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시원하다.

여름에게 인사도 못했는데

by 심횬



여름과 작별인사도 하지 못했는데,

오늘 바람이 이렇게나 시원할 수가 없다.

아직 여름을 놓지 못했는데

하늘은 여름을 놓아버린다. 파란 하늘이 쑤욱

높아져 흰구름에 가을을 담아버린다.


창문을 열고 시골길을 달렸다.

“엄마, 이렇게 시원하고 좋은데, 왜 사람들은

창문을 닫고 다닐까?”


사춘기가 올 듯 말 듯 밀당 중인 아들이

가을이 담긴 풍광과 바람에 꽤나 설레나 보다.

달리는 차 안에서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는 모습이 유쾌하기만 하다.


오늘 우리는 그렇게 가을과 첫 만남을 했다.

가을에 잘 보이려는 걸까?

햇살은 눈부시게 빛나고 그 햇살이 닿는

모든 것에 생명을 더 해 세상을 반짝거리게 한다.

바람은 물기를 탈탈 털어내고

담백하게 바뀌어 볼에 닿는다.

하늘빛은 더욱 청명해져 수만 가지 모양의

구름들을 넓은 아량을 품어준다.

그들이 더 돋보이게 푸른빛을 더욱 발한다.


마치 올 가을과 현명하게 어우러질

방법을 들은 것 같다.

가을의 반짝임과 어울리는

빛나는 하루로 삶을 채우는 방법!


“담백한 넓은 아량을 가지고 하루를 보내기”


그렇게 가을이 머무는 하루를

천천히 잘 살아보고 싶다.


그리고 이 가을의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 담고 싶다.


여기서부터 겨울이 오기 전까지

시속 30km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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