  )



도빌에 들어서자 한가해 보이는 성당이 있어 그곳에 차를 세웠습니다.

나는 그날, 오랜만에 네비 읽어주는 여자에서 벗어나 드라이버가 되었지요.

성당 안쪽에 게시된 음악회 포스터를 보고 그곳이 생 오구스팅 성당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의자 바닥에 군데군데 천 조각을 둘러놓았더군요.

그런 모습은 처음이라 의아했는데 한 개 건너 둘러져 있는 것이 아마도 코로나 때문에 신자들이 떨어져 앉도록 표시를 한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오래된 파이프 오르간과 화려함은 없는 소박한 그런 곳이었습니다.      



성당 의자
도빌 생 오구스팅 성당



해안으로 향하는 도로변의 집들이 대체적으로 큼직큼직하며 고급스럽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도빌은 19세기 중반부터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명성을 날리며 부유층의 휴양지로 조성된 도시였습니다.

그곳 역시 부댕, 모네, 카유보트를 비롯한 수많은 화가들은 눈부신 모래사장에서 이젤을 세우고 그림을 그린 곳입니다.

옹플뢰르가 고향인 부댕은 그곳에서 여생을 마쳤습니다.

해변과 함께 가장 먼저 눈에 띈 호텔이 있습니다.

1911년에 개장해 지금까지 이어오는 바리에르 호텔 (Hotel Barriere de Royal )은 각국 정상이나 유명인들이 도빌을 찾을 때 머무는 곳이라고 합니다.

100년이 넘은 호텔의 위용이 대단합니다.



도빌 주택가
바리에르 호텔 (Hotel Barriere de Royal )



도빌 해변은 몽돌로 이루어진 에트르타나 니스 해변과는 달리 고운 백사장이 깔려있는데 무려 2km나 지속됩니다.

역시나 그날도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기분 좋을 만큼의 바람이 살랑거렸지요.

노르망디 지역에 와 있는 동안 계속 바다를 보러 다니고 바다 옆에서 지내는데 마치 태어나 바다를 처음 본 사람들처럼

'와 바다다'

하며 홀린 듯 해변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패러 세일링을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말을 탄 사람들이 우리가 앉아 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해변에서 승마를 하고 있는 모습이 영화 장면처럼 멋져 보이더군요.

사진을 찍었지요.

그들은 우리 앞을 지나 반대쪽 해변으로 점점 사라져 갔습니다.




도빌 비치
승마하는 사람들



조개껍데기도 줍고 하하호호 까불까불 사진도 찍으며 한 동안 아름다운 해변에 앉아 있었지요.

어느새 승마하는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 오던 길로 다시 돌아가는가 싶더니 갑자기 기수를 돌려 우리 쪽으로 다가왔지요.

순간 당황스러웠습니다.

LJ와 M은 그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고 불쾌함을 얘기하려는 게 아닐까?라는 추측을 했고

나는 사진을 보내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하려는 것일 거라고 추측했습니다.

나의 추측이 맞았더군요.

우리가 사진 찍은 것을 보았는데 그 아름다운 사진을 받아볼 수 있느냐는 요청이었습니다.

우리는 흔쾌히 수락하고 그중 한 명의 이 메일 주소를 받았지요.

도빌에서 한 시간쯤 떨어진 곳에서 왔다는 그녀의 이름은 클로이,

모두 20대로 보이는 여성들이었습니다.

도빌은 명품 휴양 도시인만큼, 승마, 경마, 카지노, 골프, 폴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더군요.

나는 그녀들이 말을 타고 있는 모습을 한 명씩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있는 모습도 찍었지요.

감사의 인사를 한 그녀들은 다시 해안선을 따라 말을 타고 떠났습니다.



그 이야기를 마저 하지요.

여행에서 돌아와 일주일쯤 지난 후 그녀가 알려준 이메일로 사진을 전송했습니다.

무려 60장이나 되더군요.

짤막한 인사를 전했지요.


'나는 단지 여행을 즐기며 사진을 찍는 아마추어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의 사진이 맘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추억으로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사진을 잘 받았다는 답장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내가 보낸 메일은 그날로 수신확인이 되었으나 답장은 오지 않았습니다.

메일 주소를 잘못 적어 엉뚱한 사람에게 전달이 된 것인지,

요즘 MZ세대들의 마인드가 그런 건지,

프랑스 사람들의 스타일이 그런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클로이
클로이와 친구들



모래사장을 벗어나 해변 카페로 갔습니다.

비교적 오랜 시간 바닷바람을 맞았더니 따뜻한 커피가 마시고 싶었지요.

벽에 걸린 그림이 부댕 미술관에서 보았던 앙드레 암부르그가 생각났습니다.

