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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Sep 08. 2019

월간 성찰 2019년 8월호

경험하고, 만나고, 읽은 책들

[월간 성찰 8월] 발간에 앞서 

앞으로는 월간 성찰에 책거리를 함께 담을 예정이다. 현재 상황에선 그게 최선으로 보인다.


1. 에고라는 적 / 라이언 홀리데이

2. 소셜 애니멀 / 데이비드 브룩스

3. 유대인 창의성의 비밀 / 홍익회

4. 만들어진 신 / 리처드 도킨스




지난달, 의미 있었던 사건들  


1. 아나모 1박 2일 캠프

아나모라는 모임이 있다. 2012년 당시 같은 직장을 다니던 동료들인데, 아직까지 친밀하게 교류하며 지낸다. 10대부터 30대까지, 나이대도 성별도 여러모로 다양하다. 몇몇은 엄마 아빠가 되었고, 몇몇은 결혼을 했고, 몇몇은 직장을 구했고, 몇몇은 여전히 학교를 다닌다. 이렇게 스팩트럼이 넓은 커뮤니티이다 보니, 관심사가 비슷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만나면 의외로 재미있다. 살아가는 고민은 다들 비슷비슷한 것 같다.  



이번에 처음으로, 함께 모여 1박 2일로 캠핑을 갔다. 오랜만에 모여 수다를 떨고, 마피아 게임을 하고, 보드게임을 하니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재원이도 삼촌들과 이모들이 잘 놀아주는 덕분에 즐겁게 놀았다. 고마운 인연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  



2. 다양한 만남들

앞서 캠핑 외에도 8월에는 유난히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함께 일하던 팀 동료들, 예전 직장 동료들, 대학교 후배 등등. 누군가는 나에게 왜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냐고 묻지만, 나는 되려 묻고 싶다. "만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적어도 나에겐 반가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유일한 취미이자, 배움이자, 삶의 의미다. (물론 그렇다고 말하기엔 스스로가 연락하는 것을 너무 게을러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긴 하지만) 


오랜만에 근황을 공유하고,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인지 듣고, 또 어떤 삶을 사는지 듣다 보면 많은 것을 배운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도 보이고, 종종 도움받을 것도 생겨난다. 시간과 기회가 허락되는 선에서, 앞으로도 계속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고, 삶을 나누고 싶다. 




지난달, 내가 읽은 책들


1. 에고라는 적 / 라이언 홀리데이

평점: 3


꽤나 기대했던 책인데! 다소 아쉽게 읽었다. 저자의 생각에는 충분히 동의하지만, 이러한 류의 책에 관심이 많은 나에겐 그다지 새로운 개념이 없었다. 특히 저자는 에고가 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나는 그에 동의하지 않는다. 에고는 나의 적이자, 파트너이자, 친구이기도 하다. 에고와 대립 각을 세우는 것은 별로 이롭지 않다. 차라리 '여러 개의 자아' 개념이 더 대안적이다. 하나의 성공적 자아에 지나치게 매몰되는 것을 조심하고, 다수의 자아들과 균형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이 책은 다소 단편적이고, 이분법적이었다. 차라리 아래의 [소셜 애니멀]을 추천하고 싶다. 



2. 소셜 애니멀 / 데이비드 브룩스

평점: 4.5


이 책의 핵심 질문은 "무엇이 우리를 비범한 성취와 행복으로 이끄는가?"다. 이를 보면 훌륭한 자기계발서이긴 한데, 단순히 그러한 분야로 치부하기엔 다루는 주제나 내용이 엄청나게 넓다. 마치 현대의 '교양 서적'이라고 불릴 만하다. 선택, 무의식, 관계, 학습, 육아, 배움, 정치, 감성 지능 등 최신의 연구 결과들이 잘 정리되어 있고, 책을 읽다 보면 기존에 잘못 알고 있던 오해나 오류를 바로 잡게 된다. 내용도 좋지만, 형식도 특이한데 지루하게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소설처럼 이야기를 전개한다. 초반에는 꽤 재미있는데, 나중에는 계속 반복적인 구성에 이것도 피로해지긴 했다. 훌륭하고 과감한 통합 작업이지만, 저자만의 독창적인 개념이 없다는 점도 조금은 아쉽다. 그래도 충분히 수작이다! 


3. 유대인 창의성의 비밀 / 홍익회

평점: 2


유대인 출신의 훌륭한 CEO나 위인이 많은 것은 인정하지만, 그래서 그들의 교육방식이 옳다는 것은 너무 결과론적인 논리인 것 같다. 배울 점이 있는 것은 맞지만, 지나친 유대인 예찬론은 좀 불편했다. 다만, 유대인 특유의 밥상머리 교육, 특히 저녁 시간에 벌어지는 격렬한 토론과 한동안 침잠하는 안식일 제도 만큼은 참 부러웠다. 


4. 만들어진 신 / 리처드 도킨스

평점: 4.5


과거에 이기적 유전자를 조금 읽었던 적은 있는데, 리처드 도킨스의 책을 완독한 것은 처음이다. 이렇게 도전적이고, 과감한 글은 정말 오랜만이다. 저자가 원하는 것은 '설득'이다. 행복하고 도덕이며 지적인 무신론자가 되자는 설득! ㅋㅋ 개인적으로는 20대에 철학과 종교에 많은 관심이 있었고, 지금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중인데.. 읽으면서 그때 고민했던 생각들이 스쳐갔다. 신의 개연성에 대해서 하나하나 따박따박 반박하는 저자를 보고 있자면 약간 질릴 정도인데, 세상에 이런 사람 하나쯤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유기체적 인간'을 읽고서도 다짐했지만, 앞으로 계속 진화론을 공부하고 싶다는 각오를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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