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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Feb 27. 2022

직장인의 대학원 회고 (코스워크)

2편. 대학원 교과 과정에서 느낀 점

지난주에 대학원은 졸업했으니, 이제 회고할 시간이다. 1편은 대학원에 입학한 이유에 대해서 다룬다면, 2편은 코스워크(Coursework)를 하며 느낀 점에 다뤄보고자 한다. 




관심을 따라가는 것의 중요성

나는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인적자원개발을 전공했다. 5학기 동안 총 20개의 과목을 들었고, 꽤 많은 시간을 수업과 과제, 발표에 소요했다. 그 과정에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있는데, 첫 번째 ‘자신의 관심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어쩌면 뻔한 사실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종종 우리에겐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중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되는 시점이 있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 각자의 가치관에 맞춰 판단하면 되겠지만, 어쩌면 내게 대학교는 ‘잘하는 것’을, 대학원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게 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참고로 나의 대학교 전공은 전파통신공학이었다. 믿어지지 않지만 고등학교 시절에는 수학과 물리를 비교적 잘했었다.) 어차피 누구가 시켜서가 아닌, 오롯이 내가 선택한 대학원이기 때문에 철저히 관심에 따라 모든 수업을 신청했다.


철학에 관심이 많았기에, ‘서양의 교육사상’과 ‘교육철학 및 교육사’를 들었고, 조직문화와 조직개발에 관심이 많았기에 ‘기업문화와 교육’과 ‘조직개발의 이론과 실제’를 들었다. 그 외에도 대부분의 수업을 ‘해야 한다’ 보다는 ‘하고 싶다’에 기반해 신청했다. 전반적으로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스트레스는 적었다. 또 결과적으로도 나쁘지 않았다. 첫 학기와 마지막 논문 학기를 제외하곤 모두 A+를 받을 수 있었다. 대학교도 아니고, 대학원에서 학점이 그리 중요하진 않지만, 분명히 대학교 시절보다 과정과 결과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주도성은 힘이 세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타인의 생각에 먼저 귀 기울이는 것

두 번째 느낀 점은 (어쩌면 스스로에 대한 반성인데) 내 생각보다 타인의 생각에 먼저 귀 기울이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첫 학기 때 학점이 생각보다 좋지 않았었다. 그때 교수님이 피드백을 준 적이 있고 스스로 각오하며 적은 글이 있다. 나만의 해석은 중요하지만, 그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텍스트에 대한 충분한 이해’라는 것이다. 이때 느낀 점은 이후 코스워크를 하고, 논문을 쓰면서 더욱 많이 되새길 수 있었다. 대학원에 온 이유도, 그렇게 단단한 공부를 하고 싶어서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쪽글에 대한 피드백이 있었는데, 앞으로 스스로에게 한 가지 각오를 하고 싶다. 모든 쪽글을 쓸 때는 서론, 본론, 결말로 쓰기로 하자. 지금의 내게 중요한 것은 저자의 생각에 대한 정리 이후에 내 생각을 쓰는 것이다. 기존에 나는 내용 정리와 그에 대한 내 생각만 썼던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대한 생각을 논리적으로 쓰는 연습이 지금의 내겐 중요해 보인다. 반드시 지키자.”


기다리지 않고, 먼저 참여하는 것 

마지막으로는, (물론 코로나 때문에 절반의 경험이긴 하지만) 대학교와 대학원 학습 방식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년 전의 경험이긴 하지만, 대학교 때의 공부는 참여한다는 느낌보단 교수님이 진행하는 수업을 듣고 이해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었던 것 같다. 반면에 대학원은 대부분 발표와 토론으로 이뤄졌는데, 참여형 수업일수록 내가 가만히 있으면 얻는 것이 거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싼 등록금을 떠올리며 실제로 대부분의 수업에서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참여했다. 



팀 플레이도 많았는데, 예를 들어 발표 자료를 만들 때도 그저 분량을 나누고, 각자 알아서 준비해서 발표하는 방식은 피했다. 약간의 귀찮음이 따를 수 있지만, 한두 번 정도는 함께 컨퍼런스 콜을 하고 어떻게 구성할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지 않다면, 대학교와 다를 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그렇게 했을 때 발표의 통일성이나 퀄리티가 훨씬 나아짐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학생들은 가르칠 준비가 되었을 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배울 준비가 되었을 때 배운다’는 단순한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만약 대학원을 준비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대학원에 진학하기에 앞서 '나는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그리고 '얼마나 배울 준비가 되어있는지' 여러 차례 자문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학위만을 위해서 진학하는 것도 분명 의미는 있지만, 충분한 자기 이해를 통해 2년 6개월을 훨씬 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을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이다.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모든 용기있는 이들의 건승을 빈다. 



논문을 쓰면서 느낀 점은 3부에서 이어서 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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