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밤에는 빛이 태어나는데, 창 너머 보이는 빛을 보며 글을 쓴다는 것은 꽤 멋진 일이야.
세상의 소리들이 조용해지면 내 하루의 모든 감정들도 조용해져. 그 조용한 감정들은 작은 이야기들을 만들지. 그 이야기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 바로 지금.
조용한 감정들은 하루 동안 내 안에 들어온 색이 다채로운 마음들을 조화롭게 배색해서 글을 만들어. 어느 날의 색은 낮은 채도에 명도까지 낮아 밤에 가려지기도 하고, 또 다른 날의 색은 쨍한 명도에 경쾌한 채도로 어두운 밤을 밝히기도 해. 뭐가 되었든 소중한 내 하루의 색을 나는 사랑해.
살아 있다는 것이 숨이 막히게 행복할 때가 있어. 오늘 같은 날. 며칠 동안 해가 뜨지 않은 흐린 하늘 아래 외투를 꽁꽁 여미고 길을 걸으며 햇살을 그리워했었지. 오늘은 눈을 뜨니 눈이 부신 햇살이 창으로 내려 10초의 설렘으로 눈을 다시 감고 이불의 감촉을 느끼며 행복해했어.
햇살을 맞으러 나간 내 세상은 바람은 아직 차가웠지만 햇살의 닿음이 마치 아침 이불속에 있는 듯, 또 10초 설레어 눈을 감고 그것을 느꼈어.
그런 설렘들은 뭐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을 만들어 내. 이유는 모르겠어. 수많은 일들이 하고 싶어 계획하고 시작하면서 이걸 정말 다해낼 수 있을까? 했던 두려움을 가져갔어. 세상이 나에게 주는 긍정의 힘은 생각보다 커서 그것을 내 안에 채우면 어느 날은 넘치기도 하는데 요즘은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누어 주고 싶어. 이렇게 내 삶의 가치는 글을 쓰며 명확해져.
만약 오늘 밤 글을 쓰지 않았다면 어렴풋한 나의 이야기들이 공기 중에 흩어져 내일이면 오늘의 언어가 아닌 조금은 심심한 언어로 세상에 나오겠지.
글을 쓴다는 것, 매일의 기록은 그렇게 오늘의 내 삶을 선명하게 하고 흩어질뻔한 내 이야기를 붙잡아 내가 가야 할 길, 내일의 내 삶을 만들어. 너도 그렇게 매일을 쓰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