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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나무 Jan 05. 2024

1년 집세 200억, 곡물 창고에 사는 쥐

28. pinault collection






첫인상보다 강렬한 것은 없습니다.

오후 햇살에 그윽하게 빛나는 스테인드 글라스를 다시 보고 싶었던 터라 예약한 시간은 오후 3시,

그러나 날씨는 내 소박한 바람을 도와주지 않아 두 번째 방문한 생 샤펠 성당은 첫인상을 능가하지 못했습니다.

입구에는 예약 없이 방문한 여행자들이 거의 두 시간이 가까워오도록 기대감 가득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래요, 잘 오셨어요. 두고두고 잊지 못할 소중할 첫인상을 안겨주는 곳이랍니다.'   



https://brunch.co.kr/@silviano/94


생 샤펠
셍 샤펠의 장미창





햇살이 밝은 날 가고 싶은 곳이 한 군데 더 있었습니다.

오픈한 지 2년,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피노 컬렉션(원래 이름은 부르스 드 커머스 Bourse de Commerce) 뮤지엄 패스가 해당되지 않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언제든 맑은 날에 가자.' 했지요.

기차로 프로뱅에 다녀오는 길이었는데 날씨가 맑았습니다.

피노 컬렉션을 검색하니 당일 티켓 예매가 가능하더군요.

그렇게 즉흥적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나는 현대미술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말은 현대 미술에 대한 식견과 이해가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알면 즐겁고 모르면 지루한 법이니까요.

이번에 다녀온 곳 중 퐁피두와 피카소 미술관은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피노 컬렉션의 작품에 대한 기대는 없었습니다.

단지 건축물의 내부가 궁금했다는 말이 더 적절할 겁니다.


입구에는 미국 작가 찰스 레이(Charles Ray)의 작품 '말과 기수'라는 제목의 은색 조각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파리라는 도시의 분위기나 부르스 드 커머스의 고풍스러운 건축물과는 갭이 있어 보였지만 아마도 그곳에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같은 것이려니 여겼는데요.

그 은색 말은 자유, 여행, 용기, 힘, 고귀함, 지혜, 충성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찰스 레이(Charles Ray)의 작품 '말과 기수'
부르스 드 커머스 Bourse de Commerce



파리에는 화려한 금속과 유리로 만든 큐폴라(돔)를 볼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습니다.

피노 컬렉션 역시 들어서자마자 둥근 원형의 돔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빛을 볼 수 있었지요.

돔의 아래쪽에는 수많은 비둘기들이 앉아있었는데요.

어떻게 저 많은 비둘기들이 들어왔지? 하며 깜빡 속았답니다.

마우리지오 카탈란이 만든 조형물이었는데 너무 디테일하여 영락없이 살아있는 비둘기 같았습니다.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은 깔끔하고 간결한 공간으로 유명합니다.

간소하면서도 복잡한 구조와 조명을 통해 자연적인 조화와 안정감을 추구하지요.

건물의 곳곳에서 그의 간결함이 두드러지게 보였습니다.




The End (Ed Ruscha) 작품
천창을 통해 들어온 빛이 돔의 가장자리 그림을 비치는 모습
돔의 유리천장



돔 아래 설치된 원형의 작품









부르스 드 커머스(Bourse de Commerce)는 약 350명의 예술가가 만든 10,000개 이상의 컬렉션이 정기적으로 갱신되는 임시 전시회를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지하의 스튜디오는 비디오, 사운드 작업, 자유로운 형식을 전문으로 하며 명상적인 휴식 공간이고 강당에서는 컨퍼런스, 회의, 상영, 콘서트 및 이벤트를 진행하는데요.

내가 방문했을 때는 유령과 영혼(Ghost and Spirit)이라는 타이틀의 마이크 켈리(MIKE KELLEY) 작품이 메인이었습니다.


미술 작품을 보면 흔히 드는 생각이 아름답다, 기가 막히다, 진짜 같다, 슬프다, 웃기다, 재미있다, 기발하다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때로는 '이게 뭐지?' 할 때도 있지요.

피노 컬렉션의 작품들을 보면서 든 나의 생각은,


'알아야 면장을 하지.'


