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어린이날

sns에 올리려다가 고이 간직한 그날의 그 글.

by 심바

어린이였을 때를 되돌아보려고 "몇 년 전이지?"라고 생각하면 벌써 그 숫자가 20년 정도를 가리킨다. 조금 머리가 크고 난 후에는 습관적으로 어린 시절 앨범을 본다. 중고딩 때는 내 어린 시절 모습들이 그냥 창피하기만 했는데 이십 대 후반이 된 지금은 내 어린 시절이 참 기특하고 딱하면서도 귀엽게 느껴진다.


모든 방면에서 빠릿빠릿하고 눈치가 빠른 편은 아니었던지라 좋은 기억도 있지만 힘들었던 기억들도 잔상처럼 남아있다. 그래서인지 20년 넘게 살아가고 있는 지금 동네에서 내 어린 시절의 행동과 비슷한 성향(?)을 띄는 어린이들을 보면 과거의 내가 겹쳐 보인다. 그래서 나는 아무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그들을 응원한다. 어쩌면 과거의 나를 위로하는 행동일 수도.


지금 조금 위축되고 힘들지라도, 그럼에도 시간은 흐르며, 고뇌가 생기고, 생각은 발전하고, 결국엔 어른이 된다. 그 긴 시간을 통해 27살의 어떤 한 사람이 어린이날을 축하할 수 있게 되었다.



기억도 제대로 안나는 민속촌에 가서 글씨 쓰는 할아버지가 무섭게 느껴지고, 같은 번호 짝꿍이 놀려서 가자미가 되도록 째려봐도 풀리지 않는 분함도, 유년시절을 오랜 시간 동안 같이 보낸 친구와 같은 학교에 입학했던 쌀쌀했던 2002년 3월도, 처음 자전거를 타고 유치원에서 종이모자를 쓰고 소고 치면서 퍼레이드(?)했던 그 모든 기억들이 미래의 너희 모습을 지탱해 주는 한 부분이 되리라 믿으면서, 결론은,


어린이날을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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