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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나무 Jul 23. 2016

6. 초록이 따뜻한 겨울의 브뤼헤

유레일 4,507km의 끄적임 < 브루게 >

                                                




 

Minnewater


'Beautiful and idyllic view of the canal with swans in Bruges, the Venice of the North, Belgium. In the background, the Church Of Our Lady and Beguinage bridge.'


기차에서 내려 지나가는 할아버지께 미네 워터로 가는 방향을 물어보았다. 

일명 사랑의 호수라고 불리지만 시냇물 같은 물길이 이어졌다. 

초록 잔디와 비로드 같은 이끼 옷을 입은 나뭇가지가 더없이 아름답다.

초록이 그렇게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1월의 초록은 따뜻하구나~~'



걷다 보니 간간히 성 같은 집들이 나타나고 사라지고 하다 호수가 나타났다. 

우아한 백조가 물을 희롱하듯 미끄러져 나가는 모습이 고고하다.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을 만큼 그림 같은 풍경이다. 

 



브루게는 '다리'라는 뜻으로 북쪽의 베니스, 혹은 서유럽의 베니스라고 불린다. 

아름다운 중세 건물들과 타원형으로 감싸 흐르는 운하와 다리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이 호수에서 빌면 사랑을 이룰 수 있다는 낭만적인 전설이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결혼하는 부부에게  “금슬(琴瑟) 좋은 부부가 되어 백년해로 하라”는 말을 한다.

금슬은 거문고(금)와 비파(슬)의 소리가 아주 잘 어울린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사랑을 상징하는 새가 원앙이지만 서양에서는 백조를 꼽는다.

그 이유는 백조는 짝짓기를 해 부부의 연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평생 서로에게만 충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백조들을 보니 차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 <백조의 호수>가 떠오른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음악 백조의 호수 역시 마법에 걸려 백조로 변한 오데트 공주가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는 오직 한 가지 비법은 한 사람의 변치 않는 진실한 사랑뿐이다.                                                                                       





          Swan Lake Danse des petits cygnes American Ballet Theatre                                 



마르크트에는 브루게의 상징과 같은 종루 벨프리가 우뚝 서 있다. 

종루 꼭대기에 매달린 크기가 다른 종 47개가 매시 정각을 알리는 아름다운 종소리를 낸다. 

아기자기한 초콜릿처럼 다채로운 색깔과 모양으로 구성된 창문과 지붕들이 동화 같다.


베긴회 수녀원으로 들어서니 수도하는 곳이니 조용히 해달라는 메시지가 쓰여있다.    

조용함과 경건함. 그건 수도원이 주는 이미지일 것이다. 

그러나 뭔지 모를 품격이 느껴지면서 고개를 숙이게 되는 느낌이 온몸을 엄습했다.        

베긴회 수도원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대표적인 브루게 명소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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