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는 일이 많긴 하다. 수업에 더 힘을 쏟고 있고, 짬짬이 글을 쓰고, 강의준비를 한다. 학생 동아리 발대식을 계획하고 입시홍보를 위해 날짜를 조정하고 공문을 확인하여 필요한 사업을 신청한다. 교사성장학교 운영진 일을 그사이 쳐낸다. 그리고 업무를 위해 업체와 학생 활동을 협의하고 그것에 대한 최종 확인을 위해 교감선생님께 갔다.
여기서 중요한 건 오늘 특히나 더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유난히 어버버 했다.
올해 부임하신 교감 선생님께서는 인자함, 스마트함, 열정을 키워드로 학교 업무 관리와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보살핌에 탁월하시다.
그래서일까? 매번 찾아뵈러 가면 자리에 잘 안 계셨다. 오늘도 그랬다. 출장도 많으신 시기라 안 계신다며 자리로 돌아온 나에게 동료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교감선생님 출장 가신 거 아닐까요?”
“아니에요. 의자에 와이셔츠가 걸려 있었어요”
“……”
“와이…. 셔… 츠!!”
모두가 빵 터졌다. 빵 터진 웃음은 멈춤 줄 몰라 얼굴까지 빨개졌다. 재킷을 와이셔츠라고 말하며, 그밖에 여러 단어들을 바꾸어 말하며, 혹은 생각이 나지 않아 “그.. 뭐더라”를 연창 하며 나는 알게 된다.
‘이제 조금 덜어야 할 때다’