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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Nov 08. 2018

월간 책거리 2018년 10월호

<경영의 이동>부터 <High Output Management>까지

[월간 책거리] 10월호 발간에 앞서 

지난달에 읽은 책은 총 6권이다. 이제 경영, 인사 관련 책은 슬슬 그만 읽고 싶다. 그럴 수 있을까?  


1. 경영의 이동_데이비드 버커스 

2. Alliance 얼라이언스 _리드 호프먼 

3. New Philosopher 뉴 필로소퍼 2부. 상품화된 세계 속의 인간 

4. Hit Refresh 히트 리프래시_사티아 나탈리  

5.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_김진경  

6. High Output Management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_앤드류 그루브  




1. 경영의 이동_데이비드 버커스 

확실히 말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결코 나쁜 책이 아니다. 문제는 나다. 내가 요즘에 읽는 내용이 전부 이런 류라는 것이 문제다. 분명 읽었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쩌면 아주 새롭거나 임팩트 있는 내용은 없었던 것일지로 모르겠다. 아, 아니다. 이 책은 최근 경영과 인사 관리의 변화를 나름 잘 정리하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의 잘못이다. 

2012년 가을에 어도비는 기존의 업무실적 관리 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쳤다. 연례 평가 일정을 없애고, 형식에 덜 구애받는 ‘체크인’ 프로세스로 대체했다. ... 관리자와 직원은 분기마다 한 번 이상 만나 체크인 미팅을 진행한다. 때로는 매달 진행하거나 프로젝트 완료 뒤에 일정을 잡기도 한다. ... 세 가지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기대 목표, 피드백, 성장과 개발이 그것이다.
대부분 연례 업무실적 평가는 자동차 백 리머로 뒤를 보듯 과거 지향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이에 비해 체크인은 관리자와 직원이 함께 개인의 성장과 개발을 논의함으로써 직원의 목표들이 어도비의 전략과 어떻게 들어맞는지 따져보게 해준다. ... 기존의 평가등급 체계가 사라지고 업무실적 향상을 측정할 방법이 없어졌으므로, 어도비는 급여 결정 권한을 각 관리자에게 넘겼다.


2. Alliance 얼라이언스_리드 호프먼 

달라지는 ‘인재에 대한 관점’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과거, 기간산업이 발달하던 시대에 사람 한 명 한 명이 뭐가 그리 중요했을까? 당시 중요한 자원은 돈과 땅이었다. 공장을 세워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시대니, 사람들은 그저 적당히 월급 주면 되었다. 하지만 IT,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사회가 변모하면서 핵심 인재, 특히 탁월한 개발자는 왕이 되었다. 사람에 따른 생산성이 엄청나게 달라지는 시대, 피터 드러커가 말한 지식 근로자의 세상을 살다 보니 이제야 ‘사람의 소중함’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느낀다. 물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나 소외받는 사람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실리콘밸리 업체들의 성공 뒤에는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인재들이 속한 팀이 있으며, 이런 팀이 가능한 것은 동맹 협약을 기반으로 직원을 채용하고, 관리하고,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개념이 얼라이언스, 즉 ‘동맹 관계’다. 직원과 회사의 관심사가 만나는 지점, 그 교집합이 넓어질수록 서로 Win-win 하며 더 멋진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이상적인 이야기일까? 아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스타트업에 다니면서 느끼는 바에 의하면 이러한 기조는 더 확산될 것이라고 본다. 지금의 세상에선 사람이 곧 땅이자, 돈이자, 공장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길 줄 모르는 기업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버즈빌이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도 다음과 같다. ‘개인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HR이나 스타트업과 관심 있는 분들께 권하는 책이다. 물론, 국내 노동환경과 잘 맞는 책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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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New Philosopher 뉴 필로소퍼 2부. 상품화된 세계 속의 인간 

정신없이 삶을 살다 보면, 잠시 의도적인 멈춤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 뉴 필로소퍼를 손에 든다. 일상 속 철학자들의 메시지를 가만히 듣다 보면 잠시만이라도 멈춰진다. 물론 책을 덮고 지하철을 나서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 속으로 매몰되긴 하지만 말이다. 글을 읽다가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내재적 가치를 우선시했을 때 대체로 행복 지수가 높았고 불행 지수는 낮았다. 하지만 거기에도 조건이 있다. 어떤 연구에서는 내재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면서 그 가치를 추구하는 데 성공하면 행복 지수가 올라갔지만, 내재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데도 그 가치를 추구하는데 큰 성과가 없다면 실제 행복 지수는 내려갔다.”  


아무리 내재적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고 해도,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소중히 여기는 것과 그것을 실제 내 삶으로 가져오는 것은 다르며, 결국 삶을 바꾸는 것은 용기와 행동이 아닐까 한다. 많은 칼럼이 있고, 그중 몇몇 칼럼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철학과 인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께, 그리고 예쁜 책을 좋아하는 분들께 권한다. 디자인이 참 예쁘다. 