외계어로 쓰인 책이 사방에 펼쳐져 있고 '나를 읽어봐'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관람객들은 자세히 살피고 뚫어져라 바라보는데 나는 그 공간 안에 있는 자체가 불편한 전시실도 있었습니다.

작가의 의도와 관객에게 전하려는 의미를 알게 된다면 훨씬 이해가 쉬울 테지요.

하지만 나는 역시 현대 미술에는 까막눈이었습니다.


이 작품들은 미래의 가치가 될만한 것을 알아본 컬렉터들의 수집품이라는 게 더 놀랍습니다.

피노 컬렉션(원래 이름은 부르스 드 커머스 Bourse de Commerce)의 탄생 배경에 대해 알려면 다시 부자들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프랑스에는 세기의 라이벌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 슈퍼 리치 두 사람이 있습니다.

앞서 27화에서 소개한 LVMH, 즉 루이뷔통 모엣 헤네시의 수장 베르나르 아르노, 그리고 발렌시아가, 구찌, 입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등의 명품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케링 그룹(Kering Group)의 설립자이자 전 회장인 프랑수아 피노입니다. (현재는 그의 아들 프랑수아 앙리 피노가 회장)

화재로 불탄 파리 노트르담 성당의 재건을 위해 아르노는 2억 유로(한화 약 2877억 원), 프랑수아 피노는 1억 유로, 현재 케링 그룹의 회장인 그의 아들 프랑수아 앙리 피노가 1억 유로를 기부했습니다.



프랑수아 피노 전 회장
3대 피노(왼쪽 현재 회장, 가운데 전 회장, 오른쪽 현 회장의 아들)



그는 프랑스 최고의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인 라 르두트(LA REDOUTE)의 소유자이자 전설적인 미술품 수집가입니다.

1936년 프랑스 브르타뉴 촌구석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프랑수아 피노는,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이며 엘리트 가문인 베르나르 아르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입지적인 성공을 거둔 인물이지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아버지의 제재소에서 일을 돕던 피노는 목재 유통회사를 세운 것을 시작으로 현재 프랑스 최대 유통회사의 대표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피노는 구찌를 인수하면서 럭셔리 패션업계에도 발을 들여놓게 되었는데요.

평소 기업 인수·합병의 큰손인 아르노에게 구찌를 넘겨줄 수 없다고 생각했던 도메니코 데 솔레 구찌 (CEO)가 피노를 찾아갔습니다.

솔레는 아르노가 구찌를 훔쳐가려 한다며 피노에게 백기사가 되어줄 것을 요청했고 뼛속까지 철저한 사업가인 피노 역시 구찌의 잠재력을 보고 기꺼이 경영권을 인수하였지요.


피노가 미술품에 관심을 갖고 처음으로 구입한 그림은 후기 인상파 화가 폴 세뤼시에(Paul Serusier)의 브르타뉴 촌부입니다.(1970년 구입)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피노의 컬렉팅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지요.

파리가 어떤 도시입니까?

이미 갖고 있는 고전 작품은 그 어떤 나라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데다가 국립 박물관을 비롯하여 무료로 운영되는 시립 미술관이 열여섯 곳이나 있습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그의 안목과 지략은 남달랐습니다.

그는 당시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 컨템퍼러리 아트(20세기 초반부터 현재까지 창작된 미술작품을 포괄하는 용어로 쉽게 말해 현대 미술을 뜻함)를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피노는 아티스트들을 직접 만나고 끊임없이 전시장을 찾아다녔지요.

전시장에 갈 때는 수행원을 동반하지 않은 채 혼자 쓰윽 다녀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관심 있는 아티스트의 아틀리에에 며칠씩 머무르는가 하면, 전 세계 갤러리에서 발행되는 카탈로그를 모조리 수집하여 연구를 해나갔습니다.

그렇게 쌓은 그의 식견은 이미 전문가들의 수준을 뛰어넘었으며 피노가 얼마나 많은 수의 작품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2000년 이후 그가 공식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추산되는 작품은 9571점, 매각한 작품은 고작 192점.

프랑스 경제 잡지인 찰랭지는 그의 컬렉션 가치가 대략 150억 유로(한화 약 20조 원)라고 추산하여 발표했지만 피노의 측근들은 이 액수를 듣고 코웃음을 쳤다고 하지요.


