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감이라는 이름의 가면

아들러 '우월 콤플렉스' - 현대의 취약형 나르시시즘

by 제인 Jane




나는 예전에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모임에서 언제나 목소리가 크고, 자신이 겪은 경험을 자랑처럼 이야기하던 사람, 처음에는 그 사람이 정말로 능력 있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어딘가 모르게 지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는 누군가가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려하면, "내가 해봐서 아는데"로 상대방의 말을 끊도 했는데, 나는 최근에 들어 그 안에서 무언의 신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 여기서 가장 잘난 사람은 나야.'

그것은, 어쩌면 그 사람의 '우월감'이라는 이름의 가면일지도 모른다.






아들러는 말한다.
진짜 열등감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그리고 오히려 그것을 감추기 위해 더 큰 목소리, 더 많은 타이틀, 더 과장된 태도를 만들어낸다고.


자신이 약하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강한 척을 자주 한다.


실패가 두려운 사람일수록 완벽주의자가 되고, 사랑받고 싶은 사람일수록 냉소적으로 행동한다.

그건 결핍을 가리는 방식이면서, 동시에 결핍을 더 깊게 만드는 방식이기도 하다.


사실 그런 장면은 회사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리고 가족 안에서 은근히 자주 보인다.


실수하지 않는 완벽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일을 벌이거나, 타인의 감정에 무심한 채 결과만 집착하거나, 겉으로는 여유 있어 보이지만 자기보다 잘 나가는 사람 앞에서는 쉽게 예민해진다.






아들러가 말한 그러한 '우월 콤플렉스'는, 현대 심리학에서 말하는 '취약한 나르시시즘'과 매우 유사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겉으로는 강하고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사실은 내면이 쉽게 상처받고 비교에 흔들리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언제나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순간에는 작은 일에도 쉽게 감정이 무너져 내린다.


이런 상태는 '자존감이 높다'라는 인상을 줄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자존감이 흔들릴까 봐 방어 중'인 경우가 많다.



물론 우리 모두 이런 경험을 한 번쯤 했을 가능성이 크다.


를 들어 시험을 잘 본 친구에게 괜히 시니컬하게 굴거나, SNS 또는 텔레비전에서 누군가의 성공을 보고 부러움보다는 냉소가 먼저 불쑥 올라올 때 등이 해당된다.


그건 아마, 나도 모르게 내가 느끼는 불편함으로부터 나를 지키려는 무의식적 방어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가면은 오래 쓰기 힘들다.


무겁고 답답하고, 결국엔 나조차 내 진짜 얼굴을 잊게 만든다.


그런 틀어진 우월감을 입은 채 나를 잊고 살아가다 보면, 자존감이 자라는 게 아니라, 점점 더 많은 외적 기준으로 나를 유지해야만 하는 삶이 되어버린다.


그러니, 이제는 가면을 벗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내가 약할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고, 못난 모습도 내 일부로 받아들이고, 또한 타인의 칭찬 없이도 나를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진짜 자존감은, 누구보다 잘나야만 갖게 되는 게 아니라, 내가 나를 정확히 알고도 사랑할 수 있을 때 생기는 것이니까.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