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의 슈퍼 히어로들 Part 1
맑은 개울가에 푸른 하늘을 뒤덮는 나무들 사이로 빛이 찬란하게 내려온다. 하영이와 친구들, 그리고 매종은 개울가 옆 돌다리에 자리를 잡고 가지고 온 도시락을 꺼낸다. 풍성하다.
태식이, 간신배 그리고 심복은 나무 뒤에서 그들을 지켜본다.
“그런데 태식아…”
“왜?”
“양아치 짓 안 한다면서 왜 이렇게 몰래 따라온 거야?”
간신배의 말에 태식이는 눈알을 굴리며 생각을 한다.
“몰라, 나도. 그냥 쟤들을 어떻게는 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따라와 봤어.”
“우리는 점심 안 먹어?”
“기다려봐. 조금 있다가 먹으면 되잖아.”
“쟤네들 개울가로 밀어버리려고?”
“아, 그럴까?”
태식이는 자신이 여기에 왜 왔는지 까먹은 듯하다.
“그래. 밀어버리자.”
태식이의 말에 간신배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지만 태식이가 하자는 데로 하려 한다.
“그런데 다른 애들은 왜 안 따라온 거지?”
간신배는 뒤를 보며 같이 있던 학생들을 찾아본다. 그 많던 태식이 무리대신 심복 한 명만 보인다.
"다른 애들은 밥 먹으러 갔는데? 나만 따라오라는 말 아니었어?"
심복의 말에 간신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내쉰다. 태식이와 간신배 그리고 심복은 조심히 매종에게 다가간다.
그때 개울가의 물에서 큰 소리와 함께 물의 흐름이 바뀐다. 개울물은 순식간에 근처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는 아이들과 뒤에서 지켜보는 태식이 무리를 덮친다.
"꺅!"
다 젖어버린 여자 아이들과 오진이 소리친다. 매종 역시 흠뻑 젖었지만 먼저 헤드폰이 고장 났는지 확인해 본다.
"에이씨!"
태식이와 간신배 그리고 심복은 한껏 젖은 자신들의 옷을 털며 짜증 섞인 소리를 낸다.
"너네는 왜 여기 온 거야?"
오진이 그들을 발견하고는 묻는다.
"네가 여기 전세 냈어?"
간신배가 시비걸 듯 되받아친다.
"전세 없어진 지가 언제인데?"
오진의 거침없는 대꾸에 태식이와 간신배 그리고 심복은 열받는다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오진은 그들의 표정이 무섭다는 시늉을 하며 하영이 뒤로 숨는다.
"여긴 왜 온 건데? 또 매종이 괴롭히려고?"
"우리가 언제 괴롭혔다는 거야?"
태식이가 말한다.
"그럼 여긴 왜 왔는데."
하영이의 말에 태식이는 간신배를 한번 쳐다보고는 그 자리에 앉는다.
"개울물 소리 들으려고 왔다."
태식이의 말에 간신배와 심복도 따라 앉는다.
"뭐야 싱겁게."
오진이는 여자 아이들과 매종을 모아 둥글게 앉는다. 그리고 도시락 음식을 쳐다본다.
"다 젖었네."
"그냥 먹으면 안 되나?"
"개울물에 젖었잖아. 바이러스 있으면 어쩌려고."
그때 그곳에 있던 8명의 아이들이 무엇에 홀린 듯 눈이 동그라진다. 순간 주위가 개울물 속으로 변한다.
'너희들 각각에는 신비한 능력이 주어졌으니 세상에 나가 이롭게 사용해라.'
개울물이 사라지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아이들은 서로를 쳐다본다.
"방금 뭐였어?"
"너도 들었어?"
"신비한 능력이 주어졌다고?"
"세상에 나가 이롭게 사용하라는 건 무슨 말이야? 홍익인간이 되란 말인가?"
하영이와 친구들은 서로 들은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말하다가 매종을 쳐다본다. 매종도 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은 태식이와 간신배, 그리고 심복을 쳐다본다.
"나도 들었어."
"우리 다 들은 거야?"
"근데 그게 뭔데?"
"모르지 나야. 젖은 것도 짜증 나는데 웬 환청이 들리는 거야."
태식이는 짜증 내며 옷을 털면서 일어난다. 간신배와 심복도 함께 일어난다. 그때 매종이 심하게 눈을 깜빡이며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 소리는 아까 개울가에서 나던 소리와 같다. 태식이와 간신배, 그리고 심복 역시 매종을 따라 심하게 눈을 깜빡이며 같은 소리를 낸다.
"뭐야 뭐야?"