그러나 그에겐 돈으로 이루지 못할 것이 없어 보이는 자본 만능의 세상에서 오랜 시간 이루지 못한 숙원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바로 세계적인 예술의 수도 파리에 자신의 컬렉션을 전시할 미술관을 세우는 일이었어요.

LVMH의 아르노 역시 미술관을 세우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라이벌인 아르노와 피노는 미술품 경매업체도 나란히 사들였는데요.

뉴스를 통해 종종 듣게 되는 그 이름 크리스티 · 소더비 · 필립스는 세계 3대 미술품 경매 회사입니다.

그중 피노는 크리스티 경매회사를 계속 매입하여 계속 소유하고 있는 상태지만 아르노는 필립스 경매회사를 인수했다가 2년 만에 매각했습니다.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를 갖고 있으니 좋은 작품을 사는데 유리한 피노는 일단 1승을 한 격입니다.




크리스티 경매
소더비 경매
필립스 경매



그러나 아르노는 이미 볼로뉴 숲의 부지를 사들여 LVMH파운데이션이라는 문화예술 센터를 짓기 시작했지요.

사실 피노는 아르노보다 앞선 2001년, 미술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피노가 점찍은 장소는 파리 외곽에 위치한 르노자동차 공장 부지였습니다.

세계화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문을 닫게 된 자동차 공장에 럭셔리 그룹 총수가 개인 컬렉션을 모아두는 전시관을 세운다는 계획에 박수를 쳐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노조들은 거센 반발을 이어갔고 정치인들 역시 이러한 노조들의 눈치를 보며 5년 동안 노력했지만 그들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지요.


피노는 파리에서의 미술관 건립이 무산된 것으로 포기하지 않았지요.

그가 눈을 돌린 곳은 이탈리아 베니스였습니다.

2006년에는 팔라초 그라시(Palazzo Grassi, 그라시 궁전)를 2009년에는 푼타 델라 도가나(Punta della Dogana)를 연달아 오픈했습니다.

이제 피노는 더 이상 컬렉터가 아니었지요.

마치 구겐하임처럼 하나의 미술관 라벨로 등극했습니다.




베니스의 피노 컬렉션 미술관 팔라초 그라시
팔라초 그라시 내부
베니스 푼타 델라 도가나 미술관 Punta della Dogana




이탈리아에서의 그의 성공은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바꾸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지요.

왜 프랑스의 자산으로 남의 나라에 좋은 일을 시키느냐는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그렇게 물망에 오른 부르스 드 커머스(Bourse de Commerce)는 원래 18세기에 지어진 곡물 보관 창고였습니다.

이후 파리 상공회의소가 그 건물을 사들여 증권거래소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곳을 미술관으로 추천하게 된 것이죠.

장관과 대통령의 협력하에 파리시는 이 건물을 상공회의소로부터 8600만 유로에 사들였고, 피노에게 세를 주었습니다.

그러니까 피노는 증권거래서소의 세입자가 되어 1년에 1500만 유로(한화 약 200억 원)씩 지불하면서 50년 동안 미술관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은 것입니다.

베니스의 팔라초 그라시와 푼타 델라 도가나를 리노베이션 한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역시 이곳의 리노베이션(2017-2021)을 맡아 (1억 5000만 유로, 한화 약 2000억 원) 피노 컬렉션이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La Bourse de Commerce de Paris, 1889
안도 타다오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요.

아버지 프랑수아 피노에게 사업을 물려받아 현재 케링의 회장을 맡고 있는  프랑수아 앙리 피노의 부인은 배우 셀마 헤이엑입니다.

그녀는 영화 프리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명품배우지요.




셀마 헤이엑과 앙리 프랑수아 피노 부부



메트로역마다 붙어있는 광고판과 길거리에 세워진 배너에서 자주 보았던 그 유리병들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위태로운 경고음이 울리고, 그 사이에 오묘한 형광빛의 유리병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여러 개의 건물을 미니어처로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마이크 켈리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슈퍼맨에 등장하는 병 속 도시 '칸도르'를 주제로 이 작품을 만들었는데 슈퍼맨이 고향을 잃은 것처럼, 결코 갈 수 없는 이상향과 그 안에서 느끼는 현대인의 고독감을 담아냈다고 하는데요.