도빌 해변의 파라솔은 다른 곳과 달리 특이합니다.

화려한 컬러도 그렇고 묶인 형태도 보통의 해변에서 볼 수 있는 파라솔과는 많이 다릅니다.

파라솔의 바디와 바디를 묶어놓은 부분의 컬러가 각각이라 무척 화려합니다.

마치 되직한 물감들을 툭툭 떨구어 놓은 듯 색채가 리드미컬하고 생동감이 넘치더군요.

펼쳐놓은 모습도 특이합니다.

일반적인 파라솔은 우산 모양으로 해를 가리지만 도빌의 파라솔은 마치 스커트를 입은 듯,

미니 커튼을 쳐 놓은 듯 둥글게 늘어져 있어 작은 집 같은 형태입니다.

그 독특한 실루엣과 색상을 지닌 파라솔의 시각적 요소가 도빌의 또 하나의 시그니처겠구나 싶었습니다.




Cafe de la mer


포토존




도빌 해변의 독특한 파라솔



도빌 해변의 유명한 산책로 프롬나드 데 플랑슈(Promenade des Planches)에는 특별한 보드워크가 있었습니다.

1975년부터 매년 여름, 도빌에서 아메리칸 영화제가 열리는데 산책로를 따라 늘어선 해변과 오두막을 구분하는 가드레일에 배우와 감독의 이름을 기록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배우들의 이름이 하나씩 쓰여 있더군요.

좋아하는 배우들의 이름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영화인들의 이름이 적힌 보드 워크
이 광장에서 1966년에 촬영한 클로드 벨루치의 영화 <남과 여>가 황금종려상과 2개 부문 오스카 상 수상


자신의 이름 앞에 선 모건 프리먼



산책로 프롬나드 데 플랑슈 뒤편에는 물놀이 용품을 비롯한 갖가지 기념품 상점들이 있습니다.

반대편으로 걸어가니 곧바로 도시의 중심가로 연결이 되더군요.

1913년, 샤넬의 첫 번 째 스토어였던 곳에 그녀의 캐리커쳐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웬 부인 둘이 친구들 옆으로 뛰어들어 함께 포즈를 취하는 겁니다.

사진을 찍을 때 종종 아저씨들이나 총각들이 돌발적으로 뛰어들어와 유쾌한 순간을 맞이한 일이 몇 번 있었지만 여성이 그런 경우는 없었거든요.

숙모와 조카라는 두 사람은 그 도시의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게다가 숙모라는 부인은 조카가 아주 유명한 리릭 소프라노 가수라면서 자랑이 이어졌지요.

쉽게 말해 '투 머치 토커'입니다.

이름을 들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조카의 노래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는 인사로 급히 대화를 마무리하고 앞에 있는 상점으로 들어갔습니다.



 

도빌 중심가
칼 라커필드가 그린 코코 샤넬 캐리커처(1913년 샤넬이 도빌에 첫 오픈했던 건물에 부착되어 있다)

 


 

명품샵들이 늘어선 도빌의 중심가는 건물도 럭셔리합니다.

여타 세계의 대도시들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는 차별화가 되어 있었지요.

오래된 프랑스의 주택 건물을 그대로 샵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그 고상한 품위와 럭셔리함이 배가 되어 보이더군요.

예쁜 집에 더 예쁜 상품들로 치장하고 능청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명품족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빌의 Hermes는 1936년에 오픈하여 현재까지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니 역사적 가치만 따져도 대단합니다.

거리를 오가는 부인들의 차림새도 남달랐습니다.

그 옆에 위치한 쁘렝땅 백화점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샤, 프, 찌, 똥과 같은 명품에 관심이 없기에 다행이다 싶습니다.

눈 돌아가게 럭셔리한 상품들이 갖고 싶어 발길이 안 떨어지고 잠이 안 오면 큰일이니까요.




Hermes



Louis Vuitton
Printemps







도빌의 고급 호텔은 영화 촬영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최근 영화로는 007 카지노 로열, 코코 샤넬, 콜레트가 있습니다.

영화 콜레트는 프랑스의 소설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Sidonie-Gabrielle Colette, 프랑스 1873-1954)의 생애를 다룬 작품으로 2018년에 개봉되었는데요.

필명이 콜레트였던 그녀는 프랑스의 여성 작가이자 무언극, 희극 배우, 언론인입니다.

당시 프랑스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유명한 불문학 소설가 중 한 명이었지요.

그녀의 전기를 영화한 작품의 원제는 <I believe in me>입니다.


