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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Jul 23. 2023

경험 관리를 넘어, 기대 관리로 (2)

채용에서의 기대 관리 

기대 관리는 직무 기술서에서부터 


앞선 글에서 기대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으며, 채용에서부터 전체적인 직원 경험을 따라가며, 기대 관리의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후보자가 회사를 처음 인지하는 경로는 다양하지만, 인지도가 낮은 스타트업의 경우 대부분 원티드나 잡플래닛, 블라인드와 같은 채용 포털이다. 그렇기에 일단, 기대 관리는 직무 기술서 작성에서 시작한다. 대략 5년 전만 하더라도, 괜찮은 직무 기술서를 찾기 위해 외국 사례를 참고할 때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업계 전반적으로 발전이 이뤄졌다고 느낀다. 물론 직무 자체는 비슷하더라도, 후보자 입장에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어떤 역량을 요구하는지 가급적 상세하게 기술될 필요가 있다. 누비랩의 경우에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코멘트를 추가하며 ‘함께 일하는 동료가 누구인지’ 알게 하도록 한 것이 차별점이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채용 공고는 성과관리 SaaS를 만드는 레몬베이스다. 앞으로 3개월 동안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인상 깊었다. 성장에의 기대감을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앞선 글에서 언급했듯 만족감은 기대에서 경험을 뺀 값이다. 높은 기대는 많은 실망을 부르기도 한다. 긍정적 기대감을 제시하되, 과대 포장되는 일이 없도록 할 필요가 있다.





포지션 확인 후, 후보자는 홈페이지나 블로그, SNS를 통해 추가 정보를 얻는다. 이때 정보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공식 사이트와 익명 사이트(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와의 간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번지르르하게 홍보하더라도, 실제 모습이 그렇지 않을 때 ‘기대에의 좌절’은 더 크게 찾아올 수밖에 없다. 과거보다 이직에 대해선 훨씬 더 가볍게 여기기 때문에, 일단 뽑아놓고 보자는 생각은 접어두는 것이 좋다. 애매하다 싶으면, 일주일 혹은 하루 만에 퇴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익명 게시판이나 레퍼런스 체크가 활발해진 지금은 후보자와 조직 모두 서로를 좀 더 투명하게 확인할 수 시대가 되었다. 조직이 앞으로 만들어나갈 기대사항을 잘 정리해 놓은 콘텐츠가 ‘컬처덱’이라고 볼 수 있다. 후보자들은 이러한 콘텐츠를 통해, 조직의 방향성과 핵심가치를 판단하고 ‘앞으로 내가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된다. 즉, 컬처덱은 현재 구성원들을 위한 자료이기도 하면서, 앞으로 찾아올 구성원들을 위한 채용 자료이기도 하다. (과거 버즈빌 4세대 컬처북 비하인드 스토리)



후보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기대를 관리하기


마지막으로, 후보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순간을 살펴보자. 개인적으로 인터뷰 시작 시 자주 하는 코멘트는 다음과 같다. “인터뷰 시간은 짧게는 40분에서 길게는 1시간가량 소요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어가 답변을 입력하느라 노트북을 볼 수 있으며, 기존에 나왔던 질문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도 미리 말씀드립니다.” 왜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모든 것은 후보자에 대한 기대 관리 때문이다. 만약 40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듣지 못한 상태에서 인터뷰가 40분 만에 끝났다고 하면, 후보자는 괜한 오해를 할 수 있다. 반복 질문도 마찬가지다. 사전 커뮤니케이션이 없을 때, 후보자는 의문을 품거나 놀라게 된다.


하지만, 가급적 미리 상세하게 커뮤니케이션하게 되면 서로 편안하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다. 인터뷰 결과에 대한 안내도 ‘즉시 안내하겠다’ 보다는 기한을 최대한 넉넉히 말해놓되, 빠르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낫다. 내부 사정으로 인해 커뮤니케이션이 늦어지게 되면, 후보자 입장에선 부정적인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에서 많이 강조하는 말이다. "적게 기대하게 하고, 많이 배풀라." 


결국 후보자와 조직이 처음 만나는 상황에서, 채용 담당자에 의해서 ‘기준이 어떻게 설정되는가?’에 따라서 ‘실제 반응’은 좌우된다. 작은 경험일 수 있지만, 그렇게 약속을 하고 지켜나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조직과 후보자 간 신뢰가 쌓이게 되고, 이는 궁극적인 채용 경험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보상이 좋더라도, 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사소한 커뮤니케이션으로 결정이 뒤바뀌는 경우도 많다. 후보자가 긍정적인 기대를 갖도록 하면서도, 놀라지 않도록 섬세하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후보자가 경험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글이 Align 되도록 하는 것이 채용 및 인사 담당자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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