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어렵다.
쉼의 첫 번째 힐링 나들이는 플라워 레슨이었다.
감각적인 공간에, 꽃들이 화병 안에서 기다리고 있고
나의 첫 작품은 저기 저 바구니에 담기게 된다.
꽃의 향기가 마음을 흔들고 설레게 한다.
자리에 앉아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다.
베이스인 유칼립투스를 적절하게 낮게 배치할 것,
꽃의 높낮이를 다르게 할 것,
앞쪽에 메인 꽃의 얼굴이 잘 드러나게 배치할 것 등을 알려주셨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긴 꽃의 줄기를 사선 형태로 가위로
싹둑 잘라야 하는데
꽃이 너무 아플 것 같아 선뜻 가위질이 되지 않는다.
심호흡을 하고 다시 한번 가위 쥔 손에 힘을 줘본다.
꽃을 짧게 자르다니… 너무 익숙하지 않다.
이 낯선 활동을 하려니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눈을 딱 감고 ‘내가 예쁘게 해 줄게’, ‘조금만 참자’,
‘정말 예쁜 곳으로 보내줄게’, ‘보내줄게는 아니잖아’
다시 한번 심호흡하고 색상과 형태를 두루 살폈다.
그리고 나의 시각과 손의 감각 그리고 향기에 몽롱해진 후각으로 꽃을 다듬고(자른다는 표현보다 훨씬 낫네)
높낮이를 맞추며 가장 적절해 보이는 위치에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키가 큰 녀석들이 분위기를 살린다.
완성 후에도 꽃을 자르던
나의 손 느낌이 자꾸 생각이 난다.
그 느낌이 썩 좋지 않다.
나의 이 감정은 무엇일까?
그런저런 불편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꽃바구니는 힐링 그 자체다.
색채의 조화, 형태의 조화가 주는 아름다움이
이런 것일 거다.
쉼이 주는 힐링! 그 첫 번째 나들이는 꽃이었다.
꽃대를 자르는 것 빼곤 모든 시간이 황홀했다.
혹시 나처럼 꽃줄기 가위질이 불편한 누군가가
있을까?
꽃을 자른다는 것, 정말 어렵고 또 어렵다.
익숙하지 않음에서 오는 불편함이겠지?
낯선 상황에서의 두려움이겠지?
꽃이 너무 사랑스러워서겠지.
삶도 그렇다.
익숙하지 않은 낯섬은 불편한 감정을 끌어올린다.
사랑스러운 아이의 아주 작은 상처에도 마음이
불편하다.
오늘 만난 플라워 클래스에서 삶을 느끼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