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바 Dec 03. 2023

(번외)이렇게 해줘도 안 볼 거야?

도서관 정복기


내가 사는 지역은 사용자 입장에서 도서관 시스템이

훌륭히 갖춰져 있다. 같은 구 안에 꽤나 큰 도서관들에다 작은 도서관까지 그 수가 많은 편이고, 웬만한 책들이 구비되어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어디에서 대출했든 반납장소가 제한되어 있지 않다. 제발 책 대출해 가세요 하는 느낌!


원래도 책을 고르는 행위 자체를 좋아해서

도서관에 자주 들락거렸지만, 이젠 내가 원하는 만큼 도서관에서 유유자적히 시간을 보내기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활용해서 도서관을 사용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 시도들을 해보았다.

아이들에게 잠자리 독서로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는 루틴이 올 해로 3년째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타입이 아니다 보니 언제나 다른 책들을 읽어주고 있는데, 세상에는 재미있는 영어책이 너무나도 많다. 너무 많아서 다 살 수도 없다. 커버만 보고 아이들이 좋아할지 아닐지 알 수도 없더라.
이 영어 그림책이 내가 도서관을 알차게 활용하고, 도서관 루틴을 만든 계기가 되었다.



그럼 어떻게 책을 '잘' 빌릴 수 있단 말인가?

첫째, 일단 가족 모두 도서관 카드를 만든다.
가족회원으로 지정하면  다른 가족 명의의 카드로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묶어놓는 것이 좋다.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보여주면 가능하다.)
서울은 카드당 최대 20권의 책을 대출할 수 있다.
구립도서관은 최대 5권, 보통 주민센터 내에 위치한

작은 도서관은 최대 4권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그리고 내가 간 도서관에 원하는 책이 없는 경우

'책나르샤(상호 대)' 신청하면

내가 지정한 도서관에 지정한 책을 배달해 주는 제도가 있다. 개인적으로 사용자에게 가장 은혜로운 제도라고 생각한다.(얇은 영어책은 도서관에서 찾는 것도 정말 힘들다.)
책의 대출기간은 기본 2주, 1번에 한해 연장가능해서

최대 3주이다. (상호대차, 예약된 책은 2주)
우리 가족은 최대 80권의 책을 대출할 수 있는 셈이다.

3주 안에 80권의 책을 어떻게 다 읽느냐고 하지만,

도서관의 장점이 내가 산 책이 아니라 부담이 없는 것 아닌가. 나에게 맞지 않는 책이다 싶으면 마음 편히 덮을 수 있다.

둘째, 매달 회원마다 3권씩 희망도서 신청을 한다.
도서관에 구비되어 있지 않은 신간이나, 5년 이내 출간되었으나 도서관에 없는 도서 등의 경우 구매를 요청할 수 있다.
구입 기준에 부합하는 책은 회원당 3권씩 희망도서를 구매해 줄 뿐만 아니라, 우선대출예약도 가능하다.

내가 신청한 책을 도서관에서 구입해 주고 내가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어마한 장점이 있다.
좋은 책은 여러 도서관에 신청한다.

널리 도서관 회원을 이롭게 하라!
이렇게 하면 우리 가족은 한 달에 12권의 새 책을 희망도서로 신청하고 먼저 읽어볼 수 있다. 매월 1일부터 신청이 가능해서, 월말이 되면 서점에서 희망도서로 신청하고 싶은 신간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셋째, 그럼 도서관은 언제 가는가?
집 앞에 있는 작은 도서관은 거의 매일 가는 것 같다.

반납도 해야 하고, 상호대차 책들도 받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 근처에 있는 도서관은 점심시간에 금방 다녀온다.

다른 도서관도 대출할 책들을 좀 모아서 한 달에 한두 번씩

직접 대출하러 간다.
가기 전에 내가 대출할 책들이 있는지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하고, 청구기호를 적어가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은 멀지 않은 곳에 도서관이 많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양질의 도서를 구비하고 있어야 품이

아깝지 않은데, 다행히 우리 구의 도서관들은 보유도서의 양과 질이 엄청나다.  너무 감사한 일!

마지막으로, 상습연체회원이 되지 않으려면 약간의 손품 루틴이 필요하다. 

반납일 하루 전에는 카카오톡으로 알림이 오긴 하지만, 반납일에 맞춰서 대출기간 동안 책을 꾸준히 읽어야 한다.
그러려면 대출자료의 반납일을 잘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크롬으로 도서관 홈페이지 바로가기를 지정해 놓고,

가족 회원 명의 당 반납일을 수시로 확인하고 체크한다.

또한 나 같은 경우에는 상호대차 책들은 늘 5권이 신청되도록 관리한다. 상호대차 책을 반납하고 나면 원하는 책을 골라 바로 신청하는 식이다.(영어책 골라서 보내주는 사서님들 정말 최고!) 이렇게 훌륭한 복지제도를 활용하는데 최소한의 노력이 아닌가 싶다.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종합 독서율은 47.5%, 종합 독서량은 4.5권이라고 한다. 1년 동안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성인이 50%가 넘는다는 말이다.
읽고 싶은, 재미있는, 도움이 되는 책이 너무 많아서

병렬독서를 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내 주변엔 책 읽는 사람들 밖에 없는데...
도서관에서 보고 좋은 책들을 집에 구비하면 공간도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도서관에 좋은 프로그램들은 또 얼마나 많단 말인가. 아이들에게 '읽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해 줄 수 있다. 무료로!

나의 이 도서관 루틴이 필요한 사람에게 가닿기를 바라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