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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속 작은 휴식, 공원 피크닉과 노팅힐 마켓 나들이

유럽 가족 여행기 in 런던 (2024.05.10)

by 강정욱

런던 여행 속 작은 휴식, 공원 피크닉과 노팅힐 마켓 나들이


오늘은 금요일. 이제 여행도 슬슬 후반기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여행에 꼭 해보고 싶었던 경험 중 하나가 좀 여유롭게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것이었는데, 지금까지 런던 도착 후 매일같이 강행군을 하다 보니 그럴 여유가 없었다. 오늘은 꼭 근처 배터시 파크를 가야지 마음먹었고, 돗자리와 간식 준비를 해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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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워낙 화창했고, 공원에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오거나 뛰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는 한적한 잔디밭에 자리를 잡고, 재원이와 나는 공을 던지고 놀았다. 사실, 뭐 공을 주고받는 건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런던에서 이렇게 여유롭게 공원에서 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재원이는 줄넘기 2단 뛰기 연습도 하고, 가지고 온 과자나 과일을 먹었다. 그리고 근처 마트에 들러서 한국에 가지고 갈 과자나 물을 구입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여전히 화창했다. 이건 기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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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집에서 라멘을 끓여 먹었다. 일본에서 산 이치란 라멘에 프랑스 물인 에비앙을 넣고,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를 함께 곁들어, 영국에서 먹었다. 4개국이 합작한 요리를 먹으니 더 특별히 맛있게 느껴진 것은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영국 외식 물가는 정말 살인적인데, 중간중간 집에서 가지고 온 음식을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면 정말 비용이 말도 못 하게 늘어난다. 일반적인 레스토랑에서 한 끼를 먹으면 거의 10만 원 정도 나가니 정말 말 다했다.

점심을 먹고, 우리가 향한 곳은 노팅힐의 포토벨로 마켓이다. 지난번 잠시나마 들른 지역이긴 하지만, 그땐 마켓이 열리는 시점이 아니었다 보니 제대로 느끼진 못했다. 이번에 방문했을 땐 제대로 로컬 마켓을 경험했는데, 무엇보다 큰 규모에서 놀랐고 그야말로 런던 최대 마켓이라고 할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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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블록에 이어서 노점상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었다. 온갖 종류의 물건들을 팔았다. 옷, 그림, 골동품, 책, 음식 등 아주 다양했는데, 아내는 여행 초기에 잃어버린 모자를 다시 사기 위해서 돌아다녔고 나는 골동품 가게와 지도 가게에서 한참이나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어제 해양 박물관에서 구입한 범선 미니어처만 아니었어도, 회중시계나 나침반을 하나 샀을 텐데, (나도 양심이 있으니) 더 이상 기념품을 살 수는 없어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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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벨로 마켓을 구경하던 중, 중간에서 빠에야나 팟타이 같은 길거리 음식을 팔았는데, 어제 버로우 마켓에서 먹지 못한 한을 풀고자 여기서 몇 가지 음식을 구매했다. 근처 공원에서 자리를 잡고 음식을 먹고, 버스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서 잠깐 쉬었다가, M&S 마켓으로 향했다. 사실 우리는 런던에 와서 거의 1일 1 마켓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한국에 가져갈 소금이랑 과자를 구입했다. 어제의 강행군 덕분인지, 모처럼 여유로운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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