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by 심횬



2002년, 부산 지하철 안

맞은편 사람과 눈을 마주칠까 봐 괜히 책을 꺼내 든다.

왜 지하철은 좌석을 마주 보게 만들었을까?

타인과의 어색함은 마주하고 싶지 않다.



2022년, 서울 지하철 안

나에게 서울은 여행지이다.

몇 년 만에 탄 지하철,

모두의 손가락과 눈이 바쁘다.

몸은 여전히 지하철의 공간 안에 머물지만

다른 모든 것들은

또 다른 영역의 세계에서

소통하고 웃고 누군가를 만난다.


마주 보고 앉아도 어색하지 않다.

누가 옆에 있는지, 앞에 앉아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가 보내온 메시지가 중요하고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영상들이 중요하다.


그렇게 우리들의 세계가 변해있었다.

신문을 들고 읽던, 책을 꺼내어 읽던 그 자리에서

또 다른 살아있는 세계가 포개어져 느낌을 달리한다.


20년의 세월이 지나

이제 그렇게 혼자여도 지루하지 않다.

타인과의 어색한 눈 맞춤을 마주할 필요가 없다.


몸은 여기 현재에 있지만, 모두들 다른 차원의 세계에 살고 있다.


“엄마, 사람들이 전부다 핸드폰 해, 자는 사람 빼고”


속닥속닥 아들의 이야기에 주로 책이 손에 쥐어져 있었던 20년 전 지하철 안 모습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내려 숙소로 가는 길

하늘을 본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하루를 보내며

오늘 처음 본 하늘이다.

꽉 찬 일정 때문이었을까?

서울에서 하늘을 보기가 어려웠다.

내 옆으로 두 세계를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이 스치고 스쳐갔다.

그래서 하루 끝에 올려다 본 하늘이 너무 예뻤다.


그때나 지금이나 서울의 하늘 모습은 같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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