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정리
아마존, 아니 정확하게는 '제프 베조스'평전이다. 인터넷 소매 업체로 시작해서,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Tech 기업으로 변모하는 것이 쉽지 않은 길인데 과연 어떻게 이뤄냈는지 궁금했다. 과감하지만, 악명 높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제프 베조스의 대한 관심도 함께. 그래서 크게 2가지 관점으로 정리해 봤다. 첫 번째는 제프 베조스라는 리더, 두 번째는 아마존의 전략이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베조스는 '과감'하고 '확신'에 차있다. 과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 중요한지' 구분할 수 있는 힘 때문이다. 이를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자신만의 '멘탈 모델'이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다.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 여러 가지 일로 바쁠 때는 작은 것 때문에 큰 것을 잃을 수 있습니다. 80세가 되어 인생을 뒤돌아볼 때 1994년도 1년 중 하필 왜 보너스 시기를 앞두고 그 순간에 사직서를 냈을까 하고 후회하지는 않을 겁니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 중요하게 생각할 일은 그런 것들이 아니지요. 동시에,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혁명적 사건임을 알면서도 여기에 뛰어들지 않는다면 정말 후회하게 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이러한 각도에서 생각해보니 결정을 내리기가 매우 쉬워졌어요.
이러한 확신을 바탕으로, 베조스는 직원들에게 시급성을 강조했다. 지금 우위를 선점하는 기업이 나중에도 그것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고, 그 우위를 이용해 더 나은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늘 빨리 뛰어들고, 닦달하고, 선점하고, 우위를 누린다. 그것을 실행하는 이들을 '제프 봇'이라고 부른다. 그들의 이 말은 좀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는 가능한 한 베조스처럼 생각하도록 교육받았습니다.
'제프 봇' 제프 베조스의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선임 이사를 부루는 이 단어는 충성심과 효율성을 나타낸다. 그들은 베조스의 사업 철학을 완전히 흡수했고, 모든 일은 고객으로부터 시작해 거꾸로 일해나가야 한다는 제프 이즘이 지상 최고의 명령이라고 되듯이 달달 외우고 다녔다.
베조스를 이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장기적 관점'이다. 아마존이 다른 이유도 거기에 있다. 기본적으로 수십 년을 바라보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기본적으로 꾸준하게 노력하면 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아마존을 보면서 가장 무서웠던 점도 이러한 '장기적 관점'이다.
엄청나게 똑똑하고, 과감하고,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있는 리더이지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이 책에는 그의 단점도 아주 많이 등장한다. 예를 들면 이러한 문장들.
베조스는 직원들이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놓기 바란다는 말을 자주 했지만,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말은 듣기 싫어하는 것 같았다.
아마존 이사회는 리더십의 위기 문제를 처리해야 했다. 베조스에 대해서는 다른 리더 양성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거나 직원 개개인의 성장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제프는 일과 삶의 균형을 믿지 않았어요. 그는 일과 삶의 조화를 믿었죠. 뭐든지 한꺼번에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이죠.
저는 아마존에서 제프 베조스의 승인 없이는 어떤 중요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인상을 분명하게 받았습니다.
실제로 그는, 직원 관리에 관해서 그리 좋은 피드백을 받지 못하고 있다. 높은 기준에 충족시키지 못하는 직원들을 혹사시키는 것으로 유명하고, 다그치고, 소리 지른다. 공감 능력에 문제를 가지고 있고, 직원들을 소모품으로 다룬다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뭐, 경험해 보지 않은 일에 대해선 말은 삼가야 하지만, 자신을 뛰어넘는 리더는 키워내지 못할 것 같아서 아쉽다. 물론 그 자신이 워낙 천재이니 '제프 봇'만으로도 충분할지도 모르겠지만.
당신, 게으른 거야, 아니면 그냥 무능력한 거야?
아마존이 일하는 방식도 궁금했다. 3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인상 깊은 것은 '파워포인트'를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격 책정 전략도 흥미로웠다. 일하는 것에 있어서 그 회사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꽤 인상 깊었고, 멋있게 느껴졌다.
No presentation: 파워포인트나 프레젠테이션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직원들은 자신이 발표할 내용을 여섯 페이지짜리 산문 형식으로 써야 한다. 언론 보도용 기사 스타일로 서류를 작성하는데, 여기는 고객이 제품을 처음 접했을 때 듣게 될 만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 첫 신제품 회의는 모든 사람이 조용히 기획제안서를 읽는 것으로 시작해 토론으로 이어진다.
Everyday low: 우리는 마케팅에 0.4%만 지출합니다. 월마트의 재무제표를 보세요. 그 금액의 대부분은 우리 매장에서 무엇을 파는지 알리기 위해 신문으로 갑니다. 나머지 마케팅 비용은 가격 인하를 위해 씁니다. 우리의 마케팅 전략은 가격 책정 전략입니다. 바로 ‘매일매일 낮은 가격’ 전략이지요.
플라이휠 전략: 낮은 가격이 더 많은 고객을 불러들인다. 더 많은 고객은 매출을 늘리고 수수료를 내는 제삼자 판매인을 더 많이 불러들인다. 이는 자연히 웹사이트 서버 같은 고정비용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낸다. 효율성은 높아지고 덕분에 가격이 더 낮아진다. 이 플라이휠의 어느 부분이라도 강화하면 그것이 전체 고리를 가속화환다.
승승장구하던 아마존에게도 위기가 찾아온다. 바로 '구글'이다. "구글의 성공은 월스트리트와 언론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 이상의 결과를 낳았다. 아마존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 구글은 고객뿐만 아니라 유능한 엔지니어를 놓고 아마존과 경쟁을 벌였다. 구글은 무료 식사, 사내 헬스클럽 등 탁월한 복리후생을 제공했지만 아마존은 다 죽어가는 주식 가격에 여전히 식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했다."
이 시기에 베조스는 어떻게 했을까?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핵심 사업 이외의 분야에 위험을 감수하자고 외쳤다. 자체 검색 엔진 서비스를 시작했고, 아마존 웹 서비스의 초석을 놓았다. 베조스는 아마존이 소매 업체가 아니라 첨단 기술 회사라는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결국, AWS를 성공시켰다. 그것도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사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는 신의 한 수다.
베조스는 AWS가 수도, 전기, 가스처럼 저렴한 공공서비스가 되기를 원했다. 단기적으로는 돈을 잃는다 해도. … 그는 ‘스티븐 잡스의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가장 수익성이 높아지는 선에서 아이폰의 가격을 책정해 버렸기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이 피 튀기는 각축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베조스는 마진이 높으면 경쟁자들이 연구 개발에 더 많이 투자하고 경쟁자들을 더 많이 끌어당기지만 마진이 낮으면 고객을 더 많이 끌어당기는 한편 경쟁을 방어하기도 쉬워진다고 생각했다.
결국, 베조스의 신념이 옳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는 적어도 2년이 지나서야 그가 방문한 거의 모든 신규 업체가 자체 시스템을 아마존의 서버 위에 지었다는 것을 눈치챘다고 한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아마존 자신의 이미지였다. 의심할 여지없는 첨단 기술 회사가 되었고, 엔지니어들에게 매력적인 곳이 되었다. 그는 스스로 만든 아마존을 버리고, 다시 아마존을 세웠다. 그것이 앞서 말한 '결단력'과 '장기전 관점'에서 비롯되었음을 떠올려보면, 앞으로도 그를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최소 10년은 말이다.
여전히 많은 물건은 계속 발명되고, 여전히 새로운 일은 많이 일어나리라. 인터넷의 위력을 우리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그저 거대한 미래의 첫날일 뿐 - 제프 베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