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정욱 Jun 16. 2024

원칙와 예외에서 균형을 찾는 법

[Weekly OD Insights] 조직커뮤니케이션(1)원칙과 예외

소통은 어렵습니다. 결혼한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단 둘이서 마음을 맞추는 것도 이렇게나 어려운데 하물며 조직이라뇨. HR 담당자 입장에서,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은 늘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기에, 아무리 ‘아’라고 여러 번 말해도 듣는 사람들은 ‘어’ ‘우’ ‘애’ 등 다양하게 해석하고, 오해하고 또한 상처받습니다.

제 경력은 세일즈로 시작하는데요. 그때 결국 모든 업의 본질은 ‘설득’, 즉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는 걸 어렴풋 느꼈습니다. HR을 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에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거을 느끼고 있죠. 아무리 제도나 프로세스를 잘 만들어도, CEO를 비롯한 리더들과 구성원을 설득시킬 수 없다면 끝끝내 조직 변화를 추동할 수 없을 테니까요. 너무 어렵지만, 또한 재미있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그간의 경험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글의 주제는 원칙과 예외입니다. 




원칙과 예외


"원칙이 없으면 하수, 원칙만 있으면 중수, 원칙과 예외가 있으면 고수다."


조직은 하나의 작은 사회입니다. 자연스럽게 원칙과 기준을 설계하는 입법부,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행정부, 상과 벌을 내리는 사법부의 역할이 필요하죠. 각각의 의사결정은 대표이사가 내리지만, HR매니저는 근로기준법과 내부의 조직문화, 그리고 업계의 맥락을 고려하여 가장 나은 옵션을 제시하고 적절한 의사결정이 될 수 있도록 돕죠.

그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원칙과 예외를 어려워합니다. 특히, CEO의 스타일과 조직문화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도 하는데요. 상황보다는 규정과 원칙을 강조하는 조직이 있는 반면, 외부 환경의 변동이 많고 유연한 변화를 추구하는 스타트업들은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하기도 합니다. 저 또한 규율과 유연함의 중요성을 모두 체감하기에, HR을 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딜레마이기도 합니다. 정답은 없지만, 저는 이렇게 소통합니다.



1. 기준 및 원칙 설정 


판단 기준이 없으면 모든 사람들은 CEO의 입만 쳐다보게 됩니다. 조직은 체계적이고 예측가능하게 운영될 수 없고, 일어나는 상황과 이슈에 대응만 하다가 하루가 끝나죠. 그래서 첫 번째는 우선 기준을 정해야 합니다. 무엇이 무엇보다 중요한지 명확하게 정하고, 그 이유를 충분히 말과 글로 전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예외 상황에 대한 언급도 미리 해두면 좋습니다. CEO 승인하에 예외가 있을 수 있고, 그런 경우에는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판단될 예정이라고 미리 소통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경우든 예외가 발생할 수 있지만, 미리 말해놓지 않으면 오해가 쌓일 수 있으니까요. 기대를 미리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유연한 토론과 대응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미리 정해놓은 기준과 원칙에 따라서 의사결정을 해나가면 됩니다. 하지만, 예외는 늘 발생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최적의 의사결정을 위해 다양한 관점에서 정보를 모으고, 시나리오를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은 관련 리더, HR, CEO가 모여서 미팅을 할 때가 많은데요. 해당 예외적 결정이 추후에 알려지거나, 비슷한 상황이 다시 반복되더라도 문제가 없을지 여러 번 확인하고, 검토한 이후에 의사결정하게 됩니다. 

3. 한시적 시도 및 피드백 


예외적 상황인 경우, 가급적 일정 시간을 정해놓는 것을 권합니다. 전격적으로 변경하기보다, 기간을 정해놓고 일단 한번 해보고 이후 피드백을 통해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죠. 확정적으로 소통하기보단,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낫습니다. 

결국, 모든 소통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기대 관리'입니다. 원칙을 공유하더라도, 예외적 상황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상황에도 불구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서 예외 없이 처리하겠다는 말은 ‘선택과 판단을 하지 않고 결국 책임지지 않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처럼 급변하는 조직에서는 단단한 원칙을 전제로 하되, 각각의 상황에서 최선인지 되묻고 필요하다면 규정마저도 바꿀 수 있는 유연함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MBTI로 이야기해 보자면, 원칙은 J (판단형)유연함은 P(인식형)로 대표되는 성향입니다. CEO가 어떤 성향인지가 조직 문화를 좌우하기도 하는데요. 만약 J가 너무 높으면 원칙이 고집이 될 수 있고, 반대로 P가 너무 높으면 유연함이 방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는 현실을 살아가야 하고, 지금 상황에서 최적의 정답인 'Do the next right thing'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최선, 차선, 차악, 최악의 시나리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