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순간

by 심횬


시간이 멈춘 순간,

순간에

앞으로 나아갈 에너지를 채운다.


굽이굽이 점점 좁아지는 길을 달려왔다.

속도를 늦추어 힘든 걸음으로 달려왔다.


산이 점점 높아지더니,

아주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서서

제 몸이 깎여나감을 비통해하던

큰 바위 절벽이 얼굴을 비춘다.


그렇게 만났다.

어디인지 모를 이곳을

힘들어 달려오며 만났다.

서 있는 자리의 사방이 낯선 편안함이다.


밤의 소리에 문을 열고 나가 올려다본다.

온 우주의 하늘이 눈에 담기는 느낌이다.

순간, 시간이 멈춘다.


마치 오래전 정해진 순간이었던 것처럼

멈춘 시간 안에서 빛나는 에너지를 채운다.


이제 그 에너지를 쓴다.

순간이 사라졌으면 하는 하는 널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