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횬 Dec 02. 2023

디자인,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디자인은 명사로는 디자인된 제품이나 디자인 양식으로 인식되지만, 동사로는 디자인을 만드는 활동과 그 과정을 가리킨다. 그로 인해 생활 속에서 '디자인(Design)이라는 용어는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쓰임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의 스펙트럼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명확한 디자인에 대한 이해 없이 사용되는 '디자인'이라는 용어의 쓰임으로 일반인들이 인지하는 디자인에 대한 이해가 왜곡되어 있거나 깊이가 얕기도 하다.


디자인이란 명확한 목적을 지닌 의식적인 활동이다. 즉 디자인이란 ‘목적을 위해 이미지를 실현하는 행위’이며 ‘이미지의 실체화’로 정의할 수 있다.


디자인을 수행한다는 것은 주어진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여 합리적이고 더 나은 삶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며 그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과정이다. 모든 분야의 디자인 작업은 가장 먼저 기획 단계를 거치는데 이때 창의적이고 합리적으로 콘셉트를 정한다. 이에 따라 표현 방향이 결정되고 디자이너는 조형적으로 실체화를 통해 결과물을 만든다.


이러한 디자인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하고 있다. 새로운 요리 레시피를 발견하거나 가구를 새롭게 배치하거나 개인 SNS를 새롭게 구성하는 등 새로운 일을 계획할 때 우리는 디자인을 한다. 이러한 행위들 역시 어떠한 목적을 가진다.  또한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은 디자인되었다. 자연 그대로가 아닌 것은 모두 누군가의 디자인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든 아이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디자인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디자인,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필자는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19년간 학생들과 부대끼며 디자인 수업 프로젝트를 단기간, 장기간에 걸쳐 해결해 왔고, 그 과정에서 많은 고뇌와 창작, 소통과 협업, 피드백과 수정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한 결과물을 직접적으로 활용하거나, 전시회를 통해 공개하고 공모전에 출품하는 등 결과에 대한 실체화의 경험을 나누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성장지점을 분명하게 느끼며 수업자로서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SNS, 영상콘텐츠에 익숙 한 아이들은 짧은 영상을 보며 생각하는 힘을 잃어간다. 한해 한해 갈수록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이 콘셉트를 구상하고 디자인 요소를 발상하는 일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생각을 하자”이다. 생각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그것은 동기와 몰입의 문제 와도 연결된다. 가르치는 교사인 우리들은 디자인을 가르치기에 앞서 아이들의 동기를 이끌어 몰입할 수 있는 수업을 디자인해야 한다.


학생들과 디자인 수업을 하며, 유독 아이디어가 뛰어난 생각을 하는 학생이 있다. 반면 생각하기를 싫어하거나 생각을 하는 방법을 모르는 아이들도 있다. 교사는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확장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반드시 그것을 디자인 프로세스에 포함시켜야 하며 중요한 지점임을 인식해야 한다.


수업에도 디자인이 필요하다. 목적을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수업의 콘셉트를 구상하여 기획하고, 어떤 방법으로 수업 활동을 이끌어갈지를 결정한다. 그리고 수업을 위한 활동지를 만들고 결과물을 예상한다. 그 과정이 넓게는 우리의 삶과도 비슷하다. 그것은 디자인 행위와 닮아 있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디자인 프로젝틀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삶을 디자인하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싶은지도 모른다.


디자인,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늘 하루도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하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나를 단장하고,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내 삶을 이끌어 가며 어떠한 결과물을 도출했을 것이다. 그 결과에 의해 누워있는 잠자리가 편하거나 반대로 불편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하루를 잘 살아가기 위해 디자인의 프로세스와 유사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물론 그 전제는 자신의 하루를 알차게 잘 보내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디자인 행위 역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누군가에게 혹은 사회에 도움이 되려는 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전문적인 디자인 활동에는 기술적인 부분이 한 스푼 더해져야 하지만, 우리의 삶과 닮아 있는 디자인은 특별하게도 머리를 쥐어뜯는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진 결과물이 주는 성취감이 대단하다.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디자인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은 그에 비해 심플하다.

인생의 작은 성취를 우리는 주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각급 학교에서 미술교과,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만나는 디자인전공에서 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다. 이것을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장시켜보고자 한다.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디자이너의 이야기, 누구나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의 과정을 경험하는 프로세스를 필자는 지금부터 디자인하고자 한다.


디자인은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https://www.designco605.com/



작가의 이전글 서울대 특급 수위 아저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