2012년 57세의 나이로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도발적이고 뻔뻔한 예술가의 작품들은 2층에도 전시되어 있는데 중고 인형을 사용한 작품들은 상당히 괴기스러웠지요.













달의 방(Moon Room)이라는 타이틀이 붙여진 미라 쇼르(Mira Schor)의 방에는 많은 가면들과 특이한 드레스가 전시되어 있고 손으로 쓴 텍스트들로 덮여 있었는데요.

그 작품을 만든 재료는 놀랍게도 라이스페이퍼입니다.

작가의 의도가 어떻든 간에 라이스페이퍼에 색채를 더하여 만든 섬세한 작품들이 신기해서 오래오래 들여다보았습니다.







미라 쇼르 드레스 crazy lady 1978








제3갤러리의 세르 셰르파스(Ser Serpas)는 유령 같은 장면을 연출하여 혼란스럽고 긴장된 공간이었습니다.

그림과 천으로 덮여 있는 조각품, 버려진 가구들, 무심코 공간에 떠 있는 완성되지 않은 캔버스들은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지요.

그녀는 거리에서 발견한 버려진 쓰레기나 친구들이 가져다준 천 쪼가리들을 조립하고 페인트를 칠해 예술 작품을 생산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버려졌을 물건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전시가 끝나면 뒤샹의 샘(남자 소변기를 이용한 작품), 레디 메이드(Ready made, 기성제품)나 라우센 버크의 콤바인(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일상의 오브제와, 산업 쓰레기 등을 조합해 작품을 만드는 방법)의 전복의 논리로 자신의 작품을 거리에 내놓아 다시 쓰레기가 되도록 한다는데요.

작가의 의도를 확실히 알게 되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울 듯싶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작품들은 감동이나 힐링이 아닌 역겹고 불편하여 벗어나고 싶게 한다는 게 가장 어려운 문제였지요.

나와 달리 다른 관람객들은 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작품을 어떻게 즐기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미술관은 대부분 출구로 가기 전에 기념품 숍을 거쳐야 합니다. 건성건성 한 바퀴를 돌아보고 나오는데 어디서 작은 소리가 들렸습니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는데 말이지요.

하얀 벽의 작은 구멍에서 머리를 내밀고 뭔가를 중얼거리는 쥐 한 마리가 보였습니다.


'여기가 너의 집이야?, 너는 정말 비싼 집에 사는구나.'


생쥐가 하는 말은 작가의 어린 딸의 목소리하고 합니다.

말을 더듬는 이 작은 쥐는 다소 혼란스러운 독백으로 자신을 표현하려고 시도하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듯 느껴졌지요.

작은 쥐는 계속해서 아이, 아이...(영어로 '나')라는 말을 반복하는데 그것은 똑같이 반복되는 우리의 일상을 빗대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소음, 번쩍임, 깜박임, 경고음, 밝은 색상, 반짝이는 표면, 반사, 무지개, 시끄러운 소음, 웅웅 거리는 소리,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주의를 끌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속삭임이 더 큰 관심을 끌 때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2021년 피노 컬렉션이 오픈할 때 첫 번째 전시회인 "Ouverture(시작, 서곡)"에서 선보인 이후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1년에 200억의 세를 내는 집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유일한 세입자인 셈이지요.




(ANIMATRONIC MOUSE, HOLE IN A WALL)




그것은 아티스트 라이언 갠더의 작품 '벽의 구멍 애니마트로닉스 쥐' (ANIMATRONIC MOUSE, HOLE IN A WALL)로 그는 이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쥐를 본 백만 명의 사람들은 백만 개의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예술의 목표는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촉매적 모호성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 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면 그것은 별로 좋은 예술 작품이 아닐 것입니다. '


예술의 목표는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촉매적 모호성을 제공하는 일이라는 말을 듣고나니 앞으로는 현대 미술을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접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쪼그리고 앉아 영상을 찍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

돌아보니 쥐를 발견한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눈치였습니다.

녹화를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작은 생쥐가 아기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것을 듣는 동안 이상하게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마도 피노 컬렉션에서 가장 인기쟁이는 그 생쥐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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