오진이 놀라며 다시 하영이 뒤로 숨는다. 그런데 갑자기 오진이와 하영이를 비롯해 라니와 제아도 똑같은 행동을 한다.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매종을 앞에 두고 각자의 자리로 움직인다.
"우리가 왜 이러는 거지?"
오진이 놀란 얼굴로 자신의 몸을 흔든다. 그때 매종의 오른쪽 다리가 움직인다.
"뭐야?"
간신배가 말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몸을 흔든다. 그때 매종의 왼쪽 다리가 움직인다.
"혹시..."
하영이가 아이들이 자리 잡은 형태를 살펴본다. 매종을 제외한 아이들의 행렬에서 하영이가 맨 앞에 나와있다.
"라니야, 움직여봐."
하영이의 말에 라니가 움직여본다. 그러자 매종의 오른쪽 팔이 움직인다.
"제아도."
하영이의 말에 제아가 움직여본다. 매종의 상체가 움직인다.
"너도 움직여봐."
하영이가 태식이에게 말한다. 태식이가 움직이자 매종의 하체가 움직인다.
"마지막으로 너."
하영이가 심복에게 말한다. 심복이 움직이자 매종의 왼팔이 움직인다.
"이런 건 어떻게 알았어? 왜 우리만 움직이냐? 너도 움직여봐."
태식이의 말에 하영이도 움직여본다. 그러자 매종의 머리가 움직인다.
"나 알 것 같아."
매종이 움직이는 머리를 보며 하영이 말한다.
"뭘 알아?"
태식이의 질문에 하영이는 매종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지금 매종이 몸의 각 부위가 우리의 담당인 거야. 내가 머리 담당이고 아까 매종이 움직인 신체 부위별로 너희들이 각각 담당하고 있는 거야.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위치를 봐봐."
하영이의 말에 아이들은 그제야 자신들의 서 있는 모양이 인간의 육체를 상징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하영이를 선두로 제아가 하영이 뒤에 서 있고, 제아 왼쪽으로는 심복이, 오른쪽으로는 라니가 서 있다. 제아 뒤에는 태식이가 서 있고 태식이 오른쪽으로는 오진이, 왼쪽에는 간신배가 서 있다.
"이게 뭐야? 왜 이러는 건데?"
태식이 짜증 난다는 말투로 말한다.
"모르지 나야. 내가 머리, 제아가 윗몸, 라니가 오른팔, 너 심복이 왼팔, 태식이가 아랫몸, 오른 다리는 오진이, 왼 다리는 간신배."
하영이 지금 상황이 재밌다는 듯 어깨를 들썩이며 말한다.
“야, 매종. 넌 지금 어떤데?”
태식이의 말에 매종은 자신의 몸을 움직여 본다. 다른 아이들이 가만히 있는데 비해 매종은 자유로이 몸을 움직인다.
“왜 저 새끼만 멀쩡한 건데?”
태식이는 짜증 난다는 듯이 말한다.
“매종. 우리 좀 풀어줄 수 있어? 지금 우리는 몸이 말을 안 들어.”
하영이 매종에게 말하자 매종은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그리고는 몸을 계속 움직여본다. 아이들은 여전히 제자리다.
“안 되는 거 같은데 다른 방법을 찾아봐.”
매종은 자신의 망가진 헤드폰을 쳐다본다. 그리고 헤드폰을 써본다. 그제야 아이들이 몸을 자유롭게 움직인다.
“뭐야! 그럼 저 새끼가 헤드폰을 계속 쓰고 있어야 우리가 마음대로 움직인다는 거야?”
간신배가 말한다. 태식이는 이 상황이 짜증 나는 표정이다. 심복이 매종을 밀친다.
“야, 네가 어떻게 한 거 아니야? 이게 어찌 된 거야?”
하영이와 친구들이 넘어진 매종 앞에 선다.
“매종이가 뭘 했다고 그러는 거야. 우리 다 같이 소리 못 들었어? 신비한 능력이라잖아.”
하영이 말한다.
“그래. 근데 그게 왜 이런 식으로 되냐고.”
심복이 화난다는 말투로 말한다. 그때 반대방향에서 다른 학생들이 소리 지른다. 개울가에 있던 아이들도 무슨 일인지 가본다. 흉측하게 생긴 괴생물체가 돌아다니며 학생들을 공격하고 있다. 괴생물체의 덩치는 장성한 어른 다섯 명을 합친 듯한 크기이고 입에서는 불이 나와 근처에 있던 사람들을 태워 죽였다.
“혹시 저런 이유로…”
하영이 말한다. 그리고 매종을 쳐다본다.
“매종, 헤드폰 벗어봐.”
매종은 하영이 시키는 대로 헤드폰을 벗는다. 그러자 7명의 아이들이 인간 육체의 자리로 돌아간다.
- 3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