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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Nov 18. 2019

월간 성찰 2019년 10월호

경험하고, 만나고, 읽은 책에 대하여

[월간 성찰 & 책거리 10월] 


10월 에도 재미있는 일이 많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10월 초에 제주도로 떠난 가족 여행이다. 원래는 3박 4일 일정 이었지만, 태풍이 몰려온다고 해서 하루빨리 제주도로 향했다. 그렇게 급하게 비행기 표를 변경하고 숙소를 잡고 떠났는데, 괜찮을지 걱정도 많이 되었다. 



하지만 역시 걱정은 기우였고, 하루 먼저 떠나기로 한 결정은 탁월했다. 만약 원래 가기로 한 날짜에 갔다면 결항으로 여행을 아예 못 갔으니 말이다. 급하게 잡은 숙소도 기대보다 만족스러웠다. 특히 1층 카페 같은 공간이 너무 포근하고 좋았다. 비 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따뜻한 유자차를 마셨는데, 아직도 기억난다. 

  


물론 다음 날부터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제대로 놀지는 못했다. 천제연 폭포를 갔으나, 폭우로 인해 관람을 할 수 없었고. 오후부터는 쏟아지는 폭우로 숙소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에피소드로 기억된다. 그게 여행의 좋은 점이 아닐까. 계획대로 이뤄져서 성공적이면 즐겁고, 만약 계획이 실패하더라도 나중에 이야기 나눌 수 있으니 그 또한 의미있다. 성공이든 실패든 뭐가 그리 중요할까. 



코엑스에서 진행한 애자일 코리아 컨퍼런스 2019도 기억에 남는다. <Agile의 멋진 파트너, OKR 이해하기>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아직은 애자일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라서, 내가 무슨 자격이 될까 싶었는데.. 그래도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시고 적극적으로 들어주셔서 감사했다. 부단히 노력해야지. 



지난 달에 읽은 책은 다음과 같다.

1. 아마존 미래전략 2022 / 다나카 미치아키

2. 여행의 이유 / 김영하

3. 레고, 상상력을 팔다 / 김민주

4. 인문학의 미래 / 월터 카우프만

5. 조직문화 통찰 / 김성준 

6.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학교, 서머힐 / A.S. 닐



지난달, 내가 읽은 책들


1. 아마존 미래전략 2022 / 다나카 미치아키

개인적으로 미국 기업 중에서 구글과 아마존에 관심이 많다. 아마존에 대한 다른 경영 서적들과 비교해 봤을 때, 전반적으로 아쉬운 책이다. 일본인 특유의 편집은 나쁘지 않지만, 저자만의 인사이트가 부족했다.  


2.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오랜만에 읽는 김영하 작가의 책. 최근에 에세이와 같은 말랑한 책을 읽은 적이 거의 없어서, 사실 넘기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출퇴근 길이 잠시나마 행복했다. 여행에 다녀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내용도 좋고 문장도 수려했지만, 무엇보다 김영하 작가만의 나름의 철학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여행지에 겪은 경험 중에선 나와 비슷한 것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런 유사점이 발견되어 더욱 신기했었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3. 레고, 상상력을 팔다 / 김민주

레고 사례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려고 본 책인데, 다소 아쉬웠다. 앞선 '아마존 미래전략 2022'와 마찬가지로 저자만의 인사이트가 없었다. 사실을 잘 정리하고 편집해 놓은 수준에 가까웠다. 물론, 그 또한 의미 있긴 하지만 내 기대가 높았던 탓일까. 


4. 인문학의 미래 / 월터 카우프만

과거에 추천받은 책이어서,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이제야 본다. 학계나 교육계에 꽤나 비판적인 시각을 담고 있으며, 읽다 보면 왜 인문학에 위기에 처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도움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추천한다.  


5. 조직문화 통찰 / 김성준 

지금은 회사를 나오셔서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활동하시는, 존경하는 김성준 작가님의 책이다. 올해 실인컨(실무자 인적자원 컨퍼런스)이나 스타트업 HR 학습 모임(Sim-HR)을 비롯하여 다양한 곳에서 만나고 배우고 있는데,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지식의 깊이와 시선에 따뜻함에 반하게 된다. 그래서 갓성준, 빛성준 하나보다. 


사실 책에 나오기 전에 주된 내용을 사전에 읽고 피드백드렸던 적이 있었다. 그때 읽으면서 "국내에서 출간된 조직문화 책은 곧 천하 통일 하겠구나"라는 예감을 했었다. 사실 국내에서 조직문화가 연구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그래서 아쉬운 점이나 오해도 많고(특히 수평적 조직문화), 특히 스타트업의 조직문화를 조망한 책은 더더욱 드물다. 그런 상황에서 많은 고민과 생생한 사례, 그리고 저자 나름의 시각이 균형 잡히게 들어간, 최근에 보기 드문 수작이다. 조직 문화나 HR 담당자 그리고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나도 부지런히 노력해야지 :)  



6.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학교, 서머힐 / A.S. 닐

예전에 심마니 스쿨 활동할 때 대안교육에 대해서 정말 많이 읽었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읽는 서머힐이다. 그때는 마냥 좋게만 보이고, 이상적으로만 느껴졌는데 이런저런 경험을 거치면서 조금씩 균형 잡힌 관점과 비판적인 태도로 보게 된다. 읽으면서 '국내에 이런 학교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나 또한 '자유로운 아이들을 위해서' 내가 있는 자리에서 노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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