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운동외길의 마중물이 되어준 운동은 단연코 수영이다. 코로나가 오기 전 대학생 때 잠시 배웠던 수영을 다시 시작했고 몇 년 동안 쉼 없이 배웠다.
https://brunch.co.kr/@simba/18
그때 길러진 체력이 이후 다른 운동들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이 사실. 그렇게 수영을 시작으로 헬스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스카이런도 하고, 등산도 하고, 무에타이까지 도전하기에 이르렀다. 주변에서는 종종 '이제 철인 3종 나가야 하지 않겠어?'라며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달리기 크루에 나가 주변 사람들을 보면 달리기 하나만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달리기는 거들뿐 여러 가지 운동을 수준급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작년 여름 무쇠소녀단이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한 이후로 그 경기에 대한 관심도도 크게 올라갔다. 그녀들과 같은 날 그 대회에 출전한 사람도 있을 정도였으니. 달리기와 수영이 두 종목이니 자전거만 탈 줄 알면 철인 3종경기는 가능한 거 아니냐며 어느 크루원이 내게 말했지만 쉬이 대답할 수 없었다. 실내수영장만 다녀버릇하는 우물 안 개구리인 데다, 처참한 자전거 실력의 보유자이기 때문이다. 옆에 사람이 와도 무섭고, 길이 좁아도 무섭고, 내리막길은 더 무서운 자전거 쫄보. 그게 바로 나다. 그런 내게 철인 3종은 가당치도 않지, 암.
얼마 전 친구와 가볍게 달리기를 하고 무겁게 고기를 먹고 커피를 마시러 갔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친구가 다니는 수영장 친구 얘기를 들었다. 자기는 릴레이 수영대회에 너무 나가고 싶은데 같이 나갈 사람이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내 친구는 '아, 물어보면 아마 바로 한다고 할 친구가 하나 있긴 한데...'라고 했단다. 그 바로 한다고 할 친구가 나였다.(이런 나의 친구도 주 7일을 수영하고 있는 수영 홀릭이다.) 얘기를 들으면서도 사실 속으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치듯 지나가긴 했다. 역시 내 친구는 나를 잘 알아. 그러다 갑자기 이야기가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로 흘러갔다.
'크루 친구가 작년에 나갔던데. 올해가 3년 차더라.'
'어, 그거 곧 한다고 본 거 같은데.'
갑자기 둘이 약속이라도 한 듯 휴대폰을 들어 검색한다.
뭐지, 이 당황스러울만치 자연스러운 흐름은.
대회 신청은 3.31일 오후 2시. 왜인지 나는 쉬엄쉬엄 축제 SNS를 팔로우했고, 대회 신청일과 시각 피드를 친구에게 공유했고, 급기야 당일엔 알람을 맞췄으며,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는 친구에게 바삐 전화를 했다. 초급자 코스 2개, 중급자 코스 1개, 상급자 코스는 3개였다. 처음이니 적당히 중급자 코스로 신청해 보자는 친구. 고마워, 나 하마터면 상급자로 신청할뻔했는데. 난 왜 이런데 욕심이 이렇게 드글드글인지. 하물며 대회 다음날은 예전에 신청해 둔 춘천 트레일런이 있는 날이다. 친구는 '그러면 더더욱 중급자로 해야지 이 사람아ㅋㅋㅋㅋㅋ'라며 한참을 웃었다. 오픈워터 경험도 없고, 자전거도 무섭지만 그래도 한번 도전해 보자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건 기록경쟁이 아니라 놀멍쉬멍 쉬엄쉬엄 할 수 있는 대회여서이다. 자전거는 무려 따릉이를 탄다고 한다. 정말로 나는 쉬엄쉬엄 갈 것이다. 600번대의 대기번호를 기다려 선착순 참가 신청에 성공했다. 잠시 후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둘이서 미친 듯이 웃었다.
덜컥 신청은 했지만 조금 무섭다. 수영을 규칙적으로 하고 있지도 않은 데다 오픈워터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젠 전신슈트를 마련해 연습을 할 수 있는 곳에 가서 운동을 해야 한다. 따릉이는 친구에게 지도편달을 받기로 했다. 달리기야 뭐, 우리 둘이 늘 하는 거니까.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내 인생, Que sera, s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