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을 보며 느끼는 리더의 자격
최근 미투 운동이 거세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안희정 지사의 사퇴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그것은 단 하루면 충분했다. 정말 그렇다.
온전함(Integritiy)이 없으면 되는 일이 없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랜드마크 포럼이라는 코칭 세션에 참석해서 얻은 소중한 교훈이다. 그때 이후로 약속을 지키는 것, 거짓말을 스스로 바로 잡는 것을 습관화하고자 애쓰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온전함이란 자신의 말을 존중하는 것, 말과 행동의 ‘진정성'을 의미한다. 자신의 양심이나 내면, 혹은 ‘신God'과의 관계에 근거하여, 더 이상 '모른척하지 않는 것'이다
왜 높은 지위에 있는 권력자에겐 비도덕적이고, 솔직하지 못한 일이 많아지는 걸까?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스콧 월터 무스의 실험에 의하면 권력자들의 권력이 강화될수록 타인에 대한 잣대는 더욱 강해지고 자기중심적인 방향으로 사고가 경도된다고 한다. 아랫 사람의 사소한 실수에도 노발대발하고 더 가혹한 벌을 준다는 것이다. 결국 공감 능력이 떨어지며 타인을 비인간화 할 가능성이 커진다. 갑은 을에게 가혹하다.
다니엘 골만의 <포커스>에 따르면, 자기인식과 권력 사이에도 흥미로운 관계가 있다. 직급이 낮은 경우, 자기 자신의 평가와 다른 사람들의 평가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지위가 올라갈수록 그 차이가 벌어진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그의 문제점을 솔직하게 지적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줄어들게 되고, 자기인식 수준도 함께 떨어지는 것이다.
공감은 주의력에 달려있다. 상대의 느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표정, 목소리 그리고 감정을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벌어지는 일을 우리 자신의 머릿속에서 그대로 느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감을 위애서는 먼저 자기인식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도덕적인 감정은 공감에서 오고, 도덕적인 생각은 숙고와 집중에서 온다. 오늘날 광적인 산만함의 흐름에 직면하여 우리들 모두가 치르고 있는 우려스러운 대가는 공감과 동정심의 상실이다. 주의가 더욱 산만해질수록, 사람들의 공감과 동정심은 위축된다.
다니엘 골먼의 <포커스> 중에서
이처럼 권력과 진정성의 관계는 반비례로 놓이기 쉽다. 부단한 자기성찰에의 노력과 용기가 없다면 더욱 그렇다. 우린 인간으로서,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그것 자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스스로 이를 고백하고 바로잡을 수 있으며 그것은 훌륭한 용기다. 진정하지 않음에 대한 진정함. 그것이 진짜 진정성이다. 이것이 빠진 리더는, 그리고 그가 만드는 조직은 결국 무너진다. 그가 아무리 탁월하고, 카리스마 넘치고, 열정적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아직까지 예외를 본 적은 없다. 역사 상 수많은 국가와 기업을 보라, 가까이는 2008년의 엘론을 보라. 아마 앞으로도 예외는 없을 것이다.
리더가 되는 것은 당신 자신이 되는 것과 같다. 매우 간단한 것 같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최근 일련의 미투 운동을 보면서, 이제 '세상이 제대로 움직이려고 하나'라는 기대와 함께 한편 착잡한 기분이 든다. 지금까지 우리는 도대체 어떤 리더를 길러내고 있었는지, 무엇을 옳다고 여겼는지 말이다. 리더의 자격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본다. 리더십의 대가 워렌 베니스는 이렇게 말한다. "본질적으로 리더가 되는 것은 당신 자신이 되는 것과 같다. 매우 간단한 것 같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여기서 나 자신이 된다는 것의 핵심은 ‘솔직함’이다. 그는 솔직함의 문화를 장려하고 키우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못 박는다.
리더의 역할은 회사 내에 공정함, 솔직함의 문화를 장려하고 키우는 것이다. “모든 비즈니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항상 있다. 그런 사람은 해고되기 마련이다.”
조직 상부에 진실을 말하는 부하 직원은 용기를 필요로 하고, 그리고 이런 솔직한 행동 때문에 감당하기 힘든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워렌 베니스의 <리더> 중에서
어쩌면, 리더는 지금까지의 상황과 주위 사람들의 기만을 견딜 수 없을 때 '드러난다'고도 볼 수 있다. 진정한 리더십이란, 이러한 솔직한 자기표현에 근거한다. 그때 바로, 행동이 시작된다. 변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새로운 세상에서 이윤택은, 고은은, 안희정은 그리고 김기덕은 더 이상 리더가 아니다. 서지현 , 최영미, 김지은 그들을 비롯한 수 많은 용기 있는 자들, 자신의 목소리를 꺼낸 분들이 진정한 리더다.
리더의 정의는 이제 다시 쓰여져야 한다. 온전함이 없으면 되는 일이 없다. 이것은 삶을 지배하는 원칙이다. 다시 한번 그 말의 엄중함을 느낀다.
세상이 바뀌는데 단 하루면 충분하다.
새롭게 시작해도 된다. 아직 늦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