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지만 저는 제가 잘 해낼 거라고 믿어요”
자기 효능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바로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메타인지 라고 한다.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부분에서는 부족한지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곧잘 해 낸다 그때 우리는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바로 그거다!
자기 효능감은 작은 성취들이 모여 눈사람이 만들어지듯 둥글둥글 커지게 된다.
어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그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쉽게 좋아했다가 조금은 빠르게 흥미를 잃어버리는 성향이 있고 같은 것을 반복하기를 꺼려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늘 새로운 어떤 것을 찾곤 했다. 그런 성향 때문이었는지 어떤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도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남들보다는 적은 편이었다. 문제는 그것을 끝까지 같은 마음으로 이어가는 것이었다. 지속성, 끈기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이것은 자기 효능감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쉽게 포기해 버리고 그냥 놓아 버렸을지도 모른다.
자기 효능감은 목표를 향해 끝까지 달릴 수 있는 힘을 만들어준다. 주변의 훈수에 흔들리지 않고 지향하고 목표하는 지점을 향해 묵묵히 걷게 한다. 왜냐하면 내가 그것을 잘 해낼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자아효능감을 높일 수 있을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메타인지, 스스로를 잘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을 잘 아는 것, 너무 쉬운 일처럼 생각되는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자신을 돌보는 일보다 자녀들, 부모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역할, 당연히 해야 하는 일들, 노력하여 유지해야 하는 관계가 우선시될 때가 많다. 그리고 교사인 우리들은 특히 가르치고, 어느 때는 돌봐야 할 학생들이 있다. 그런 하루하루에 치여 내일이 또 오고, 또 그다음 날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나를 알아가는 것은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나를 알아가고, 나와 만나는 일은 잠시 멈추었을 때, 그리고 사유하고 글쓰기를 통해 언어로 정의되었을 때 그것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나에게 와닿는다. 그때는 단단해진다. 그리고 스스로를 믿는 힘이 생긴다. 이것은 교사인 우리의 삶이 행복해지는 것에 큰 영향을 준다.
효능감을 교사인 우리에게 적용하였을 때, 수업효능감, 업무효능감, 관계효능감으로 나눌 수 있다.
수업 효능감은 성공적인 수업의 경험이 중요하다. 50분 수업이 끝나고 의도하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박수를 친다면, 그때 교사의 기분은 어떨까? 구름 위에 둥둥 뜬 기분으로 하루종일 맑음으로 신이 날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수업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걸까? 물론 수업준비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그저 시간을 많이 투자하여 활동지를 만들고 아이들에게 강의를 할 ppt를 만드는 것에 끝나서는 안된다. 교사가 목표로 하는 아이들의 성장 포인트에 대한 고민, 그리고 교사의 수업 지향점, 교사의 수업철학, 수업은 만남이라는 교사의 시선이 담겨야 한다. 맑음인 수업들이 쌓이고 쌓이면 수업 효능감은 커질 것이고, 학교 생활이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다.
업무 효능감은 업무에서의 유능감을 느껴 교사의 자존감이 채워지는 것이다. 업무포털에 접속해 기안을 쓰고 공문발송을 눌렀을 때, 왠지 모르게 뿌듯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사업 계획서를 쓰며 내가 쓴 계획안을 프린트하며 스스로에게 놀라울 때도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가 학생들의 경험과 성장으로 연결되는 경우이다. 교사의 힘은 학생들이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업무 때문에 온전히 수업에 힘을 쏟지 못하는 상황들이 힘들다. 마음이 참 힘이 들지만 현실과 타협할 때가 많다. 그런데 학교가 굴러가는 것에 꼭 필요한 정해져 있는 업무를 제외하고는 학생들의 활동과 연결 지을 수 있는 업무 구상이 가능하다. 그때 교사는 업무에 대한 감정이 바뀌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에 최선을 다하며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업무 효능감 역시 교사에게 일 순위는 아니지만 꼭 필요한 부분이다.
관계효능감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학생들과의 관계이다. 아이들과의 라포 형성은 담임교사는 학급에서, 비 담임교사는 수업으로 만들 수 있다. 관계에 대한 효능감은 "나는 아이들과의 만남이 행복한 교사가 될 수 있어."이다. 만남이 행복하다는 것은 학급 안에서, 수업 안에서 교사의 시선이 아이들을 향한다면 가능해진다. 시선이 아이들로 향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학교 안에서 늘 바쁜 선생님들은 그것을 잊을 때가 종종 있다. 나 역시도 그랬다. 당장 해결해야 하는 업무, 수업 준비, 학급 일 들을 하다 보면 내 시선은 아이들의 수업 결과물, 컴퓨터의 모니터로 향해 있을 때가 많았다. 아이들로 시선을 향해 그들을 성장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성장의 과정들 안에서 디딤대를 놓아주고 함께 기뻐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동료들과의 관계이다. 교육관과 삶의 가치관이 다른 동료들과 좋은 관계이기가 어렵다. 그런 분들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업무를 위한 대화들을 한다. 여기서 동료는 그런 부류들이 아니다. 학교 안에서 진정한 내편, 내 사람, 나를 지지해 주고 즐거운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다. 동료들과의 관계는 틈이 없는 하루 안에서 만들어지기 어렵다. 잠시 내 이야기를 툭툭 털어둘 수 있는 시간, 동료의 이야기를 듣고 호응하며 웃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바쁜 학교 안에서 그 시간은 잠시라도 좋다. 관계 효능감은 그렇게 만들어지며 교사로서의 삶을 행복하게 만든다.
위의 세 가지를 나는 교사 효능감이라고 정의해 본다. 그리고 2024년 3월 4일의 선생님들의 첫 출근길, 단단한 교사 효능감을 장착하여 가볍고 당당한 걸음으로 출근하기를 바라여 본다. 그 아침 출근길에는 유난히 햇살이 좋기를, 하늘은 파랗고 구름들 마저 즐거운 걸음이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