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조직혁명>에서 <초유기체적 인간>까지
[월간 책거리] 7월호 목차
7월에는 5권의 책을 읽었다. 여름에는 역시 시원한 지하철에서 책 읽는 게 꿀잼이지.
1. 애자일 조직 혁명 / 스리람 나라얀
2. 도요타 인재혁명/ 데이비드 마이어, 제프리 라이커
3. 나는야 호기심 많은 관찰자 / 임정욱
4. 조직문화가 전략을 살린다. / 안근용, 조원규, 한승진
5. 초유기체적 인간 / 정연보
평점: 4
애자일에 대한 다양한 책이 있지만, 이 책은 다소 특이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단순히 '애자일이 무엇이다'가 아니라, 애자일을 조직에 도입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집중해서 다룬다. 특히 어떻게 조직을 디자인할 것인지, 재무와 인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평가나 커뮤니케이션, 심지어 사무실 구조까지..꼼꼼하다. 작가인 스리람 나라얀은 IT기업의 Agile 컨설턴트인데, 정말로 책을 읽다 보면 컨설팅의 관점에서 조직을 바라보게 된다. Digital Tranformaion에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하지만, 참고로 아주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다.
평점: 3.5
최근 애자일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요타에 대해서도 관심 갖고 연구하고 있다. (최근 불매 운동 때문에 좀 껄끄럽긴 하지만 ^^;;) 이 책은 도요타가 어떻게 인재를 육성하는지 그 철학과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적었다. 제조업이라 현재 내가 일하는 스타트업과 맥락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몇 가지 아이디어는 도움이 되었다. 핵심 지식을 찾아내고, 표준화하고, 확산하고, 이를 끊임없이 반복하기 등. HRD에 계신 분들은 한 번씩 읽어볼 만하다.
도요타가 인재 육성에 힘쓰는 이유는 2가지이다. 그들이 바로 업무를 수행할 사람이자 업무 수행 방식을 개선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도요타에서는 근로자 모두가 문제 해결사이다. 그들은 각 과정에서의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문제를 해결한다. 이것이 바로 ‘가이젠(改善)’이다.
평점: 3.5
스타트업계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는, 임정욱 센터장님의 책이다. 사실, 그분의 블로그를 자주 들어가서 보는 편이라, 많은 내용이 익숙했다. 하지만 역시나 재미있게 읽었다. 자신의 경험과 배운 점을 이렇게 상세하게 기록하고 남기는 것이 쉬운 게 아닌데, 그런 점에서 참으로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 실리콘벨리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문화나 일하는 방법을 알고 싶은 분들께 권하고 싶다.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다.
평점: 3.5
조직문화를 다루는 책들은 보통 시야가 넓은 편이다. 문화라는 것 자체가 가볍게 다루기 어렵고, 원인과 결과도 꽤나 복잡한 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번에 읽은 이 책은 실무자들이 써서 그런지 꽤 구체적이고 실용적이었다. 물론 서로의 생각이 모두 똑같을 수는 없고, 개인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운 대목도 살짝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이러한 시도의 책들이 더 많이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직문화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평점: 4.5
말할 것도 없이 이달의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굉장히 거대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떻게 지금의 우리가 되었나?" 이는 마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나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인 유전자'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들며 '인간이란 무엇이며, 다른 종과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데, 책 한 장 한 장을 읽으며 머리가 혼란스럽고 어지러울 수도 있다. 특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도덕과 윤리, 인권, 자유의지, 종교.. 등에 대해서 무지막지한 질문과 그를 뒷받침하는 저자의 주장과 근거가 마구 출몰한다.
개인적으론 올해 1월에 읽은 '부의 기원'이 다시금 떠올랐고, 사회생물학과 복잡계는 남은 인생 동안 반드시 마스터해야겠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인간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 모든 분들에게 권한다.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는 데 있어서 얼마간의 배경 지식을 필요로 하긴 하지만,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과 충격은 어마어마하다. 참고로 이 책을 읽고 지금 한일 관계나 불매 운동을 바라보면 굉장히 새로운 시야가 열린다. 두고두고 읽고 싶은 놀라운 책이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모순적인 존재이다. 사람은 한편으로는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개인적인 생존과 번식을 도모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윤리를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고 협동하며 초유기체의 건강을 도모한다.
인류는 개미 같은 완전한 초유기체는 아니지만 필요에 따라 초유기체성을 드러내는 조건부 초유기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