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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Jan 19. 2018

그릿이란 무엇인가?

책 <Grit> 첫 번째 리뷰


작년, 그릿을 재미있게 읽었다. 관심이 많은 주제다. 지금까지 자기경영 혹은 자기계발 관련 책도 꽤 많이 읽은 편이다. 기억이 남는 건 ‘스위치’ ‘자기혁신 프로그램’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리고 ‘의지력의 재발견’ 등이 있다. 모두 다 한 번쯤 추천할 만한 양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릿이 좀 더 특별한 건 내가 많이 ‘찔렸기’ 때문이다. 매우 주관적 기준이지만, 나에게 있어 평범한 책은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책’이고, 좋은 책은 ‘끄덕끄덕,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책’이고, 위대한 책은 ‘무지하게 찔리게 만드는 책’ 혹은 ‘스스로를 경멸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런 책은 결국 ‘변화’를 이끌어 낸다. ‘자기 계발’ 책의 본래의 목적을 달성한다. 카프카의 말마따나, 책은 도끼가 되어야 하니까.


책의 얼개를 한번 정리했고, 3부에 걸쳐서 핵심만 요약해보기로 한다.  그중에서 첫 번째 글이다. <당신도 쉽게 포기하는 사람인가?>




1.

분야에 상관없이 성공한 사람은 어떤 특징을 가질까? 그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 그들은 대단히 근면하고, 빨리 회복한다. 게다가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깊이 이해하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 능력은 분야에 상관하지 않는다.


우리는 쉽게 재능에 현혹되지만, 실은 노력이 두 배 더 중요하다. 선천적 재능을 신화화하게 되면 우리 모두는 노력을 면제받는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 안주하게 된다.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가 떠오른다. 여우는 맛있어 보이는 포도를 먹겠다고 애쓰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한다. 그때 돌아서면서 혼자 내뱉는 말. "저 포도는 분명 신포도일 거야” 대부분의 인간이 사고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우리는 스스로를 위안한다. 자기 위안은 쉽다. 노력이 들지 않으니까. ‘저 사람은 천재야’라고 말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 사람처럼 하는 건 어렵다.


2.

재능과 노력, 그리고 성취 방정식은 어떻게 될까? 재능이란, 노력을 기울일 때 기술이 향상되는 속도를 말하고, 성취는 습득한 기술을 사용했을 때의 결과물이다. 노력에 따라 작업이 수월해지고 기술이 향상되기 때문에 <재능 X 노력 = 기술>이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세상에 내놓은 훌륭한 작품의 수도 증가한다. <기술 X 노력 = 성취>이다. 이 두 개의 방정식을 더하면 이렇게 된다. <재능 X 노력 X 노력 = 성취> 결국 성취를 좌우하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노력이라는 말이다. 정량적 데이터에 근거한 방정식은 아니지만, 설득력은 있었다.


“아무도 예술가의 작품 속에서 그것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지 못한다. 그 편이 나은 점도 있다. 작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보게 되는 경우에는 언제나 반응이 다소 시들해지기 때문이다.” 니체


3.

성공한 사람들은 ‘열정의 강도’ 보다 ‘열정의 지속성’을 더 강조한다. 그들은 최상위에 궁극적 목표를 가지고 있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하위 목표가 있다. 상위 목표는 하위 목표에 방향과 의미를 부여하는 나침반과 같다. 다시 말해, 지금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지속할 수 있는 힘이 그들에겐 있다. 자신의 궁극적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길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략과 행동을 바꿔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추구할 수 있다. 즉, 스스로 열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릿은 아주 오랫동안 동일한 상위 목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그릿이 강한 사람의 중간-하위 목표는 대부분 최상위 목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면에 일관성이 부족한 목표로는  그릿도 발휘될 수 없다. 하나의 과업에 집중하는 것.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면서, 꼭 필요한 역량이다. 반성이 많이 된다.


“내가 무엇을 먹고, 언제 잠을 자고, 깨어 있을 때 무엇을 할지, 전부 피칭을 염두에 두고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일광화상을 입으면 며칠 동안 공을 던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플로리다에 가서도 선탠을 피하고, 절대 셔츠를 벗지 않습니다. 피칭을 위해 오른손을 아껴야 하므로 개를 쓰다듬을 때나 난로에 장작을 넣을 때는 왼손을 사용합니다. 체중을 줄여야 하므로 겨울에는 초콜릿 쿠키 대신 코티지치즈를 먹습니다.”  


4.

나에게 이 책이 불편한 이유는, 그리 노력파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게으르지도 않다. 성실한 편이고, 열심히 살려고도 한다. 하지만 늘 부족한 것은 ‘자신을 몰아붙이는 태도’다. 경쟁적이지도 않고,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지도 않는다. 세상에 대해서 늘 관찰하고 관망하는 태도가 있다. 스스로를 관찰자라고 규정한다. 그래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자격증을 따고,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사람을 보면 일견 나와 굉장히 다른 사람이란 생각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가 불편하다. "하루에 4-5시간씩 자라고? 미친 거 아냐?” 뭐 이런 생각이 든다.   


경쟁적이지 않다는 것은, ‘자기만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 흐름에 맞춰 나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래서 유익한 것도 있다. 스트레스도 적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도 쉽게 생각하기도 된다.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 노력이 부족하거나, 달성한 결과가 없을 때도 쉽게 '자기 합리화’를 하고, 다른 이들의 피드백에 귀를 닿는 성향도 있다. 투지를 불사르는 힘, 그릿은 ‘하고 싶다’와 ‘해야 한다’가 골고루 균형을 이룰 때 폭발하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나의 올해의 과제는 ‘타인 지향’ 형 인간이 되는 것이다. 좀 더 타자의 입장에서 쓰려고 노력해볼 것이고, 눈치고 보고, 무언가를 끈질기게 마무리해 보고자 한다.


당신도 나처럼 쉽게 포기하는 사람인가?

그렇다면 그릿을 읽어보라. 그리고 함께 무언가를 이뤄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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