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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Jan 23. 2021

2020년 귀속, 연말 책정산(2)

독서 리뷰 1년 몰아서 하기

2020년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책 10권 

(1편 링크는 여기에)


역사: 대서양 문명사 / 두 얼굴의 조선사 /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 

리더십: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블리츠 스케일링

커뮤니케이션: 사회적 갈등 해결하기 / 성격의 탄생 

그 외: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 제노사이드 / 배움의 발견




사회적 갈등 해결하기 (쿠르트 레빈)

사회 심리학의 창설자이자, 장 이론으로 유명한 쿠르트 레빈(Kurt Lewin)의 책이다. 개인적으로 조직과 개인의 관계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개인의 행동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조직에 속해 있을 때 변화하게 되며, 조직의 형태나 양상도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책이 쓰인 시기는 1935년~1946년 사이인데, 많은 것이 달라진 지금까지도 상당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사회적 거리, 관계의 밀도, 문화의 변화, 집단의 갈등 등, 우리가 집단 속에 있을 때 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 들여다 볼 수 있다. 개인과 집단의 상호작용, 그리고 민주주의에 관심 있는 분들에겐 반드시 권하고 싶다. 


문화가 바뀌려면, 삶의 모든 영역에서 리더십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처음부터 특별히 중요한 것은 권력의 관점에서 중요한 사회 영역들의 리더십이다. 



성격의 탄생 (대니얼 네틀)

2020년은 무엇보다 MBTI 열풍이 강하게 불었던 해이다. 자기 이해와 타인 이해에 대해서 관심이 넓어졌다는 것은 바람직한 변화라고 느껴졌다. 하지만, 개인을 너무 유형화시키거나, 대중 매체에서 쉽게 소비되어 버리는 점은 다소 안타까웠다. 개인적으로는 DISC, 에니어그램, MBTI, 교류 분석 등 다양한 방법론을 활용하고 있었는데, 성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내 교육 과정을 준비하기 위해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Big5란 대중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심리학계에서는 가장 정설로 인정되는 이론이다. 단단한 이론과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Big5를 이해하려는 초심자에게 추천하며, 브라이언 리틀의 <성격이란 무엇인가>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책이다.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예전에 <부의 미래>나 <새로운 미래가 온다>처럼 미래학 관련 책을 꽤 좋아한 편이었는데, 상당히 오랜만에 읽은 미래와 관련한 책이다. 표지에 "대선 후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약간 과장이 있긴 하지만 그 표현에 동의한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일의 개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단단하게 제시한다. 개인적으로 떠올린 이미지는 영화 '기생충'이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강화되고, 고임금 고숙련 일자리와 그들을 서비스하는 저임금 저 숙련 일자리는 더욱 양분화될 것이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활발해질 것이고, '누구에게 나눠줄 것인가' 즉, 공동체와 다양성에 대한 질문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묻게 될 질문은 '일' 그 자체이다. 우리는 인생 대부분 일을 하고 살았는데, 앞으로 일이 사라진 세상에서 무엇을 의지하며 살아갈 것인가? 철학 책과 거리가 먼 책이지만, 우리의 미래가 품고 있는 질문은 아주 철학적이었다.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이 책은 순수하게 재미로 선정한 책이다. 연초에 머리를 식힐 겸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2020년에 읽은 몇 안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몇 가지 철학적 시사점도 내포한다. 특히 사피엔스나 호모 데우스를 읽으면서 이 책을 읽는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된다. 지금의 인류에 대해서, 그리고 다음 인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좋은 철학적,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적 소설이다. 




배움의 발견 (타라 웨스트 오버)

이 책과 관련한 리뷰는 이미 작성했다. 여기에.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과 저자의 경험에서 유사한 부분이 있다 보니, 더욱 끌린 책이다. 인간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인식의 틀이 바뀌고, 변모하게 되는지, 잘 보여준다. 


나와 아버지를 가르고 있는 것은 시간과 거리만이 아니다. 그것은 변화된 자아다. 나는 아버지가 기른 그 아이가 아니지만, 아버지는 그 아이를 기른 아버지다.... 그날 밤 나는 그 소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를 떠난 것이다. 그 소녀는 거울 속에 머물렀다. 그 이후에 내가 내린 결정들은 그 소녀는 내리지 않을 결정들이었다. 그것들은 변화한 사람, 새로운 자아가 내린 결정들이었다. 이 자아는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 나는 그것을 교육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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