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상실 경험

애도 상담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by 심풀

사람은 누구나 죽음과 사별 슬픔을 겪는다. 사람들이 노년기에만 겪는 일이 아니라, 모든 연령에서 상실을 경험할 수 있다. 상실 이후 애도의 여정에 동반되는 다양한 감정은 상담을 통해서 치유된다. 상담사는 죽음을 깊이 이해할 수 있어야 바른 상담관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웰다잉 공부를 하여 죽음학, 노년학 등에 접근하여 애도 상담을 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나의 상실 경험은 두 개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관계적 상실(부모상실)이다.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대상을 잃었을 때 슬퍼하고 분노하고 불안을 느끼는 증상을 대상상실이라고 한다. 이 중에서 가장 큰 고통은 사랑하는 이가 내 곁에서 떠나가는 것이다. 나는 아버지와 2019년 4월 부활절에 사별했다. 올해 6주기를 지났는데, 지난 5년 동안 아버지 사진을 보지 못했다. 다행히 올해부터 사진을 볼 수 있다.

19살에 시집온 엄마는 아버지와 실과 바늘처럼 사셨고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난 것을 본 적이 없었다. 60여 년 동안을 함께한 아버지를 잃고 홀로 있는 엄마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었고, 엄마도 따라 죽겠다고 했다.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불쌍해 보였다. 아버지 없는 세상에 남은 엄마의 모습은 몹시도 낯설었다.


자녀들의 슬픔도 컸겠지만 각자가 감당할 수 있었을 것이고, 엄마는 홀로서기에 너무 연약해 보였다. 엄마의 눈물 뒤에 나의 슬픔을 가려야 해서 함께 울 수가 없었고 제대로 애도를 하지 못했다. 그때 직장생활을 하면서 야간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었던 시기여서 논문 주제를 배우자 사별로 잡았다. 사별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고 싶었고 무엇보다 엄마가 극복하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논문을 쓰는 동안, 노년기에 배우자를 잃은 분들의 사례연구가 엄마를 돕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이후 복지관에서 상실로 인한 정서 지원 상담을 진행하면서 웰다잉을 공부하고 자격 과정을 밟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상실과 애도에 대한 관심이 더욱 깊어졌고, 새로운 관점을 형성하려고 계속 노력중에 있다.


아버지를 잃은 상실 경험의 충격이 컸다. 애도공부를 하다보니 나도 가족도 이웃도 제대로 애도를 하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을 느꼈다. 아버지가 보고 싶고 아직도 가끔 살아계신 것만 같다. 가끔 아버지를 뵈러 갔기 때문에 내가 친정에 가서 산소에 들르지 않을 때는 착각하기도 한다. 아버지가 아직 살아계시면 좋겠다고. 딱 한번이라도 좋으니 아버지와 만나고 싶다는. 그런데 배우자를 잃는다면 그 지독한 상실감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나의 논문 중에서>

사별을 경험한 노인 연구참여자들이 홀로서기 삶을 위한 노력 속에서 자신에게 남아있는 여생을 재구성하기 위해서 새로운 삶에 대한 미래 계획을 설계하였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홀로서기에 숙달이 되고 배우자 사별 후 갖게 된 삶의 신념을 자녀들에게 들려주면서 여러 가지 활동을 추구하기도 하였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홀로서기에 숙달이 되고 배우자 사별 후 갖게 된 삶의 신념을 자녀들에게 들려주면서 여러 가지 활동을 추구하기도 하였다. 마음의 의지가 되는 신앙생활의 힘을 강조하며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고 하였다. 건강을 잘 다스리고 가꾸며 건강의 악화를 막아서 자녀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하였다. 건강하게 살면서 주변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신념과 기대를 갖고 향후 새로운 삶을 계획하게 된다.


두 번째는 역할상실감이다.

한때 공허함과 무기력에 빠졌으나 서서히 성취감, 자신감, 자존감이 회복되고 있다.

지독한 상실 경험이다. 박사논문 후 할 일을 찾는데 장벽이 높고 내 자신이 한없이 좌절되는 순간인 지금인 것 같다. 내가 지금 자리를 잡지 못해서 마음이 힘든 상황이고 애도상실 공부로 내가 먼저 위로를 받고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상실은 치유되었다가 다시 상실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미루지 않고 치유하는 것이 건강한 치유방법인 것 같다. 치유하는 방법은 상담도 있고 나눔도 있고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는 애도 상담을 위해서 꾸준히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고 배울 것이다.

<아버지와 잡은 마지막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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