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때의 일이다.
아직도 생생한 우유의 잔해와 비릿한 냄새….
그 아이를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4학년때였다.
반장이었던 아이는 언제나 단정하고 차분했다.
공부를 곧 잘했고 모범적인 모습에 인기가 많았다.
게다가 다정함과 감히 범접하지 못할 카리스마까지 있었다. 그리고 예의 바르고 반듯했다.
어쩌면 내 기억이 만들어 낸 픽션일지도 모른다.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고 표현이 서툴었던 나는
1년 동안 그 아이와 말도 제대로 못 해보고
결국 친해지지 못한 채 학년이 끝나게 되었다.
너무너무 아쉬웠다.
그렇게 2년이 지나 6학년이 되어 그 아이와 또
같은 반이 되었다. 뛸 듯이 기뻤다. 좋아하는 마음은
점점 커지고 사춘기 호르몬의 변화로 가요를 들으며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어느 날, 선생님께서 짝을 바꾸자고 하시며
여자 아이들을 교실 뒤편에 줄지어 서게 하셨다.
그리고 남자아이들을 복도로 부른 뒤
앉고 싶은 여학생에게 가서 같이 자리에 들어가라고 하신다.
‘나는 솔로’ 같은 장면에 선생님의 의도가 궁금해진다.
그 아이의 차례가 되었다.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나에게 와라 제발! 제발!’
그런데 정말 나에게 다가오는 게 아니겠는가!?
내 앞으로 와서 섰다.
그리고 우리는 짝이 되어 그 아이는 왼쪽에 , 나는 오른쪽에 2분단 둘째 줄에 앉았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람’
‘콩닥콩닥’
심장이 쿵쿵거리고 내 얼굴은 홍당무가 되었다.
짝이 되어 지내던 어느 날,
그 아이가 나를 포함해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집으로 들어서는데 가방 밑으로 뭔가가 뚝 뚝 떨어졌다.
비! 락! 우! 유!
…곧 2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