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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Dec 06. 2020

월간 성찰 11월호, 생각의 단편

경험을 넘어, 성찰을 통해 배우기

앞으로도 한참 기억될, 2020년 11월이 지났다. 이번에는 지난 한달 동안 페이스북에 공유했던, 그리고 아직 공유하지 않았던 문장들을 한번 더 나누고자 한다. 글을 적었을 때의 내 생각도 함께. 


1.

무엇을 말하는가

어떻게 말하는가

누가 말하는가


셋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감사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또한 이 질문을 기반으로 팟케스트 방송을 해주신 질문술사 삼봄 코치님께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많은 분들이 '누구에게 말하는가 / 누가 듣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나 또한 100% 동의한다. 기업에게 고객이 가장 중요하듯, 말할 때는 상대가 가장 중요하다. 다만, 그 질문은 만능키에 가까워서 의도적으로 삭제하긴 했다. ^^ 이번 질문의 의도는 사실 "여러분은 메시지를 전할 때 어디에 비중을 두나요?"를 묻고 싶었다.


어떤 사람들은 '무엇을 말할지'를 더 많이 고민한다. 메시지의 논리적 완결성을 높이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어떻게 말할지'를 많이 고민한다. 같은 메시지라도 어떤 내러티브를 가지고, 어떻게 상대의 참여를 이끌지를 더 고민한다. (생각해보면 내가 그런 편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누가 말하는지'를 더 고민한다. 사실 앞선 항목과 같은 위계라고 보긴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메시지를 누가 전달하는지가 주제나 표현방법보다 훨씬 더 중요 시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최근에 혜민스님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 나는 왜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나는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한 번쯤 짧게 돌아볼 수 있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2.

내가 아는 가장 훌륭한 코칭과 피드백은, 

상대방이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발전적 방향으로 대화하도록 자극하고 돕는 것이다. 


결국, 자신과의 대화가 성과와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너 게임 Inner Game으로, 게임의 룰을 바꾸도록 도와야 한다. 



[이너 게임]이라는 책과 함께 코칭을 접한 지 11년이 되었다. 코칭과의 만남은 내 삶을 바꿔놓은 경험이라고 할 만 한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인식의 틀을 형성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틀로 세상을 해석하고 반응한다. 결국, 자신과의 대화가 삶을 좌우한다. 


이러한 내면의 대화는 어떻게 촉진시킬 수 있을까? 물론, 행동을 직접 교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테면 재원이(우리 아들)가 옳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 부모로서 따끔하게 혼내줄 때도 있다. (single loop learning) 그러나, 코칭 질문을 통해 '행동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할 수도 있다. 스스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영향과 원인을 인식하게 할 수 있다면 단순한 행동 교정을 넘어, 태도의 변화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double loop learnign) 하지만 코칭의 궁극적 목적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질문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인식을 얻고, 이를 통해 건강한 멘탈 모델을 만들고, 삶을 살아나갈 수 있는 힘을 스스로 얻는 것. (triple loop learning) 요즘 같은 힘든 시기에 이러한 대화가 더욱 필요하다고 느낀다.  



3.

평가는 뒤를 보면서 해야 하고,

보상은 앞을 보면서 해야 한다.

  


이 문장에 대해선 노 코멘트하고자 한다. 나중에 인사 담당자들 만나면 답 없는 수다를 떨어보는 것으로 :) 



4

다들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머릿속으로는 두 가지 중 하나일 때가 많다. 


말하고 있거나, 

말할 준비를 하거나,


대화는 머리가 아닌 눈과 귀로 해야 한다. 



최근 비폭력 대화를 다시금 공부하고, 나름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큰 어려움을 느낀다. 특히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판단, 평가 혹은 스토리'를 멈추고, 있는 그대로의 '일어난 일'을 놓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상대방의 행동을 세밀히 관찰하고, 말을 있는 그대로 듣고, 그에 따른 나의 '생각과 감정'을 충분히 전달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체감한다. 


어디선가 봤던 내용인데, 사람들은 많이 하는 활동과 잘하는 활동을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양치질과 대화가 아닐까. 자만하는 순간 끝이다. 평생 숙련이 필요하다.



5. 

나에게 있어 완벽한 하루의 조건은,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을 균형 있게 해내는 것이다. 


약간의 친절과 용기, 지혜를 발휘하면 더욱 좋더라.  



분명히 잠들기 전, 만족스러운 날이 있다. 스스로 생각해보면, 몇 가지 조건이 따른다. 나에겐 '하고 싶은 것'만 했던 날도 '해야만 하는 것만' 했던 날도 모두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둘 다 필요했다. 예를 들어, 회사 일을 하고, 읽고 싶은 책을 읽고, 해야만 하는 운동을 하고, 쓰고 싶은 글을 쓰거나 듣고 싶은 노래를 들으면 충분히 좋은 하루가 되더라. 


생각해 보면, 굳이 하루가 아니라, 일주일, 한 달, 일 년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조건이 아닐까 싶다. 월간 성찰 글쓰기는 사실,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 그 사이에 있다. 분명한 것은 쓰기 전에는 너무 힘들지만, 쓰고 나면 보람되고 즐거운 활동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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