4. Hit Refresh 히트 리프래시_사티아 나탈리  

최근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여주는 반전이 참 드라마틱하다. 얼마 전엔 시가 총액도 구글을 넘어섰다고 하던데,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이런 변화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읽었다.  


한창 잘 나갈 때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주가를 보라


읽고 나선, “기업에서의 리더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라고 할 때 떠오르는 사람으로 ‘사티아 나탈리’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Cloud First"라는 명확한 비전을 설정하고, 거대한 공룡 같은 MS를 완전히 리빌딩해내는 모습이 드라마틱했다. 그게 말이야 쉽지 얼마나 어려웠을까. 단순히 똑똑해서가 아니라, 용기 있고 공감하는 리더로서의 모델을 보여주어서 더 멋지다. 물론 클라우드와 기술을 이야기하는 책의 뒷부분은 제대로 집중하긴 어려웠지만 몇몇 지점에서 ‘아!’하는 통찰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내가 CEO가 되리라는 느낌을 받은 순간부터 MS의 영혼을 재발견하고, 사명을 재정의하고, 투자자와 소비자에게 우리 회사의 성장 동력을 각인시키는 일이 내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됐다.  
실제로 우리의 새로운 문화를 설명해주는 문구는 '성장하는 사고'입니다. 그것은 어떤 장애물이든 극복하고 어떤 어려움이든 이겨내며 개인의 성장, 더 나아가 회사의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태도와 사고방식을 지닌 우리 모두를 표현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CEO의 C가 문화의 약자라고 생각한다. CEO는 조직 문화를 담당하는 큐레이터다. ... 회사가 사명을 이루기 위해 듣고 배우고 개인의 열정과 재능을 활용하는 문화를 지녔다면 해내지 못할 일은 없다. CEO인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도 그런 조직 문화를 탄생시키는 것이었다.  


일관성이 완벽함보다 낫다.  



5.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_김진경  

알쓸신잡 ‘그리스’ 편을 보다가, 사두기만 하고 읽지 못한 이 책이 생각나서 집어 들었다. 교수님이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곤 하지만, 그렇게 쉽지가 않아 꽤 오랫동안 읽었다. 개인적으로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이런 책을 읽다 보면 기록과 해석의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어떻게 바라보고, 기술하느냐가 후대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지 않은가. 또한 역사는 반복된다는 교훈도 얻는다. 기업이든 국가든 흥할 때는 왜 흥하고, 망할 땐 왜 망하는지 비슷한 패턴이 있다는 것을 배운다.  



암튼, 어떻게 하여 그리스가 흥하고, 망하는지 그 흥망성쇠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지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다소 어려울 수 있고 이 책의 저자 역사 교수님이시다 보니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모두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이 다소 지루하거나 읽기 힘든 사람도 분명 있을 것 같다. 그런 분들은 자연스럽게 패스하길.헤로도토스의 역사 서문은 언제 들어도 멋지다.


인간이 행한 일이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잊히지 않게 하려고, 또한 위대하고 경탄할 업적이 소멸되지 않게 하려고, 특히 그리스와 페르시아 두 민족이 싸운 원인을 밝히려고 이를 발표한다.



6. High Output Management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_앤드류 그루브 


10월의 책

 

앞서 정말 좋은 책이 많았지만, 반전스럽게도 이번 11월의 책은 ‘High Output Management’다. 별 다른 이변이 없었다면 히트 리프레쉬가 될 뻔했는데, 이 책이 워낙 역작이라 판단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양한 인사이트가 있었지만, "중간 관리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 관점 하나만 제대로 얻어가더라도 책값은 다 한다. 실제 OKR의 창시자인 앤드류 그루브는 교육에 관심이 많았고, 직접 가르치기도 했는데 아직도 몇몇 영상이 남아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직접 보시길 권한다. 


관리자의 결과물 = 그가 관리하는 조직의 결과물 + 그가 영향을 미치는 관련 조직의 결과물  


관리자의 고유 업무는 분명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만으로는 결과물을 창출하지 못한다. 그가 관리하는 조직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미식축구 코치나 쿼터백이 혼자만의 힘으로 득점하고 경기를 이기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 비즈니스는 언제나 팀을 통해 승리를 이룰 수 있다.  
아내는 나의 하루가 자신의 일과와 아주 비슷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피곤함을 느끼고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내 일과가 끝나는 것이다. 일을 끝마쳤을 때가 아니다. 내 일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 가정주부처럼 관리자의 일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 항상 마쳐야 할 일과 해야 할 일의 양이 할 수 있는 일의 양보다 많기 때문이다. 관리자는 여러 개의 공을 돌리며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곡예사처럼 자기 조직의 결과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여러 활동에 자신의 에너지와 집중력을 수시로 전환해야 한다. 관리자는 자신의 레버리지가 극대화할 수 있는 지점으로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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