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2023년이 지나가고 2024년이 되었고 1월 초에 후배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선배님들, 저희 이번에 공연하는데요. 혹시 같이 하실 수 있으세요?"
우리랑 같이 공연을 하고 싶다는 제의였다.
하지만 우리는 기약이 없는 상태였다.
드럼이 언제 돌아올지, 아니 돌아오긴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뭐라 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그러다 결국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
"미안한데 지금은 좀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공연 보러 갈게요!"
그때는 우리 공연 따로, 그들의 공연 따로라고 생각했다. 같이 참여는 못하지만 공연을 보러 가면 나중에 우리가 공연할 때 그들도 도움을 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었다.
(결국 우리는 같이 공연하게 된다)
1월 말.
까마득한, 얼굴도 모르는 후배들의 공연을 보러 갔다. 펜더와 나, 베이스와 남컬. 넷이서.
무대에 오른 후배들은... 현생에 찌든 우리와는 달랐다.
생기 넘치고, 어리고, 발랄하고, 재밌었다.
끼도 넘치고, 무대에 서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자신감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공연이 끝나고 우리끼리 술 한잔을 했다.
"애들 잘하지?" 누군가 물었고,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도 해야하는데."
베이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드럼도 언제 올지 모르고."
"멤버 교체 해야 하나?"
분위기가 조금 무거워졌다.
"근데 솔직히... 우리 끝난 거 아니야?"
베이스가 더 조심스럽게 물었다.
"일단.. 조금 더 기다려보죠."
펜더가 웃으며 말했지만, 그 웃음 뒤에 불안이 묻어있다는 걸 다들 알았다.
"일단 드럼한테 연락이나 해보자. 요즘 어떤지."
내가 말했고, 모두 동의했다.
불안했던 것 같다.
후배들의 공연을 보면서 부러우면서도, 우리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린 건 아닌가 싶었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된 4월 어느 날, 단톡방에 메시지가 왔다.
드럼이었다.
"저 이제 시간 좀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10개월 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