바람둥이 소설 편집자 윌리와 사랑에 빠져 파리에 온 콜레트는 기대만큼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파리의 콧대 높은 사교계 여인들은 시골뜨기 콜레트를 깔보거나 비웃기 일쑤였고 화려한 물랑 루주는 그녀와 맞지 않았지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남편 윌리의 부탁으로 자신의 경험을 녹인 소설을 쓰게 됩니다.     

그러나 그 소설은 당연히 남편의 이름으로 출판되고 베스트셀러에 올라 큰 성공을 이루게 되지요.(당시 여성의 이름으로 출판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출판을 한다 해도 제대로 된 평가나 인정을 받지 못함)

급기야 소설 속 주인공 이름을 딴 브랜드까지 론칭, 모든 상품들을 완판 시키며 신드롬을 일으키게 되었어요.

패션, 헤어스타일까지 유행을 이끌며 당시 최고의 인플루언서가 되지만 그 모든 명예는 남편 윌리의 것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남편의 이름 뒤에 숨어 지내던 콜레트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진짜 세상으로 당당히 걸어 나오는 스토리 구성입니다.

 

콜레트 역을 맡은 키이라 나이틀리의 연기가 돋보인 영화였는데 그녀의 화려한 생활을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도빌의 노르망디 호텔에서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당시 콜레트(Colette)의 이름으로 론칭한 제품들은 현재까지 파리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 프랑스의 고급 패션, 스트리트웨어 및 액세서리 소매 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Hotel Normandy

  

영화 콜레트(좌) 키이라 나이틀리, 콜레트(우)
파리의 콜레트 스토어
007 카지노 로열 촬영 도빌 호텔



곧 태풍이 몰아칠 듯 사나운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습니다.

바닷가 날씨는 예측이 어렵고 변덕스럽다더니 순식간에 겨울이 된 것 같았지요.

서둘러 근처 레스토랑으로 들어갔습니다.

주말이라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았는데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입니다.

식전 빵과 버터가 아주 맛있었습니다.

각자 선택한 메인 디쉬도 말할 수 없이 좋았는데요.

역시 미슐랭 레스토랑 값을 하더군요.



Restaurant La Flambee







웨이트리스가 치즈 카트를 밀고 나왔어요.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치즈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디저트 전에 각자 선호하는 치즈를 몇 가지 선택해서 즐기는 코스인데요.

워낙 소식을 하는 우리는 치즈 코스를 패스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던 터라 치즈를 고르고 먹는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치즈는 보통 재료(소, 양, 염소)에  따라 구분하고, 그리고 만들어진 지역, 그리고 단단한 정도(하드, 소프트, 훈제) 등으로 나뉘는데요.

카트에서 네다섯 가지 정도의 치즈를 고르면 웨이터는 치즈 맛의 순서대로 배열을 해준다고 해요.

블루치즈처럼 향이 강한 치즈는 제일 마지막에 먹고, 부드럽고 약한 것부터 순서대로 맛보는 게 좋겠지요?

그리고 치즈의 향과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각각의 치즈 사이에 빵을 한 입씩 먹으면 좋다고 합니다.

셰프들이 음식 맛을 볼 때 물로 입을 헹구는 것처럼요.

디저트로 서빙된 까눌레도 훌륭했고 커피 맛도 좋았습니다.

여행 후 돌아와 까눌레를 먹은 적이 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단단하고 찔깃해서 프랑스에서 흔히 즐기는 디저트 까눌레와는 너무 달랐기 때문이지요.

식사를 즐기고 나오니 언제 그랬냐는 듯 바람이 잦아들고 날씨는 다시 평온해졌더군요.




치즈 카트
치즈 카트
치즈 플레이트
디저트 초콜릿 쿠키와 까눌레



트루빌은 도빌과 지척입니다.

럭셔리의 끝판왕인 도빌에서 트루빌로 가니 무슨 시골 동네에 온 것처럼 초라합니다.

뭐든 눈높이가 높아지면 낮아지기 어렵다는 말이 맞습니다.

부둣가에는 커다란 카지노가 있고 해산물을 파는 마켓이 있더군요.

시가지를 한 바퀴 돌아보았는데 별 특별한 게 없었어요.

저녁거리로 새우와 홍합 등 해물을 샀지요.


옹플뢰르는 숙소에서 마트가 멀어서 생수를 사 오는 일이 힘들었습니다.

기내용 캐리어를 끌고 가서 생수를 사 온 적도 있었지요.

마침 주차장과 가까운 곳에 마트가 있어서 에비앙을 잔뜩 사서 차에 실었습니다.

물만 많아도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프랑스에 온 지 어느덧 25일이 지났습니다.

벌써부터 아쉬움이 스멀댑니다.

하지만 나는 생각합니다.


'아쉬움이 있어야 최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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