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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꽃은 늘 거기 있었는데

익숙했지만 낯설었다

by 시마

※ 브런치북으로 옮기는 글


산책을 하던 중

작은 꽃 한 송이를 발견했다.


솔잎들 사이에 피어있는

노란색의 잎이 잘 정돈된

그 꽃은 유달리 눈에 띄었다.


snake_berry.jpg 알고 지내던.. 하지만 처음 마주한 뱀딸기 꽃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걸음을 멈춰 그 꽃을 검색했고,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름은 뱀딸기 꽃.

어린 시절 자주 보았던

그 뱀딸기 열매의 꽃이었다.


하지만..

그토록 익숙했던 뱀딸기의 꽃을

나는 왜 이제야 처음 본 것일까?


"그동안 나는 왜 이 꽃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아니, 어쩌면 이미 보았지만

그저 지나쳤던 것은 아니었을까?


마치, 자신을 봐달라던

어떤 이의 마음을

그때는 알아채지 못했던 것처럼..


아니, 어쩌면 그 당시

나는 그 아름다움을 볼 줄 몰랐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알아차릴 자격이 부족했는지도,

그것을 알아차릴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지도.


늘 곁에 있어주었지만
이제서야 보이는 것들..


가장 잔인한 감정이라는 '익숙함' 을 이유로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있다.

사실은 가장 소중하고 감사해야 할 인연들인데 말이다.


우연히 마주친 뱀딸기 꽃을 통해

자신을 한 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고맙고 행복하다.


시선과 마음이 머무는 일상의 사색

SIMA – See · Imagine · Muse · Act

(그동안 너무 익숙하게 생각해 나도 모르게 상처를 준 사람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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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문장 하나가, 다음엔 당신의 하루를 채울지도 몰라요.

※ 참고: 뱀딸기 꽃, 우리가 몰랐던 얼굴

- 뱀딸기(Duchesnea indica)는 장미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들이나 길가, 산책로의 양지 또는 반그늘에서 자주 피어난다.

- 5장의 노란 꽃잎이 가지런히 펼쳐지며,
4~6월 사이에 작고 수수한 꽃을 피운다.

- 꽃이 지고 나면 작고 둥근 붉은 열매가 맺히는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뱀딸기’다.

- 뱀딸기 열매는 독성은 없지만 거의 무맛이며,
예전에는 해열, 지혈, 해독용 민간약초로도 사용되었다.

"신이 내게 주신 가장 잔인한 감정
그 익숙함에 눈물 말라간다
해가 지면 아쉬워하다
달이 뜨자마자 아름답구나
기쁘면 꿈이 아니길 바라는 나
슬프면 꿈이길 바라는 나"

- 싸이 노래 'Dream'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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